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언론, 퍼플렉시티 표절 및 무단 웹 스크래핑 의혹 제기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포브스와 와이어드 등 외신들이 퍼플렉시티가 robots.txt 규정을 무시하고 기사를 무단 수집해 표절했다고 비판했다. 퍼플렉시티는 사용자가 지정한 URL 요청에 응답한 것일 뿐 공정 이용에 해당한다고 반박했다.

기자가 며칠 밤을 새워 취재한 단독 기사를 AI가 단 몇 초 만에 긁어가 그럴듯한 요약본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원작자의 이름은 보일 듯 말 듯 한 아이콘 뒤로 숨겨집니다.
생성형 AI 기반 검색 엔진으로 급부상한 유니콘 기업 퍼플렉시티(Perplexity)가 표절 및 불법 웹 스크래핑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포브스는 퍼플렉시티의 신기능 퍼플렉시티 페이지스(Perplexity Pages)가 자사의 특종 기사를 무단 도용했다고 비판했고, 와이어드(Wired)는 퍼플렉시티가 웹사이트의 크롤링 거부 신호를 무시하고 몰래 데이터를 긁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기술적으로 입증했습니다.
엔비디아와 제프 베이조스의 투자를 받으며 30억 달러에 가까운 기업가치를 인정받던 퍼플렉시티는 자사의 행위가 저작권법상 '공정 이용(Fair Use)'에 해당하며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크롤링인가, 단순한 사용자 요청 대행인가
이번 사태의 핵심 기술 쟁점은 수십 년간 웹의 신사협정 역할을 해온 '로봇 배제 표준(robots.txt)'입니다.
와이어드와 독립 개발자 롭 나이트(Robb Knight)의 테스트 결과, 퍼플렉시티에 특정 URL의 요약을 요청하자 퍼플렉시티 소유의 IP가 robots.txt로 접근을 금지한 웹페이지 영역을 그대로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와이어드가 실험용으로 만든 더미 사이트에서는 페이지 내 문장을 토씨 하나 안 바꾸고 그대로 출력하기도 했습니다.
퍼플렉시티의 사업 총괄 드미트리 셰벨렌코는 테크크런치와의 인터뷰에서 독특한 논리를 펼쳤습니다. 검색 인덱스를 만들기 위해 웹 전체의 정보를 빨아들이는 것만 '크롤링'이며, 사용자가 특정 URL을 입력해 요약을 요청했을 때 방문하는 것은 사용자의 지시를 대행하는 브라우징 보조 도구일 뿐 크롤링이 아니라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미디어 기업들의 입장은 다릅니다. 사용자의 요청이라는 핑계로 하루 수만 번씩 차단된 웹페이지에 접근해 정보를 빼간다면, 이는 이름만 바꾼 불법 스크래핑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입니다.
사실에는 저작권이 없지만, 표현에는 있다
스크래핑 문제와 더불어 언론사를 분노케 한 것은 노골적인 표절 의혹입니다.
포브스는 6월 초 에릭 슈밋 전 구글 CEO의 군사용 드론 스타트업 설립에 관한 단독 심층 보도를 냈습니다. 그러나 바로 다음 날 퍼플렉시티는 자사 기능을 통해 포브스의 기사와 문장 구성이 거의 일치하는 요약 글을 게시했고, 포브스 디자인 팀이 제작한 이미지까지 약간 수정해 무단으로 사용했습니다. 출처는 눈에 잘 띄지도 않는 작은 로고 링크가 전부였습니다.
와이어드 역시 퍼플렉시티의 무단 스크래핑을 고발한 자사 기사 본문을 퍼플렉시티 챗봇이 그대로 표절해 요약문으로 내놓았다고 폭로했습니다.
UCLA 법대 마크 맥케나 교수는 저작권법이 '사실' 자체를 보호하지는 않지만, AI 요약본이 원문의 독창적인 문장 표현과 구조를 그대로 모방하거나 원문 기사를 읽을 필요를 없애버리는 대체재 역할을 할 경우 공정 이용의 범위를 벗어나 저작권 침해로 인정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왜 중요한가
퍼플렉시티를 둘러싼 이번 논란은 AI 검색의 편리함이 누구의 희생을 바탕으로 만들어지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이용자 입장에서 퍼플렉시티는 수많은 웹페이지와 유료 장벽을 대신 넘어 핵심만 정리해 주는 매력적인 도구입니다. 하지만 취재원에게 들어가는 트래픽과 수익을 AI가 가로채는 구조가 굳어지면, 장기적으로는 AI가 학습하고 요약할 양질의 원천 콘텐츠 자체가 사라지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습니다.
업계 경쟁 측면에서도 중요한 분기점입니다. 오픈AI가 주요 미디어 그룹과 거액의 콘텐츠 라이선스 계약을 맺으며 합법적인 데이터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반면, 퍼플렉시티는 공정 이용이라는 법적 빈틈을 노리는 정면 돌파 방식을 택했습니다. 비용을 아끼며 빠르게 성장하는 데는 효과적이었을지 몰라도, 이제 막대한 소송 리스크를 마주하게 됐습니다.
우리는 퍼플렉시티가 내세운 '사용자 대행' 논리가 법망을 피하기 위한 기술적 말장난에 가깝다고 봅니다. 웹의 기본 규범인 robots.txt를 무력화하면서 원저작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방식은 결코 지속 가능하지 않습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AI의 웹 데이터 무단 활용에 대한 사법적 규제와 업계 기준이 한층 엄격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1)
- techcrunch.com(새 탭에서 열림)원문techcrunc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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