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새 AI 기업 'X.AI' 설립하며 OpenAI와 맞대결
공개된 네바다주 법인 등록 서류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가 지난 3월 9일 새 인공지능 회사 'X.AI'를 설립하고 이사로 등재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머스크는 이미 수천 장의 GPU를 확보하고 테슬라와 스페이스X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유치하며 OpenAI에 맞설 생성형 AI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거대 AI 모델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6개월간 개발을 멈추자는 공개 서한에 서명했던 일론 머스크가, 뒤로는 조용히 자신만의 새로운 AI 기업을 세웠습니다.
미국 네바다주 법인 등록 서류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 3월 9일 'X.AI'라는 이름의 인공지능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머스크 본인이 유일한 이사로 등록되었으며, 그의 패밀리 오피스를 총괄하는 재러드 버챌이 회사 비서로 등재되었습니다.
수천 장의 GPU 사재기와 투자금 유치
머스크가 AI 회사를 차릴 것이라는 정황은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 흘러나왔습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머스크가 차세대 생성형 AI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시장에서 수천 장의 고성능 GPU를 사들였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어 파이낸셜 타임스 역시 머스크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지원을 받는 OpenAI에 정면으로 맞서기 위해 새 회사를 준비 중이며,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오랜 투자자들을 접촉해 초기 자금을 모으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정작 머스크 본인은 며칠 전 트위터 스페이스 라이브 방송에서 GPU 구매 목적을 묻는 질문을 받자, 회사 설립 계획은 쏙 뺀 채 "요즘은 개나 소나 다 GPU를 사고 있는 것 같다"며 능청스럽게 넘기기도 했습니다.
'슈퍼 앱' 구상과 OpenAI와의 악연
X.AI라는 사명은 머스크의 'X 제국' 구상과 정확히 맞아떨어집니다.
머스크는 최근 트위터의 모회사 사명을 'X Corp.'로 변경했습니다. 금융, 메신저, 콘텐츠를 아우르는 '모든 것의 앱(everything app)'을 만들겠다는 장기 비전에 자체 AI 기술을 핵심 엔진으로 얹겠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OpenAI와의 오랜 앙금도 불을 지폈습니다. 머스크는 2015년 샘 올트먼 등과 함께 OpenAI를 공동 창립했으나 내부 갈등 끝에 2018년 발을 뺐습니다. 이후 OpenAI가 ChatGPT와 GPT-4로 전 세계적인 AI 열풍을 주도하고 마이크로소프트와 밀착하자, 머스크는 OpenAI가 초심을 잃고 영리 기업으로 변질되었다며 연일 날을 세워 왔습니다.
왜 중요한가
업계 전체에는 개발을 멈추라고 외치면서 뒤로는 GPU를 쓸어 담고 회사를 등록한 행보는, 냉정하게 보면 선두 주자들을 견제하고 자신이 따라붙을 시간을 벌기 위한 전형적인 승부사적 계산으로 보입니다.
사용자 입장에서 당장 써볼 수 있는 도구는 없지만, 잠재력은 큽니다. 머스크는 트위터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실시간 텍스트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손에 쥐고 있습니다. 기존 대형 언어 모델들이 학습하지 못하는 최신 실시간 이슈와 대화 데이터를 모델에 직접 주입한다면, ChatGPT와는 확연히 다른 형태의 실시간 정보형 AI 서비스가 나올 수 있습니다.
다만 수천 장 수준의 GPU는 현재 수만 장 단위로 계산 인프라를 쏟아붓는 빅테크들의 군비 경쟁 속에서 겨우 입장권을 끊은 수준입니다. 트위터와 테슬라, 스페이스X를 동시에 이끄는 머스크가 과연 최정상급 AI 연구 인력을 얼마나 빨아들이고 천문학적인 연구 비용을 감당해낼 수 있을지가 성패를 가를 것입니다.
출처 (1)
- theverge.com(새 탭에서 열림)원문theverg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