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 데이비스, 오픈AI 저작권 침해로 제소…모델 폐기 요구
IGN, CNET, PCMag 등을 소유한 디지털 미디어 기업 지프 데이비스가 오픈AI를 상대로 연방 법원에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오픈AI가 크롤링 차단을 우회해 수백만 건의 기사를 무단 학습에 사용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뿐만 아니라 해당 데이터로 학습된 모든 ChatGPT 모델과 데이터셋의 폐기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CNET에서 전자기기 리뷰를 찾아보거나 IGN에서 게임 공략을 읽어본 적이 있다면 누구나 지프 데이비스(Ziff Davis)의 콘텐츠를 접해본 셈입니다. 이 대형 디지털 미디어 그룹이 OpenAI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델라웨어주 연방지방법원에 제출된 소장에 따르면, 지프 데이비스는 OpenAI가 대규모 저작권 침해, 디지털 밀레니엄 저작권법(DMCA) 위반, 부당이득 취득, 상표권 희석을 저질렀다고 주장했습니다. 지프 데이비스는 45개 이상의 미디어 브랜드를 보유하고 3,800명 이상의 직원을 두고 있으며, 매년 약 200만 건의 기사를 발행하고 월평균 방문자 수가 2억 9,200만 명을 넘는 대형 퍼블리셔입니다.
경고장을 보냈더니 오히려 수집을 늘렸다
소장에 담긴 무단 수집 정황은 상당히 구체적입니다. 지프 데이비스에 따르면 OpenAI의 웹 크롤러인 GPTBot은 데이터 수집을 금지하는 사이트의 robots.txt 설정을 무시하고 기사를 긁어갔습니다.
특히 지프 데이비스가 2024년 5월 수집 중단을 요구하는 서한(cease-and-desist)을 보낸 이후, 크롤러의 수집 활동이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소장에는 OpenAI가 전문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기사에서 저작권 표기를 조직적으로 삭제했다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증거로 제시된 OpenAI의 공개 WebText 데이터셋 샘플에서는 지프 데이비스 기사의 본문이 원문 그대로 수백 건 발견됐습니다. 학습 데이터 내에서 지프 데이비스 콘텐츠가 등장한 횟수만 수백만 건에 달해, 일반 웹상에서의 비중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테스트 결과 오프라인 상태에서도 ChatGPT는 지프 데이비스 기사의 긴 구절을 글자 하나 틀리지 않고 그대로 재현해 냈습니다. 이는 모델의 가중치 내부에 데이터가 직접 복제돼 있음을 시사합니다. 아울러 AI가 가짜 기사 링크를 생성하거나 인용구를 왜곡하고, 지어낸 사실을 지프 데이비스 매체의 보도인 것처럼 꾸며내는 환각 현상으로 인해 브랜드 신뢰도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송 전 라이선스 협상이 시도됐으나 OpenAI 측이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따라 지프 데이비스는 손해배상과 함께 자사 저작물이 포함되거나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모든 데이터셋 및 AI 모델의 폐기를 요구했습니다. OpenAI 대변인 제이슨 듀트롬(Jason Deutrom)은 모델이 공개 데이터를 기반으로 훈련됐으며 공정이용(fair use)에 해당한다고 반박했습니다.
왜 중요한가
우리는 이번 소송이 생성형 AI가 마주한 가장 아픈 지점을 정면으로 건드렸다고 봅니다.
현재 OpenAI는 뉴욕타임스를 포함해 15건 이상의 저작권 소송에 휘말려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복스 미디어, AP통신, 파이낸셜 타임스 등과 불투명한 라이선스 계약을 맺으며 리스크를 피해 가려 했습니다. 언론학자 제프 자비스(Jeff Jarvis)가 이런 합의금을 '입막음용 돈'에 비유했듯, OpenAI가 비용을 지불할 대상을 자의적으로 골라내는 과정에서 협상이 결렬된 대형 매체들이 법정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콘텐츠 제작자와 미디어 업계 입장에서 이번 사건은 robots.txt라는 인터넷의 기본 규칙이 AI 데이터 수집 앞에서 얼마나 무력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트래픽과 광고, 제휴 수수료로 지탱되는 전문 리뷰 매체의 원문을 AI가 그대로 삼킨 뒤 검색 화면 안에서 요약해 버리면 웹 생태계의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흔들리게 됩니다.
가장 파괴적인 대목은 '모델 폐기' 요구입니다. 수억 개의 매개변수로 얽힌 거대 신경망에서 특정 데이터의 흔적만 골라 지워내는 기술은 현재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만약 법원이 이 청구를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면, OpenAI는 단순한 배상금 합의를 넘어 모델을 처음부터 다시 학습시켜야 하는 치명적인 위기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출처 (3)
- reuters.com(새 탭에서 열림)원문reuters.com
- the-decoder.com(새 탭에서 열림)보도the-decoder.com
- theverge.com(새 탭에서 열림)보도theverg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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