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생성형 AI로 슈퍼박테리아 잡는 새로운 항생제 설계
MIT 연구진은 생성형 AI를 활용해 3,600만 개 이상의 가상 화합물을 설계하고, 다제내성 임균과 MRSA를 사멸시키는 신규 항생제 후보를 발굴했다고 발표했다. 기존 항생제와 구조가 완전히 다르며 박테리아 세포막을 파괴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내성 문제를 공략한다.

갈수록 독해지는 슈퍼박테리아 앞에서 인류는 지난 수십 년 동안 기존 항생제를 조금씩 뜯어고친 개량형만 내놓았습니다. 그사이 약이 듣지 않는 내성균 감염으로 매년 전 세계에서 약 500만 명이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이 한계를 깨기 위해 MIT 연구진이 생성형 AI를 투입했습니다. 8월 14일 생명과학 저널 Cell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제임스 콜린스 교수 연구팀은 생성형 AI를 활용해 3,600만 개 이상의 미지의 화합물을 직접 설계하고 치명적인 내성균을 잡는 신규 후보물질을 찾아냈습니다.
기존 항생제와 족보가 다른 분자 설계
연구팀의 첫 타깃은 치료가 까다로운 내성 임균이었습니다. 이들은 먼저 탄소, 질소, 산소 등으로 구성된 4,500만 개의 화학 조각 라이브러리를 구축했습니다. 여기서 인체 세포 독성이 있거나 기존 항생제와 닮은 조각을 쳐내고 F1이라는 유망한 뼈대만 남겼습니다.
그다음 CReM과 F-VAE라는 두 가지 생성형 AI 알고리즘을 돌렸습니다. AI는 F1 조각을 기반으로 원자를 붙이고 바꾸며 약 700만 개의 분자를 새로 조립했습니다.
그중 가장 우수한 후보물질 NG1은 실험실 배양 접시와 마우스 모델에서 내성 임균을 강력하게 박멸했습니다. 세균 외막 형성에 관여하는 단백질 LptA를 공격해 박테리아의 세포막을 터뜨리는 완전히 새로운 작용 기전이었습니다.
제약을 풀자 쏟아져 나온 2,900만 개 분자
두 번째 실험에서 연구팀은 특정 조각이라는 제약마저 풀었습니다. 슈퍼박테리아의 대명사인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 MRSA를 표적으로 화학적 결합 법칙만 주고 AI가 자유롭게 분자를 그리도록 했습니다.
그 결과 무려 2,900만 개가 넘는 분자가 생성되었습니다. 연구팀은 스크리닝을 거쳐 90개 후보로 압축한 뒤 실제로 22개를 합성해 테스트했고, 이 중 6개가 강력한 항균력을 보였습니다. 최고 후보물질인 DN1은 생쥐의 MRSA 피부 감염을 완전히 치료했습니다.
현재 비영리 단체인 Phare Bio가 NG1과 DN1의 구조를 보완하며 전임상 단계를 밟고 있으며, 연구팀은 결핵균과 녹농균으로 플랫폼을 확장할 계획입니다.
왜 중요한가
이번 연구의 핵심은 AI를 단순한 도서관 검색기가 아니라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화학 설계자로 썼다는 점입니다. 지난 45년간 승인된 항생제 대부분이 기존 약물의 변형에 불과했던 탓에 내성균이 쉽게 적응했지만, AI가 화학 지도에 없던 영역을 뚫어내며 세균이 본 적 없는 공격 경로를 만들어냈습니다.
하지만 이 화려한 결과 뒤에는 아주 명확한 현실적 한계도 숨어 있습니다. 바로 실제 합성의 벽입니다. AI는 수천만 개의 유망한 분자를 손쉽게 상상해냈지만, 연구팀이 고른 유망 후보 80개 중 전문 위탁업체가 실제로 합성해낸 것은 고작 2개에 불과했습니다. 컴퓨터 화면 속의 완벽한 분자가 현실의 플라스크 안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치료제가 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생성형 AI가 항생제 파이프라인의 물꼬를 튼 것은 분명하지만, 앞으로의 핵심 과제는 만들 수 있는 현실적 분자를 그리도록 AI를 통제하는 일이 될 것으로 봅니다. 당장 일반 환자에게 쓰이기까지는 임상과 제형 개발 등 갈 길이 멀지만, 고갈되던 항생제 무기고를 채울 새로운 희망을 보여준 것은 확실합니다.
출처 (1)
- news.mit.edu(새 탭에서 열림)원문news.mit.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