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법원, AI 생성물 저작권 소송 심리 기각…'인간 저작자' 유지
미국 대법원은 컴퓨터 과학자 스티븐 세일러가 AI 시스템 DABUS가 만든 그림에 저작권을 인정해달라며 낸 소송의 심리를 기각했다. 저작권은 인간 창작자에게만 주어진다는 저작권청과 하급심 판단이 유지되면서 순수 AI 생성물은 보호받기 어렵게 됐다.

저작권법은 사람이 무언가를 직접 만들어내던 시대에 쓰인 법입니다. 생성형 AI가 그 전제를 뒤흔들었지만, 미국 최고 법원은 아직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룰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3월 2일, 컴퓨터 과학자 스티븐 탈러가 제기한 AI 생성 예술작품의 저작권 인정 소송에 대해 심리를 거부했습니다.
대법원이 사건을 기각함에 따라, 창작물에는 반드시 인간 저작자가 필요하다는 하급심 판결이 미국 저작권법의 확고한 기준으로 남게 됐습니다.
6년간 이어진 자율 AI 창작 논쟁
이 분쟁은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미주리주 출신의 탈러는 자신이 개발한 AI 시스템 'DABUS'가 생성한 미술 작품 '천국으로의 최근 입구'에 대해 저작권 등록을 신청했습니다.
탈러는 자신을 저작자로 올리지 않고 AI 시스템 자체를 저작자로 기재했으며, 자신은 기계의 소유자로서 권리를 양도받겠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 저작권청은 2022년 창작물에는 인간 저작자가 필수적이라며 등록을 거부했습니다. 탈러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지만 법원의 판단은 완강했습니다.
2023년 연방 지방법원은 인간 저작자 요건을 저작권법의 '근본적인 기본 요건'이라고 판결했고, 워싱턴 D.C. 연방 항소법원 역시 이를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법무부 또한 저작권법은 인간 창작자를 보호하기 위해 제정된 법이며 기계를 위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히며 대법원에 개입하지 말 것을 요청했습니다.
다만 항소법원은 탈러가 AI를 저작자로 내세우는 대신 본인이 저작자라고 주장할 수도 있었다고 짚었습니다. 인간이 AI를 보조 도구로 활용한 창작물까지 문을 완전히 닫은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왜 중요한가
대법원이 심리를 피하면서 현장의 혼란은 당분간 이어지게 됐습니다.
콘텐츠 제작자나 기업 입장에서 기준은 매우 명확해졌습니다. 사람이 개입하지 않고 AI가 스스로 생성해낸 결과물은 현재 미국 법률상 보호를 전혀 받지 못하며 누구나 복제해 상업적으로 쓸 수 있습니다. 자신의 저작권을 지키려면 인간이 어떤 기여를 했는지 입증하고 직접 저작자로 등록해야 합니다.
업계 전체로 보면 이번 결정은 미봉책에 불과합니다. 게임사, 영화 스튜디오, 광고 대행사들이 이미 제작 공정에 AI를 깊숙이 투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천억 원 규모의 지식재산권이 법적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대형 콘텐츠 기업들이 막대한 자본이 걸린 프로젝트를 들고 조만간 대법원의 문을 다시 두드릴 것으로 봅니다.
기계에 저작자 지위를 인정했을 때 벌어질 법적 혼란을 생각하면 법원의 이번 회피는 이해할 만한 선택입니다. 하지만 AI 창작물이 이미 창작 시장 전체로 쏟아져 나오는 현실과 구시대적 법률 사이의 괴리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습니다.
출처 (1)
- reuters.com(새 탭에서 열림)원문reuter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