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불확실성 이유로: 메타, 차세대 멀티모달 AI 모델 EU 출시 중단
메타는 향후 수개월 내 공개할 멀티모달 Llama 모델과 차기 멀티모달 제품군을 유럽연합(EU)에 출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오픈 라이선스 배포에도 EU 내 기업은 사용이 제한된다. 다만 텍스트 전용 Llama 3 대형 모델은 EU에도 정상 제공될 예정이다.

유럽의 테크 사용자와 개발자들은 조만간 꽤 뼈아픈 현실을 마주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오픈소스로 풀리는 첨단 AI 모델조차 유럽연합(EU) 국경 안으로는 들어오지 못하게 됐기 때문입니다.
메타(Meta)가 향후 출시할 차세대 멀티모달 AI 모델을 EU 시장에 공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악시오스(Axios)가 전했습니다. 향후 몇 달 내 공개될 멀티모달 Llama를 포함해 앞으로 나오는 모든 멀티모달 모델이 대상이며, 메타는 유럽 규제 환경의 예측 불가능성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텍스트 전용인 대형 Llama 3 모델은 기존 계획대로 EU에 제공되지만, 텍스트와 이미지, 오디오, 비디오를 넘나들며 추론하는 모델들은 유럽에서 완전히 배제됩니다.
20억 건의 알림도 막지 못한 규제 중단 명령
이번 갈등의 핵심은 최근 제정된 AI 법(AI Act)이 아니라, 기존의 개인정보보호법인 GDPR입니다.
메타는 지난 5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유럽 사용자 공개 게시물을 AI 학습에 활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EU 사용자에게 20억 건이 넘는 알림을 발송하며 거부권(Opt-out)을 제공했고, 6월부터 본격적인 학습에 들어갈 계획이었습니다.
메타 측은 공식 발표 수개월 전부터 규제 당국과 소통했고 지적 사항도 반영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공개 발표 직후 아일랜드 데이터보호위원회(DPC)를 비롯한 각국 개인정보 당국은 학습 중단을 명령했고, 수십 가지 질의서를 쏟아냈습니다.
흥미로운 대목은 GDPR과 거의 동일한 법 체계를 가진 영국에서는 이 멀티모달 모델이 정상 출시된다는 점입니다. 메타 관계자는 유럽 규제 당국이 기존 법을 해석하는 데 다른 지역보다 훨씬 오랜 시간을 끌고 있다고 지적하며, 오픈AI나 구글 같은 경쟁사들은 이미 유럽 데이터로 모델을 학습시키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오픈소스마저 차단되는 유럽 시장
이번 결정이 유독 치명적인 이유는 Llama가 오픈 라이선스로 배포되는 모델이기 때문입니다.
메타는 모델이 오픈 라이선스로 공개되더라도 EU 내 기업들은 이를 합법적으로 활용할 수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심지어 EU 밖의 기업이라도 해당 멀티모달 모델을 탑재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유럽 시장에 서비스하는 길이 막힐 수 있습니다.
이는 스마트폰 앱뿐 아니라 시각과 음성을 인식해야 하는 메타 레이밴(Ray-Ban) 스마트 안경 같은 하드웨어 생태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줍니다. 유럽 소비자들은 최신 AI 하드웨어 경험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습니다.
왜 중요한가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유럽 규제에 맞서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졌음을 보여주는 사건입니다.
과거에는 일단 제품을 출시하고 나중에 과징금을 내거나 소송전을 벌였다면, 이제는 메타나 애플처럼 아예 유럽 출시를 거부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빅테크가 규제 리스크를 피하는 동시에, 유럽 사용자들의 박탈감을 레버리지 삼아 브뤼셀의 규제 당국을 압박하려는 영리한 실력 행사에 나선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유럽 생태계가 치러야 할 대가는 너무 큽니다. 멀티모달은 생성형 AI의 핵심 진화 방향인데, 유럽 개발자들은 가장 대표적인 오픈소스 멀티모달 기반을 잃게 됩니다. 또한 유럽 데이터가 학습에서 빠지면 AI가 유럽의 언어와 고유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기술적 낙후가 발생합니다.
알림 몇 번으로 수억 명의 데이터를 일괄 학습에 넣으려 했던 메타의 방식도 과격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규제의 모호함이 결국 최첨단 기술의 지역적 단절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가장 큰 피해자는 유럽의 스타트업과 일반 소비자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1)
- axios.com(새 탭에서 열림)원문axi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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