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하버드 연구진, AI로 슈퍼박테리아 잡는 새 항생제 계열 발견
MIT와 하버드대 브로드 연구소 연구진이 AI를 활용해 MRSA 등 약물 내성 슈퍼박테리아를 사멸시키는 신규 항생제 계열을 발견했다. 3만 9,000여 개 화합물로 학습한 AI가 1,200만 개 후보를 분석해 안전성과 효능을 갖춘 물질을 추려냈으며, 마우스 실험을 통해 효능을 입증했다.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슈퍼박테리아는 인류를 위협하는 가장 심각한 보건 위기 중 하나입니다. 2019년 한 해에만 항생제 내성균 감염으로 전 세계에서 120만 명 이상이 사망했으며, 이 수치는 향후 수십 년 동안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인공지능이 무려 60년 만에 새로운 돌파구를 열었습니다.
미국 MIT와 하버드대 브로드 연구소 연구진은 AI를 활용해 다제내성균을 죽일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계열의 항생제 후보물질을 발견했습니다. 생쥐 실험 결과, 대표적 슈퍼박테리아인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은 물론 기존 치료제에도 듣지 않는 반코마이신 내성 장구균까지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1200만 개 화합물 스크리닝과 화이트박스 AI
그동안 신약 개발에 쓰인 AI는 특정 표적에 결합하는 분자를 찾아내는 데 집중해 왔고, 그 결과물이 왜 효과를 내는지는 블랙박스에 가까웠습니다.
브로드 연구소의 펠릭스 웡 박사 연구팀은 이 방식을 한 단계 끌어올렸습니다. AI가 화합물의 항균 활성뿐 아니라 화학 구조 측면에서 그 작용 이유까지 설명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입니다.
연구진은 먼저 3만 9000개 이상의 화합물을 황색포도상구균과 간, 골격근, 폐 등 3종의 인간 세포에 투여해 반응을 관찰했습니다. 이 데이터를 AI에 학습시켜 분자의 원자와 결합 패턴을 바탕으로 항균력과 인간 세포에 대한 독성을 동시에 예측하게 만들었습니다.
학습을 마친 AI는 1200만 개의 화합물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분석해 약물성이 뛰어난 3646개 후보를 1차로 추려냈습니다.
이어 추가 계산을 통해 각 분자의 핵심 화학 하부구조를 분석한 결과, 연구진은 새로운 계열의 항생제 후보군을 규명해 냈습니다. 최종적으로 인간 세포에는 독성이 없으면서 MRSA와 반코마이신 내성 장구균을 모두 박멸하는 화합물 2종을 찾아냈습니다.
이 화합물들은 실제 생쥐를 대상으로 한 MRSA 피부 및 대퇴부 감염 실험에서도 우수한 치료 효과를 보였습니다.
공동 저자인 제임스 콜린스 교수는 옥사졸리디논계나 리포펩타이드계처럼 이 두 슈퍼박테리아를 동시에 잡는 항생제 계열은 지난 60년 동안 손에 꼽힐 정도로 드물었다며, 이번 발견이 기존 약물을 보완할 매우 드문 성과라고 설명했습니다.
연구진은 이미 이 AI 프레임워크를 활용해 골관절염이나 암과 관련된 노화 세포만을 골라 죽이는 새로운 계열의 화합물 발굴에 착수한 상태입니다.
왜 중요한가
우리는 이번 연구의 진짜 가치가 단순히 물질 2개를 찾아낸 것을 넘어, AI를 설명 가능한 가설 생성 도구로 진화시켰다는 데 있다고 봅니다.
항생제 개발은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드는 반면 상업적 보상이 적어 글로벌 제약사들이 대부분 손을 뗀 분야였습니다. 하지만 AI가 1200만 개의 방대한 후보군 속에서 인간 독성을 사전에 걸러내고 화학적 원인까지 밝혀낼 수 있다면, R&D의 실패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습니다.
일반 환자 입장에서도 매우 중요한 진전입니다. 기존 항생제가 무력화되는 슈퍼박테리아 감염은 사소한 상처나 수술도 치명적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비록 동물 실험 단계라 실제 임상과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완전히 새로운 구조적 계열의 무기를 확보했다는 사실 자체가 내성균과의 싸움에서 거대한 방어벽이 됩니다.
나아가 이 기술이 노화 세포 제거 같은 퇴행성 질환과 항암 연구로 즉각 확장되고 있다는 점은, AI 기반 분자 설계가 특정 항생제 개발에 머무르지 않고 차세대 신약 플랫폼으로 안착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출처 (1)
- newscientist.com(새 탭에서 열림)원문newscient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