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의 아이소모픽 랩스, AI 설계 신약의 첫 인체 임상시험 준비 착수
알파벳 산하 신약 개발 기업 아이소모픽 랩스가 AI로 설계한 신약의 첫 인체 임상시험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딥마인드의 알파폴드 기술을 바탕으로 암 치료제 등을 연구 중이며, 통상 10%에 불과한 신약 개발 임상 성공률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AI로 인류의 모든 질병을 정복하겠다’는 말은 흔한 실리콘밸리식 과장처럼 들립니다. 하지만 그 말을 하는 주인공이 노벨상을 낳은 알파폴드(AlphaFold)의 적통이자 6억 달러의 실탄을 쥔 곳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 산하의 AI 신약 개발사 아이소모픽 랩스(Isomorphic Labs)가 자체 AI로 설계한 신약 후보물질의 첫 인간 대상 임상시험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콜린 머독(Colin Murdoch) 대표는 최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인력을 대거 확충하고 있으며, 환자 투약 단계가 눈앞으로 다가왔다고 밝혔습니다.
런던 연구실에서 시작된 AI 암 치료제 설계
아이소모픽 랩스는 2021년 딥마인드에서 분사한 기업입니다. 핵심 무기는 단백질 3차원 구조를 예측하는 혁신 기술인 알파폴드입니다. 특히 알파폴드 3로 진화하면서 단백질뿐만 아니라 DNA, RNA, 그리고 저분자 화합물과 같은 약물 분자 간의 복잡한 상호작용까지 정밀하게 시뮬레이션할 수 있게 됐습니다.
머독 대표에 따르면 런던 킹스크로스 연구실에서는 현재 머신러닝 연구진과 글로벌 제약사 출신 베테랑들이 함께 모여 AI와 협업해 항암제를 직접 설계하고 있습니다.
회사의 몸집도 빠르게 커졌습니다. 2024년 노바티스(Novartis), 일라이 릴리(Eli Lilly)와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공동 연구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2025년 4월에는 쓰라이브 캐피털(Thrive Capital)이 이끈 시리즈에서 6억 달러의 첫 외부 투자 유치를 마쳤습니다.
아이소모픽은 단순한 기술 제공사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빅파마와의 협업 외에도 종양학(암)과 면역학 분야에서 독자적인 내부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있으며, 초기 임상시험을 통해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한 뒤 글로벌 제약사에 라이선스 아웃(기술 수출)하는 구조를 밟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신약 개발은 천문학적인 비용과 10년 이상의 시간이 들지만, 막상 임상에 들어가면 성공 확률이 10% 안팎에 불과합니다. 머독 대표는 AI가 이 확률을 근본적으로 뒤집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종국에는 질병을 선택하고 버튼만 누르면 치료제 분자 설계가 완성되는 ‘신약 설계 엔진’을 완성하겠다는 포부입니다.
왜 중요한가
환자와 연구자 입장에서 이번 임상 준비는 계산생물학이 모니터 화면을 벗어나 실제 인체에 적용되는 중대한 분기점입니다. AI가 후보물질 탐색 기간을 단축하고 임상 성공률을 실질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면, 그동안 채산성이 맞지 않아 방치됐던 희귀암이나 난치성 질환의 치료제 개발 문턱이 크게 낮아집니다.
바이오 및 AI 산업 전반에도 미치는 파장이 큽니다. 지금까지 AI 신약 개발은 수많은 시뮬레이션 성과를 자랑해왔지만, 복잡한 인체 환경 내에서의 독성이나 대사 반응을 통과해야만 진짜 기술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가장 앞서 있는 아이소모픽의 자사 후보물질이 임상 1상 등에서 긍정적인 데이터를 낸다면, 보수적인 글로벌 제약업계의 연구개발 방식 자체가 AI 중심으로 급변할 것입니다.
우리가 보기에 아이소모픽이 빅파마와의 제휴로 현금 흐름과 신뢰도를 확보하는 동시에 알짜배기 항암 파이프라인을 독자적으로 끌고 가는 전략은 매우 영리합니다. 다만 ‘버튼 하나로 질병을 해결한다’는 식의 과도한 낙관론은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AI가 분자 설계 속도를 획기적으로 줄여줄 수는 있어도, 세포 반응을 확인하고 환자를 관찰하는 물리적인 임상 시간까지 마법처럼 건너뛸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출처 (1)
- fortune.com(새 탭에서 열림)원문fortun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