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가 신약 완전 자동 설계: 개발 기간 수년에서 수개월로 단축
CNBC에 따르면 일라이 릴리와 엔비디아 등 주요 업계 관계자들은 수년 내에 생성형 AI가 신약을 전적으로 설계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1년 치 실험실 분자 합성을 5분 만에 끝내는 등 개발 속도를 대폭 줄이지만, 최종 성패는 임상시험에 달려 있다.

미국 대형 제약사 일라이 릴리(Eli Lilly) 경영진은 사내 연구진에게 생성형 AI가 만든 분자 구조를 보여주며 혹평을 예상했습니다.
기존 분자 데이터베이스와는 전혀 매칭되지 않는 기괴한 구조를 띄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연구원들의 반응은 뜻밖이었습니다. "흥미롭네요. 이런 방식으로 분자를 설계할 생각은 전혀 못 해봤습니다."
일라이 릴리의 최고정보디지털책임자(CIDO) 디오고 라우에 따르면, AI는 기존 실험실에서 1년 동안 합성해야 할 분자 후보를 단 5분 만에 생성해 냈습니다.
'환각'을 신약 개발의 무기로 바꾸다
전통적인 신약 개발은 90%의 실패율을 안고 가는 장인형 수작업에 가까웠습니다. 임상시험 1회당 비용만 3000만 달러에서 3억 달러에 달하며, 수년에 걸친 반복 실험이 필수적이었습니다.
엔비디아의 헬스케어 부사장 킴벌리 파월은 딥마인드의 알파폴드(AlphaFold)를 기점으로 생물학이 완전히 디지털화되었다고 설명합니다. 아미노산 서열에서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는 트랜스포머 모델 덕분에, 이제 컴퓨터 시뮬레이션 안에서 생화학 반응을 예측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생성형 AI의 고질적인 단점으로 꼽히는 '환각' 현상도 신약 개발에서는 새로운 가능성으로 작용합니다. 자연의 진화는 쓸 만한 단백질을 찾으면 멈추지만, 치료제로 쓰일 수 있는 이론상 단백질 후보는 무려 10의 160제곱에 달합니다. AI는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지만 인간에게 꼭 필요한 새로운 단백질 구조를 가상으로 자유롭게 '상상'해 낼 수 있습니다.
파월이 인용한 네이처(Nature) 게재 암젠(Amgen) 연구에 따르면, AI 도입으로 수년이 걸리던 탐색 과정이 몇 달로 단축되었습니다. 기존 방식에서는 2년 개발 후 성공 확률이 반반에 불과했지만, AI를 조기에 도입한 공정에서는 성공률이 90%까지 치솟았습니다.
시험관에서 대규모 컴퓨팅으로
이 기술은 이미 실제 연구에 빠르게 녹아들고 있습니다. 텍사스 대학교 오스틴 캠퍼스는 생성형 AI 센터를 구축하기 위해 대규모 엔비디아 컴퓨팅 클러스터를 도입했습니다.
이곳 연구진이 진행 중인 유방암 단백질 치료제 동물실험에서는 암세포를 굶겨 죽이는 단백질을 AI로 최적화했습니다. 구조 안정성을 높이는 최적 변이를 찾아내면서 단백질 수율이 약 7배 증가했고, 인간 단백질 기반이라 환자 알레르기 반응 위험도 최소화했습니다.
엔비디아 역시 수조 개의 약물 화합물을 스크리닝할 수 있는 헬스케어용 마이크로서비스를 내놓았으며, 케이던스(Cadence) 같은 설계 소프트웨어 기업들도 분자 설계 플랫폼에 이를 연동하고 있습니다.
왜 중요한가
신약 개발의 문법이 '시행착오 중심의 경험 과학'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으로 넘어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초기 탐색 주기가 수년에서 수개월로 줄어들고 성공률이 크게 개선된다면, 향후 난치병이나 암 치료제 개발에 드는 천문학적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습니다.
엔비디아의 접근법도 영리합니다. 직접 제약 사업에 뛰어들어 임상 실패 위험을 떠안는 대신, 생물학 시뮬레이션에 필요한 마이크로서비스와 연산 인프라를 공급하며 제약 산업 전반의 필수 플랫폼 자리를 굳히고 있습니다.
다만 완전 자율형 AI 신약 개발을 논하기에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입니다. 컴퓨터 화면 속 시뮬레이션과 높은 수율이 실제 인체 내의 복잡한 면역 반응과 독성까지 완벽히 보장하지는 못합니다. AI가 찾아낸 생소한 구조의 후보 물질들이 실제 최종 임상 단계에서 어떤 결과를 낼지가 진정한 시험대가 될 것입니다.
출처 (1)
- cnbc.com(새 탭에서 열림)원문cnb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