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뇌세포 깨우는 프린팅 인공 신경 개발, 초저전력 AI 길 연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연구팀이 살아있는 쥐의 뇌세포를 직접 자극해 활성화할 수 있는 유연한 프린팅 인공 뉴런을 개발했다. 나노 전자 잉크로 인쇄된 이 소자는 실제 신경세포와 유사한 복잡한 신호를 만든다. 감각 복원용 신경 임플란트는 물론, 전력 소모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차세대 뉴로모픽 AI 하드웨어의 가능성을 열었다.

최첨단 AI를 훈련하기 위해 발전소 수준의 막대한 전력을 쏟아붓는 동안, 사람의 뇌는 밥 한 끼의 열량만으로 보고 듣고 생각하는 모든 고차원 작업을 끝냅니다. 이 압도적인 에너지 효율 격차를 해결하기 위해 공학자들이 아예 뇌의 물리적 구조를 인쇄해 내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연구팀이 실제 살아있는 쥐의 뇌세포와 직접 신호를 주고받으며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유연한 프린팅 인공 뉴런을 개발했습니다.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에 실렸습니다.
결점을 강점으로 바꾼 나노 전자 잉크
기존 실리콘 반도체는 단단한 판 위에 수십억 개의 똑같은 트랜지스터를 촘촘히 배열해 복잡성을 구현합니다. 한번 만들어지면 스스로 변하지 못합니다. 반면 뇌세포는 부드럽고 다양하며, 학습할 때마다 3차원 네트워크를 유연하게 재구성합니다.
마크 C. 허삼(Mark C. Hersam) 교수팀은 실리콘 대신 반도체 성질의 이황화몰리브덴과 전도성이 뛰어난 그래핀 나노입자로 특수 전자 잉크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에어로졸 제트 프린팅 기술을 사용해 유연한 기판 위에 직접 인쇄했습니다.
개발 과정에서 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골칫거리였던 불순물을 무기로 바꾼 점입니다. 과거 잉크 제조 시 섞여 있던 고분자 물질은 전기 신호를 방해하는 결함으로 여겨졌습니다. 연구팀은 이를 전부 제거하지 않고 적정량 남겨두었습니다. 전류가 흐를 때 이 물질이 제어된 방식으로 변하면서 아주 좁은 전류 통로를 만들어냈고, 그 결과 실제 신경처럼 날카롭고 복잡한 전기 펄스가 발생했습니다.
이 인공 뉴런은 단순한 온오프 신호를 넘어 연속 발화, 군집 발화 등 생체 신경 특유의 정교한 패턴을 만들어냅니다. 신경생물학자들이 쥐의 뇌 조직 절편에 이 신호를 흘려보내자, 살아있는 뇌세포가 신호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정상적으로 반응을 일으켰습니다.
왜 중요한가
우리는 이번 성과가 의료 기기와 차세대 AI 하드웨어라는 두 거대 시장의 오랜 병목을 영리하게 짚어냈다고 봅니다.
첫째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와 신경 보철입니다. 기존에 쓰이던 단단한 실리콘 전극은 부드러운 뇌 조직에 염증과 손상을 일으키기 쉬웠고 생체 신호를 정밀하게 모사하기도 어려웠습니다. 저비용으로 유연하게 인쇄할 수 있으면서 뇌세포와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소자는 청각, 시각, 운동 능력 회복을 위한 차세대 임플란트의 문턱을 크게 낮출 수 있습니다.
둘째는 AI 업계가 맞닥뜨린 치명적인 전력 위기입니다. 허삼 교수의 지적처럼 인간의 뇌는 기존 디지털 컴퓨터보다 에너지 효율이 다섯 자리(10만 배)나 높습니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과 냉각수 소모가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뇌의 신호 전달 방식을 물리적으로 흉내 내는 뉴로모픽 칩은 전력 장벽을 깰 가장 유력한 대안입니다.
물론 아직은 쥐 뇌 조직 절편을 이용한 실험실 단계에 불과합니다. 실제 살아있는 동물 체내에서 장기간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 대규모 인쇄 회로의 수율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는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입니다. 그럼에도 거대한 GPU 클러스터를 무한정 늘리는 대신 뇌의 본질을 복제하려는 시도는 차세대 컴퓨팅의 방향을 정확히 가리키고 있습니다.
출처 (1)
- knowridge.com(새 탭에서 열림)원문knowridg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