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배우 조합 파업 협상 또 결렬, 영화사의 'AI 초상권 영구 소유' 요구에 반발
미국 배우 조합(SAG-AFTRA)과 제작자 연맹의 파업 협상이 AI 쟁점으로 다시 중단됐다. 제작사 측이 일부 배우의 디지털 스캔 초상권을 영구 소유하고 사후에도 동의 없이 활용할 수 있는 안을 내밀자, 조합은 매번 명시적 동의와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며 맞섰다.

헐리우드 총파업이 마침내 끝나는가 싶더니, 인공지능 문제가 또다시 발목을 잡았습니다.
지난 주말 미국배우조합 SAG-AFTRA와 제작사 연맹 AMPTP가 협상 타결을 위해 머리를 맞댔지만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월요일 저녁, 배우조합은 소셜미디어 X를 통해 AI를 포함한 핵심 사안 몇 가지에서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고액 출연료 배우까지 영구 스캔하겠다는 제작사
제작사 측은 최근 건넨 제안이 최종안이라고 못 박았지만, 배우조합은 이를 거부하고 협상장을 박차고 나왔습니다. 할리우드리포터에 따르면 핵심 원인은 제작사가 배우의 디지털 복제 초상권을 영구적으로 소유하려 했기 때문입니다.
제작사의 최신 제안서에는 이른바 Schedule F 배우들에 대한 조항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들은 드라마 회당 3만 2000달러 이상, 영화 한 편당 6만 달러 이상의 출연료를 받는 중상위권 배우들입니다.
제안에 따르면 제작사는 이들의 얼굴을 디지털로 스캔해 영구 보관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배우가 사망한 이후에도 유족이나 조합의 사전 동의 없이 해당 디지털 스캔본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까지 담겼습니다.
배우조합은 결코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배우의 얼굴을 디지털로 활용할 때마다 반드시 사전 동의를 구해야 하며, 사용할 때마다 별도의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보조출연자에서 주연급으로 번진 디지털 복제 공포
파업 초기만 해도 AI 스캔 문제는 주로 단역과 보조출연자들의 위기였습니다. 하루 일당만 주고 전신을 스캔한 뒤, 후반 작업에서 마음대로 군중 장면에 합성해 쓰는 관행이 문제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번 협상 결렬로 AI의 위협이 연기자 전체의 문제라는 점이 명확해졌습니다.
조연과 주연급 배우들마저 디지털로 복제되어 영구 소유물로 전락할 위기에 놓인 것입니다. 제작사 입장에서는 한 번만 스캔해 두면 추가 촬영이나 재계약 없이 배우의 이미지를 끝없이 우려먹을 수 있는 길을 열어두려 한 셈입니다.
왜 중요한가
이번 사태는 단순한 헐리우드 밥그릇 싸움이 아니라, 인간의 디지털 분신에 대한 권리를 누가 가질 것인가를 결정짓는 중대한 분수령입니다.
배우 개인의 입장에서 초상권 영구 소유를 용인하는 것은 사실상 미래의 일자리를 스스로 없애는 자멸 행위입니다. 사망 이후 유족의 허락도 없이 자신의 얼굴이 엉뚱한 작품이나 상업 광고에 쓰이는 끔찍한 상황을 막기 위해서라도, 매 사용 건마다 동의와 보상을 요구하는 조합의 요구는 지극히 당연해 보입니다.
산업 전반으로 봐도 이번 협상의 결과는 게임, 광고, 성우 등 콘텐츠 업계 전반의 디지털 휴먼 계약 표준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제작사가 제작비 절감을 위해 기술을 도입하려는 동기는 이해할 수 있지만, 유족의 동의조차 배제한 채 고인의 초상권을 무제한 쓰겠다고 나선 것은 선을 넘었습니다. 배우와의 신뢰를 저버리면서까지 무리한 영구 소유 조항을 밀어붙인 제작사의 선택은 실책으로 보이며, 조합이 협상장을 나온 것은 불가피한 방어권 행사였다고 봅니다.
출처 (1)
- theverge.com(새 탭에서 열림)원문theverg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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