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부활하는 고인 배우들…영화계서 사후 초상권과 일자리 논란 점화
BBC에 따르면 세상을 떠난 명배우 제임스 딘이 AI 디지털 복제 기술을 통해 신작 영화 주연으로 부활한다. 기존 영상과 음성을 학습해 실시간 상호작용까지 구현하지만, 고인의 사후 인격권 관리와 살아있는 배우의 일자리 잠식을 둘러싼 법적·윤리적 쟁점이 커지고 있다.

세상을 떠난 지 70년 가까이 된 배우가 신작 영화의 주인공으로 캐스팅되는 일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1955년 불의의 교통사고로 단 세 편의 영화만 남기고 요절한 제임스 딘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그는 개봉 예정인 공상과학 영화 '백 투 이든(Back to Eden)'에서 AI 기반 디지털 클론으로 스크린에 복귀해 걷고 말하며 다른 배우들과 연기 호흡을 맞춥니다.
몰입형 미디어 에이전시 WorldwideXR(WXR)의 트래비스 클로이드 대표에 따르면, 이번 프로젝트는 과거 캐리 피셔나 폴 워커의 사후 출연 사례처럼 대역 배우 위에 얼굴만 합성하던 2D 딥페이크 방식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필름과 사진, 음성 자료를 정밀 복원해 구축한 딘의 AI 아바타는 스크린 영화를 넘어 AR, VR, 게임 등 다양한 상호작용 플랫폼에서도 활동할 예정입니다.
늘어나는 고인의 디지털 판권
WXR과 라이선스 파트너사인 CMG Worldwide는 제임스 딘 외에도 아멜리아 에어하트, 말콤 X 등 수백 명에 달하는 역사적 유명인의 초상권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제임스 딘은 디지털 발자국이 없던 시대의 인물이지만, 텍스트와 검색 기록, 쇼핑 데이터 등 방대한 일상 데이터를 남기는 현대 스타들의 경우 훨씬 더 정교하고 자율적인 디지털 복제본을 영구적으로 만드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톰 행크스 역시 최근 팟캐스트에서 자신이 당장 사고로 사망하더라도 연기 활동은 영원히 지속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이는 43년 만에 진행된 할리우드 총파업의 핵심 쟁점이기도 합니다. 수잔 서랜든은 AI가 본인의 동의 없이 연기를 시킬 수 있다고 비판했으며, 미국성우협회의 팀 프리드랜더 회장은 전설적인 성우의 음성이 AI로 영구 독점되면 살아있는 신인 성우들은 일자리를 완전히 잃게 될 것이라며 강한 우려를 표했습니다.
왜 중요한가
우리는 고인에 대한 AI 복제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기술 혁신이라기보다는, 검증된 IP를 영구히 쥐어짜려는 자본의 기형적인 선택에 가깝다고 봅니다.
제작사 입장에서 이미 세계적인 인지도를 갖추고 사생활 논란을 일으키지 않는 고인 스타는 안전하고 매력적인 선택지입니다. WXR 측은 고품질 복제 작업을 통해 수많은 기술 일자리가 생긴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콘텐츠 산업의 뿌리인 신인 배우와 성우들의 기회를 직접적으로 앗아가는 부작용을 가리기 어렵습니다.
법적 공백도 심각합니다. 사후 인격권과 초상권에 대한 규정은 국가와 지역마다 제각각이며, 유언장이 있더라도 유산 관리자의 상업적 판단에 따라 고인이 원치 않는 광고나 저급한 콘텐츠에 악용될 여지가 큽니다. 로빈 윌리엄스처럼 사후 25년간 초상권 사용을 제한한 극소수의 사례를 제외하면 통제 수단이 거의 없는 상태입니다.
살아있는 인재에게 투자하지 않고 죽은 스타의 디지털 유령만을 반복 소비하는 환경이 굳어진다면, 할리우드는 새로운 문화적 활력을 잃고 과거의 유산만을 복제하는 박제된 산업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출처 (1)
- bbc.com(새 탭에서 열림)원문b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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