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구글·MS·IBM, AI로 사라지는 일자리 대응 위한 연합체 출범
시스코 주도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IBM 등이 참여하는 'AI 지원 ICT 인력 컨소시엄'이 공식 출범했다. 이들은 AI가 ICT 분야 56개 주요 직무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제안할 계획이다. 다만 계속되는 감원 바람 속에서 단순 교육이 실질적 고용 불안을 해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 1년여간 AI 개발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부으며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해 온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이번에는 일자리 보전을 돕겠다며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Cisco, Google, Microsoft, IBM 등 주요 기술 기업들은 ‘AI 기반 ICT 인력 컨소시엄(AI-Enabled ICT Workforce Consortium)’을 공식 출범했습니다. Cisco가 주도하는 이 연합체는 AI가 고용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을 연구하고, 기술 변화로 타격을 입은 인력을 위한 재교육 방향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내걸었습니다.
직원은 내보내고 교육은 제공하는 빅테크의 이중 행보
컨소시엄의 첫 과제는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56개 핵심 직무를 선정해 AI가 각 직무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일입니다. TechCrunch에 따르면 이들 직무는 업계 내 전략적 중요도와 AI 도입에 따른 전환 위험이 크다는 이유로 선정되었으며, 첫 연구 보고서는 올여름 발표될 예정입니다.
하지만 이들의 시선에 대한 업계의 반응은 복잡합니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기업 대다수가 최근 정리해고의 중심에 서 있었기 때문입니다. Google은 지난 1월 10일 음성 비서 개발팀을 비롯한 엔지니어링 및 하드웨어 핵심 인력 수백 명을 해고했으며, 사내 전환 기회를 찾지 못한 직원들의 처리 시한을 4월 9일로 못 박았습니다. Google은 이미 2023년에도 전체 인력의 6%에 달하는 약 1만 2000명을 감원한 바 있습니다.
IBM과 UPS 최고경영자 역시 AI 기반 자동화로 인한 일자리 축소 가능성을 거듭 인정해 왔으며, Dropbox도 AI 전환을 이유로 감원을 단행했습니다. 매킨지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의 25%가 AI 관련 해고를 예상하고 있으며, ResumeBuilder가 기업 대표 9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는 응답자의 40%가 올해 직원을 AI로 대체할 계획이라고 답했습니다.
꺾여버린 테크 업계 몸값과 좁아진 취업문
현장의 체감 경기는 한층 더 얼어붙어 있습니다. 감원 추적 사이트 Layoffs.fyi를 운영하는 로저 리는 테크 분야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는 일이 전례 없이 어려워졌다고 밝혔습니다. 채용 담당자와 영업 인력의 이탈이 두드러지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나 데이터 과학자 같은 전문 인력조차 고용 안정성이나 처우가 낮은 조건으로 타협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연봉 정보 플랫폼 Comprehensive.io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2년 동안 테크 업계의 평균 연봉은 정체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IBM과 Intel이 수백만 명에게 AI 기술을 교육하겠다고 공언했음에도 불구하고, 분석가들은 시장 내 순수 AI 관련 일자리 수요 자체가 크게 늘지 않고 정체되어 있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왜 중요한가
현직 엔지니어와 IT 실무자에게 이번에 선정될 56개 직무 명단은 중요한 경고 신호입니다. 빅테크 기업들이 이 직무들을 최우선 연구 대상으로 꼽았다는 것은, 결국 기업 내부에서 자동화 대체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판단한 영역이라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기업이 무료로 내놓을 교육 커리큘럼을 기다리기보다는, 자신의 기존 업무 파이프라인에 AI를 선제적으로 도입해 툴 이상의 가치를 입증해야 합니다.
산업적 관점에서 볼 때, 이번 컨소시엄 결성은 규제 당국과 여론의 압박을 피하기 위한 고도의 방어적 조치로 풀이됩니다. 주주들에게는 인건비 절감과 효율화를 내세우면서, 한편으로는 일자리 파괴범이라는 사회적 지탄을 피하기 위해 재교육 카드를 꺼내 든 셈입니다. 이 과정에서 자사 AI 툴과 생태계를 미래 교육 표준으로 자연스럽게 침투시키려는 영리한 셈법도 엿보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는 근본적인 모순을 안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AI에 천문학적 자본을 투입하는 본질적인 이유는 인건비 축소를 통한 운영 효율화에 있습니다. 일자리를 줄이기 위해 기술을 만드는 기업이 퇴출 인력의 진로까지 책임진다는 논리는 시장 원리상 지속되기 어렵습니다. 업계 전반의 고용 수요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재교육만으로는 갈 곳을 잃은 인력의 수급 불균형을 해결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출처 (1)
- techtimes.com(새 탭에서 열림)원문tech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