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론 넘어서려는 AI 기업들: 슈퍼볼 광고로 대중 이미지 쇄신 나섰다
미국인 과반이 AI 발전에 우려를 표하는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이 슈퍼볼 광고에 거액을 투입했습니다. 일자리를 위협하는 기술 대신 시각장애인 보조나 창업을 돕는 친근한 일상 도우미로 포장해 대중의 경계심을 허물겠다는 계산입니다.

30초에 700만 달러. 빅테크 기업들이 미국 슈퍼볼에 거액의 광고비를 쏟아부은 진짜 목적은 기술 자랑이 아니라 싸늘해진 대중의 시선을 돌리는 데 있었습니다.
처음 챗GPT가 등장했을 때만 해도 사람들은 글을 척척 써내고 대본을 뚝딱 만들어내는 능력에 열광했습니다. 하지만 그 감탄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생성형 AI가 지식 노동자의 일자리를 빼앗고 사회적 혼란을 부를 것이라는 불안이 빠르게 퍼졌기 때문입니다.
광고대행사 월러스(Walrus)의 디콘 웹스터(Deacon Webster)는 초기 경외감이 순식간에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공포로 바뀌었다고 짚었습니다.
퓨 리서치(Pew Research)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52%는 AI 발전에 대해 기대보다 우려가 더 크다고 답했습니다. 반면 기대가 더 크다는 응답은 10%에 불과했습니다. 1억 2300만 명이 지켜보는 슈퍼볼 무대에서 테크 기업들이 기술의 '인간적인 면모'를 강조하고 나선 이유입니다.
일자리 파괴자에서 친근한 동반자로
올해 슈퍼볼에 걸린 AI 광고들은 한결같이 위압적인 기술 과시를 피하고 따뜻한 일상 속 조력자 역할을 내세웠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Copilot) 광고에는 창업에 도전하거나 대학 학위를 따기 위해 분투하는 평범한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거창한 AI 엔진 대신 곁에서 도전을 돕는 '일상의 AI 동반자'로 포장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광고에 맞춰 코파일럿의 인터페이스를 개편해 프롬프트를 보기 쉽게 만들고 시각적 예시를 늘렸습니다. 소상공인 지원을 확대하고 개인용 유료 구독 서비스도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대중의 시선은 여전히 냉담합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경기 당일 보도를 통해 초기 사용자들조차 코파일럿의 비싼 구독료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발 없는 일상 기능으로 대중 설득
다른 기업들 역시 가장 거부감이 적고 공감대를 형성하기 쉬운 영역을 파고들었습니다.
구글 픽셀(Pixel)은 시각장애인이 음성 안내를 받아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을 감동적으로 그려냈습니다. 전자상거래 플랫폼 엣시(Etsy)는 선물 고르기를 도와주는 AI 기능을 강조했고, 보안 기업 크라우드스트라이크(CrowdStrike)는 사이버 공격을 막아내는 든든한 방패로 AI를 묘사했습니다.
영상 제작 소프트웨어 기업 캡션스(Captions)의 가우라브 미스라(Gaurav Misra) CEO는 기술 오용에 대한 우려가 크지만, 언어 장벽을 허물어 사람을 잇는 긍정적인 힘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브랜드테크 그룹(The Brandtech Group)의 데이비드 존스(David Jones) 대표는 이번 광고들이 시작일 뿐이며, 머지않아 전기나 인터넷처럼 AI가 우리 삶에 당연하게 스며들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왜 중요한가
이번 슈퍼볼 광고전은 AI 업계의 메시지가 기술 경쟁에서 심리적 설득으로 완전히 전환되었음을 보여줍니다.
더 이상 똑똑한 모델을 만드는 것만으로는 대중의 지갑을 열 수 없습니다. 일반 소비자들의 머릿속에는 내 밥그릇을 빼앗길지 모른다는 공포와 매달 나가는 구독료에 대한 부담이 먼저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시각장애인의 촬영을 돕고 소자본 창업을 북돋우는 따뜻한 이야기로 기술의 뾰족한 모서리를 깎아낸 접근은 매우 영리해 보입니다.
하지만 감성적인 광고가 본질적인 의구심을 완전히 지워줄 수는 없습니다. 초기 이용자들 사이에서조차 비싼 요금에 대한 불만이 새어 나오는 상황에서, 실질적인 효용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수백만 달러짜리 광고를 띄워도 대중의 경계심을 허물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출처 (1)
- cnbc.com(새 탭에서 열림)원문cn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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