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리 서머스, 엡스타인 이메일 파문으로 OpenAI 이사직 사임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이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과거 이메일이 미 의회에 공개돼 파문이 일자 OpenAI 이사직에서 사임하고 하버드대에서도 휴직했다. 서머스는 2023년 샘 올트먼의 축출 사태 직후 이사회에 합류했던 인물이다. OpenAI 이사회는 그의 사임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2년 전 샘 올트먼의 전격 해임과 복귀로 혼란에 빠졌던 OpenAI가 사외이사로 영입했던 인물은 다름 아닌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이었습니다. 워싱턴 정관계와 금융계를 아우르는 거물 인사를 영입해 정부 규제에 맞설 든든한 방패막이로 삼겠다는 포석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방패가 이제는 회사가 가장 먼저 털어내야 할 치명적인 리스크가 되고 말았습니다.
현지시간 수요일, 서머스는 OpenAI 이사회에서 전격 사임했습니다. 이와 동시에 전 총장을 지냈던 하버드 대학교에서도 이번 학기와 다음 학기 강의를 모두 중단하고 무기한 휴직에 들어갔습니다. 미 의회가 공개한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개인 이메일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진 탓입니다.
엡스타인에게 멘티 성희롱 자문 구한 이메일
이번 사태는 미 하원 감독위원회가 엡스타인 유산 관리 측으로부터 압수한 2만 건 이상의 문건을 공개하면서 촉발되었습니다. 공개된 자료에는 2018년 11월부터 엡스타인이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최종 체포된 2019년 7월 직전까지 서머스가 그와 주고받은 이메일이 적나라하게 담겨 있었습니다.
이메일에 따르면 당시 기혼자였던 서머스는 자신이 지도하던 여성 멘티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어떻게 진전시킬지 엡스타인에게 조언을 구했습니다. 서머스는 자신이 쥔 권력의 우위를 인지하면서도, 멘티가 전문적인 멘토링 관계를 간절히 원하고 있는 점을 이용하려 했습니다. 서머스는 여성이 자신을 필수적인 존재로 느끼게 만든 뒤 연애나 성관계 없이는 이를 얻을 수 없게 만드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취지의 글을 보냈습니다.
엡스타인은 스스로를 서머스의 바람잡이라고 칭하며 장기전을 펼쳐 여성을 옴짝달싹 못 하는 대기 상태에 묶어두라고 부추겼습니다. 이 같은 내용이 폭로되자 학계와 정계는 즉각 발칵 뒤집혔습니다.
빗발친 사퇴 압박과 하버드·OpenAI의 손절
정치권의 반발은 거셌습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하버드대에 서머스와의 관계를 즉각 단절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미 의회 역시 법무부에 엡스타인 관련 수사 기록을 전면 공개하도록 강제하는 초당적 법안을 통과시키며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했습니다.
서머스는 월요일 성명을 내고 깊이 반성한다며 대외 공직 활동 중단을 선언했지만, 하버드 강의는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비판을 키웠습니다. 그러나 하버드대가 자체 조사에 착수하자 버티지 못했습니다. 액시오스가 서머스의 OpenAI 이사직 사임을 단독 보도했고, 몇 시간 뒤 하버드대 역시 서머스가 연구소장직에서 물러나고 잔여 강의를 다른 교수에게 넘긴 채 휴직에 들어갔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왜 중요한가
우리는 서머스의 퇴출이 단순한 유명 인사의 몰락을 넘어, 실리콘밸리가 워싱턴의 기득권 거물들을 영입해 방패로 삼던 관행에 경종을 울린 사건이라고 봅니다. 올트먼 복귀 직후 서머스를 브렛 테일러 등과 함께 이사회에 앉힌 것은 불안해하던 규제 당국과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주기 위한 영리한 승부수로 평가받았습니다.
그러나 전통 권력자들을 제대로 된 도덕적 검증 없이 영입한 대가는 가혹했습니다. 인류 전체의 공익을 위한 안전한 AI 개발을 표방해 온 OpenAI가, 뒤에서는 권력을 이용해 제자를 상대로 한 성적 착취를 모의하던 인물을 이사회 핵심 멤버로 두고 있었다는 사실은 브랜드에 돌이키기 힘든 오점을 남겼습니다.
OpenAI가 여론 악화 직후 신속하게 사임을 수용해 추가적인 피해를 막은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었습니다. 하지만 비영리에서 영리 법인으로의 체제 전환이라는 중대한 기로에서 정치적 중량감을 지닌 핵심 인사를 잃었다는 점은 뼈아픕니다. 향후 빈자리를 채울 후임 이사를 찾는 과정에서 OpenAI는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혹독한 평판 검증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입니다.
출처 (2)
- cnbc.com(새 탭에서 열림)원문cnbc.com
- techcrunch.com(새 탭에서 열림)보도techcrunc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