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인간 뇌세포로 AI 만든다: 연구진, '오가노이드 지능' 로드맵 발표
화요일 John Hopkins University 연구진이 이끄는 국제 연구팀이 학술지 Frontiers를 통해 인간 뇌세포 3D 배양체와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를 결합한 '오가노이드 지능' 로드맵을 공개했다. 뇌세포 연결망을 활용해 실리콘 컴퓨터의 물리적 한계를 넘는 바이오 컴퓨팅을 구현하겠다는 구상이다.

대규모 AI 모델 하나를 학습시키는 데 막대한 전력과 인프라가 들어가는 시대, 실리콘 칩이 물리적 한계에 부딪히자 과학자들은 가장 효율적인 연산 장치인 인간의 뇌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교(JHU) 연구진이 주도하는 국제 공동 연구팀은 학술지 프론티어스(Frontiers)를 통해 오가노이드 지능(Organoid Intelligence, OI)이라는 새로운 연구 분야의 로드맵을 발표했습니다. 인간의 뇌세포를 3차원으로 배양한 미니 뇌(뇌 오가노이드)를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술과 결합해 일종의 생체 하드웨어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실리콘의 물리적 한계를 넘어서는 뇌 구조
기존 실리콘 기반 컴퓨터는 미세 공정의 물리적 한계에 직면해 있습니다. 연구 공동 저자인 토마스 하퉁(Thomas Hartung)은 더 이상 좁은 칩 안에 트랜지스터를 집어넣기 어려운 한계에 다다랐다고 지적합니다.
반면 인간의 뇌는 구조 자체가 다릅니다. 논문에 따르면 평균적인 인간 뇌는 약 1000억 개의 신경세포가 10의 15제곱 개 이상의 연결점(시냅스)으로 이어져 있으며, 저장 용량만 약 2500테라바이트에 달합니다. 연산 효율과 에너지 소비 측면에서 현재의 슈퍼컴퓨터보다 월등히 앞섭니다.
실제로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일부 과학자들은 앞서 배양 접시의 뇌세포에 전기 신호를 입출력해 고전 비디오 게임인 '퐁(Pong)'을 플레이하도록 학습시킨 디시브레인(DishBrain) 시스템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단순한 게임 플레이를 넘어 본격적인 바이오 컴퓨팅의 토대를 닦겠다는 계획입니다.
JHU 연구원 레나 스미르노바(Lena Smirnova)는 이미 동기화된 전기 신호를 내뿜고 자극에 반응하는 전기생리학적 활성 오가노이드를 확보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음 단계는 세포와 분자 수준에서 학습이 일어나는 메커니즘을 밝혀내 장기 학습 모델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아울러 연구진은 이 기술이 알츠하이머 같은 신경계 질환 연구나 신약 스크리닝 등 의료 분야에도 즉각 응용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살아있는 뇌세포를 사용하는 만큼, 연구 초기부터 윤리학자와 대중이 함께 참여하는 '임베디드 윤리(embedded ethics)' 체계를 도입해 부작용을 줄이겠다는 방침도 내놨습니다.
왜 중요한가
현재 거대 언어 모델을 돌리기 위해 전 세계 빅테크들이 전력망을 확장하고 막대한 GPU를 사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극도로 낮은 에너지로 고차원 연산을 수행하는 생체 조직 기반의 컴퓨팅은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기술이 일부라도 검증된다면 반도체 중심의 컴퓨팅 생태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던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 사용자나 개발자가 당장 활용할 수 있는 단계와는 거리가 멉니다. 실리콘 칩과 달리 살아있는 세포는 일정한 온도와 영양 공급, 멸균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치명적인 환경적 제약이 따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연구진이 순수 컴퓨팅 외에 신약 개발과 뇌 질환 모델링이라는 실용적인 의료 응용처를 함께 제시한 점이 영리하다고 봅니다. 바이오 컴퓨터 개발이 장기전이 되더라도 의료 분야의 성과를 통해 연구를 지속할 동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배양된 뇌세포 조직의 연산 능력이 고도화될수록 인공 의식이나 생명 윤리에 대한 사회적 반발은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1)
- vice.com(새 탭에서 열림)원문vic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