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첫 대국민 조사: 64% 일자리 위협 우려, 기업 신뢰는 15%
앤트로픽은 미국인 약 5만 2천 명을 조사한 첫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 응답자의 64%가 AI로 인한 실직을 가장 우려했고 70% 이상이 정부 규제를 지지했으나, 개발 기업을 신뢰한다는 답변은 15%에 그쳤다. 반면 직장에서 AI를 매일 쓰는 층은 고용 불안을 덜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AI 기술이 인간을 어디로 이끌지를 두고 기술 업계는 생산성 혁신을 외치지만, 일반 대중의 시선은 훨씬 냉정합니다.
Anthropic은 2025년 11월부터 12월까지 미국 성인 약 5만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첫 대규모 여론조사 'Anthropic Public Record'의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YouGov와 협력해 미 인구조사 기준에 맞춰 가중치를 부여한 이번 조사는 일반 대중의 현실적인 불안과 기대를 고스란히 드러냅니다.
질병 치료에는 기대, 그러나 첫 번째 공포는 일자리
대중이 AI에 거는 가장 큰 기대는 의료 분야였습니다. 응답자의 48%가 암이나 알츠하이머병 같은 난치병 치료를 상위 세 가지 기대 중 하나로 꼽았고, 장애인 지원(36%)이 뒤를 이었습니다. 반면 테라피나 외로움 해소처럼 인간 관계를 대체하는 용도는 최하위에 머물렀습니다.
하지만 기대보다 짙은 것은 현실적인 불안입니다.
전체 응답자의 64%가 AI로 인한 일자리 상실을 두려워하고 있었습니다. 이는 민주당(67%)과 공화당(62%)을 불문하고 미국 모든 주에서 1위로 나타난 우려입니다.
특히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실직에 대한 공포가 컸습니다. 대학원 학위를 소지한 집단은 고졸 이하 집단보다 실직을 걱정하는 비율이 약 10%포인트 더 높았습니다. 생성형 AI의 영향권에 직접 노출된 지식 노동자들의 위기감이 그만큼 크다는 뜻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사용 경험에 따른 태도 차이입니다. 업무에서 매일 AI를 쓰는 사람 중 실직을 우려하는 비율은 54%였지만, 전혀 쓰지 않는 사람은 70%에 달했습니다. 기술을 직접 다루며 한계를 파악한 사람일수록 막연한 공포에서 벗어나 있는 셈입니다.
AI 기업 신뢰도는 15%, 규제 요구는 70% 돌파
대중이 걱정하는 위험은 SF 영화 같은 '초지능의 반란'이 아니었습니다. 인지적 의존(56%), 허위 정보(52%), 범죄 악용, 감시 체계 같은 현실적이고 즉각적인 문제들이 상위를 차지했습니다.
기업에 대한 신뢰는 바닥 수준입니다.
AI 기업이 기술 개발과 활용을 스스로 올바르게 결정할 것이라고 신뢰하는 응답자는 15%에 불과했습니다. 반면 응답자의 71%는 정부가 AI 규제에 개입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이 역시 초당적인 지지를 받았습니다.
정부 개입이 시급하다고 본 분야는 개인정보 보호(56%), 아동 안전(52%), 피해에 대한 법적 책임(49%) 순이었습니다. AI가 인류에게 유익하도록 만드는 방법으로도 기업에 법적 책임을 묻는 조치(47%)와 성장보다 안전을 우선시하는 태도(44%)가 꼽혔습니다.
왜 중요한가
개인 노동자에게 이번 조사 결과는 명확한 행동 지침을 줍니다. AI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지금 당장 AI를 직접 써보는 것입니다.
매일 도구를 쓰는 사람들의 불안감이 16%포인트 낮다는 사실은, 직접 손으로 다뤄보며 업무 보조 수단으로서의 한계와 유용성을 체감하는 것이 막연한 공포를 이기는 유일한 길임을 보여줍니다. 외면하고 두려워하기보다는 일상 업무에 도입해 보는 편이 실질적인 경쟁력이 됩니다.
산업 측면에서 보면, AI 기업에 대한 15%의 신뢰도는 실리콘밸리에 울리는 강력한 경고음입니다. '자율 규제'라는 이름으로 시간을 벌던 시대는 끝났으며, 피해 발생 시 개발사에 직접 법적 책임을 묻는 법안 도입은 피할 수 없는 수순이 되었습니다.
Anthropic이 직접 이런 조사를 기획하고 공개한 것은 고도의 브랜딩 전략으로 보입니다. 안전과 신뢰를 핵심 가치로 내세우는 기업인 만큼, 대중의 규제 갈증을 수면 위로 끌어올려 자신들의 노선을 차별화하려는 셈입니다. 다만 법적 책임이 실제로 무거워지면, 환각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한 Anthropic 역시 스스로 세운 안전 기준에 발목을 잡힐 위험이 있습니다.
출처 (1)
- anthropic.com(새 탭에서 열림)원문anthropi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