주요 언론사 공동 서한: AI 학습 데이터 투명성과 저작권 보장 요구
The Associated Press와 Getty Images 등 주요 언론 단체들이 전 세계 입법부에 공개 서한을 보내 생성형 AI의 학습 데이터 투명성과 저작권 보호 규제를 요구했다. 권리자의 사전 동의와 보상 협상 보장을 촉구하며, 무단 콘텐츠 학습이 저널리즘 비즈니스 모델을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AI가 매일 전 세계 기자들이 작성한 뉴스를 대량으로 학습해 그럴듯한 기사를 쏟아내고 있지만, 정작 원작자인 언론사에는 출처 표기도, 단 한 푼의 대가도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이에 분노한 글로벌 미디어들이 단체 행동에 나섰습니다.
전 세계 주요 언론사와 출판 단체들이 모여 생성형 AI 학습 데이터의 투명성과 저작권 보호를 요구하는 공동 공개서한을 발표했습니다. 각국 입법자들에게 AI 규제를 조속히 마련하라는 압박을 넣기 시작한 것입니다.
언론계가 요구한 5가지 핵심 원칙
이번 서한에는 AP통신, AFP통신, 게티이미지, 가넷, 유럽출판인협의회, 미국작가조합 등 업계의 굵직한 조직들이 대거 서명했습니다.
이들이 정부와 입법부에 요구한 핵심 내용은 크게 다섯 가지입니다. AI 학습 데이터셋의 투명한 공개, 데이터 학습 전 저작권자의 명시적 동의, 언론사와 AI 운영자 간의 라이선스 협상 보장, AI 생성 콘텐츠의 명확한 식별 표기, 그리고 서비스 내 편향 및 허위 정보 제거 의무화입니다.
서명 단체들은 파운데이션 모델들이 미디어 콘텐츠를 무단 학습해 정보를 퍼뜨리면서 원작자에 대한 배려나 보상, 출처 명시는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러한 관행은 구독, 라이선스, 광고를 기반으로 하는 언론 산업의 핵심 수익 모델을 근본적으로 훼손한다는 지적입니다. 결국 언론사의 취재 투자 여력을 갉아먹고 미디어 다양성을 위축시켜 대중이 신뢰할 수 있는 양질의 정보를 접할 기회를 빼앗게 된다는 논리입니다.
기술 도입 공포와 은밀한 라이선스 계약
이번 서한이 나온 타이밍도 의미심장합니다. 최근 구글이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 모회사인 뉴스코퍼레이션에 AI 기사 작성 도구인 제네시스를 시연했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이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생성형 AI를 선제적으로 도입했던 일부 매체들에서는 AI가 생성한 기사에서 연이어 치명적인 오보와 오류가 발생해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AI 학습의 저작권 침해 여부는 법적으로 아직 명확한 결론이 나지 않은 회색지대입니다. 미국 상원에서는 관련 청문회가 이어지고 있고, 시각 예술가들은 미드저니와 스태빌리티 AI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이며, 코미디언 사라 실버먼 등도 오픈AI를 제소한 상태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언론계의 태도가 전면 거부만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서한에서도 생성형 AI의 잠재적 혜택을 인정하며 논의에 참여하길 원한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서명에 참여한 AP통신은 이미 오픈AI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과거 기사 아카이브를 학습용으로 제공하는 대신 AI 기술을 활용한 기사 작성 실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왜 중요한가
우리는 이번 공개서한이 AI 기술 자체를 거부하려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을 상대로 데이터 사용료를 받아내기 위한 본격적인 지분 싸움이라고 봅니다.
언론사와 개별 창작자 입장에서 데이터셋 공개 의무화는 가장 중요한 무기입니다. AI 기업이 자사 데이터를 학습에 썼는지 입증하지 못하면 협상 테이블 자체를 차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창작자 집단이 뭉쳐 규제 프레임을 짜는 것은 거대 빅테크를 상대로 정당한 몫을 요구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반면 AI 산업계 입장에서는 웹 데이터를 무단으로 긁어모으던 '공짜 점심'의 시대가 저물고 있음을 뜻합니다. 학습 전 동의와 라이선스 협상이 법제화된다면 최신 모델 훈련 비용과 규제 준수 비용은 천문학적으로 치솟게 됩니다. 막대한 자본을 쥔 빅테크는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하며 독점적 진입장벽을 쌓겠지만, 중소 스타트업이나 오픈소스 진영은 생존 자체가 위태로워질 수 있습니다.
다만 언론계 내부의 연대가 얼마나 단단할지는 의문입니다. AP통신처럼 겉으로는 규제를 외치면서 뒤로는 이미 빅테크와 독점 계약을 체결하는 대형 매체들이 늘어날 경우, AI 기업들은 주요 언론사를 각개격파하는 전략을 취할 가능성이 큽니다. 결국 협상력이 부족한 중소형 언론사와 프리랜서 창작자들만 권리 보호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점을 우리는 경계해야 합니다.
출처 (1)
- theverge.com(새 탭에서 열림)원문theverg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