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아일리시 등 음악인 200여 명, 무단 AI 학습 중단 촉구
빌리 아일리시와 니키 미나즈 등 200여 명의 음악인들이 기술 기업을 향해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사전 허가 없이 창작물을 AI 학습 데이터로 활용해 목소리와 이미지를 도용하는 행위를 중단하고, 창작자의 생존권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이번 공개 서한에 적힌 서명자 명단만 그대로 모아도 세계적인 음악 페스티벌 라인업을 가볍게 압도할 수준입니다.
Billie Eilish, Nicki Minaj, Katy Perry 등 음악인 200여 명이 빅테크 기업과 개발사들을 향해 무책임한 음악 생성 AI로 인간의 창의성을 훼손하지 말라는 내용의 공개 서한에 서명했습니다.
명단에는 Jon Bon Jovi, Pearl Jam, Jonas Brothers뿐만 아니라 Bob Marley 재단, 최근 주목받는 신예 Chappell Roan까지 세대와 장르를 가리지 않는 거물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습니다.
대가 없는 데이터 무단 학습에 뿔난 음악계
서한의 어조는 매우 단호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거대하고 강력한 기업들이 아티스트의 허락도 없이 기존 창작물을 AI 모델 학습에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음악인의 프라이버시와 정체성, 생계를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투어 수익이 없거나 음원 수입으로 간신히 생계를 유지하는 일반 전업 음악가와 작곡가들에게 이런 무단 대체 행위는 치명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단체 행동은 음악계만의 일이 아닙니다. 지난 7월에는 유명 작가 1만 5000여 명이 OpenAI, Alphabet, Meta, Microsoft 등의 대표들에게 공개 서한을 보내 책과 시, 에세이를 AI의 영수증 없는 공짜 밥으로 취급하지 말라고 요구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빅테크 기업들은 꿈쩍도 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기존 저작권법 체계가 생성형 AI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다 보니, 법적 대응 역시 실효성을 거두기 어려운 상태입니다.
스트리밍 시대의 상처가 낳은 불신
음악계가 신기술의 등장을 유독 경계하는 데는 뼈아픈 역사가 있습니다.
과거 파일 공유 프로그램으로 음반 시장이 무너진 뒤 스트리밍 서비스가 대안으로 떠올랐지만, 창작자에게 돌아간 몫은 턱없이 적었습니다. 음악인 노조(UMAW) 추정에 따르면 스포티파이의 1회 스트리밍당 평균 로열티는 고작 0.0038달러, 약 0.25센트에 불과합니다.
어도비나 스태빌리티 AI 같은 일부 기업이 정식 라이선스를 얻은 음원이나 저작권 무료 음원을 학습에 쓰는 대안을 찾고 있지만, 여전히 문제는 남습니다.
광고 배경음악이나 방송용 음원처럼 일반 음악가들의 주 수입원이 되는 BGM 시장까지 AI가 손쉽게 잠식해 버리면 업계의 풀뿌리 생태계가 완전히 붕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왜 중요한가
이 서한은 세계적인 팝스타들이 서명했지만, 정작 생존이 걸린 이들은 대중에게 이름이 덜 알려진 세션 연주자와 광고 음악 작곡가들입니다. 톱스타들은 대형 콘서트와 브랜드 협업으로 버틸 수 있지만, 배경음악 납품으로 버티던 음악 노동자들은 몇 초 만에 완성되는 AI 도구에 가장 먼저 밀려날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우리가 보기에 빅테크 기업들이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무단으로 데이터를 긁어가던 공짜 학습의 시대는 점차 막을 내리고 있습니다. 창작자 집단의 연대가 커질수록 개발사들도 결국 막대한 음원 라이선스 계약을 맺거나 별도의 보상 기금을 마련해야 하는 압박에 직면할 것입니다.
다만 공개 서한이라는 수단 자체의 한계도 뚜렷해 보입니다. 이미 거대 모델 안에 들어간 학습 데이터를 개별 창작자가 특정해 삭제를 요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강력한 저작권 보호 법안이나 플랫폼 수익 배분 모델의 개편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음악인들의 이번 외침도 거대한 기술 전환의 흐름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일 수 있습니다.
출처 (1)
- techcrunch.com(새 탭에서 열림)원문techcrunc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