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포스 언어모델 '프로젠', 자연 진화 수준의 인공 단백질 합성 성공
세일즈포스 연구팀과 UC샌프란시스코 연구진이 언어모델 '프로젠(ProGen)'을 이용해 기능성 인공 단백질을 처음부터 설계해 냈다. 2억 8천만 개 단백질을 학습해 아미노산을 단어처럼 예측하며, 실제 합성된 분자의 73%가 정상 작동해 대장균을 사멸시키는 데 성공했다.
대규모 언어모델이 이메일을 쓰고 코드를 짜는 단계를 넘어, 자연이 수백만 년 동안 거쳐온 진화의 과정을 모방하기 시작했습니다.
세일즈포스 리서치와 UC샌프란시스코(UCSF), UC버클리 공동 연구진은 과학 저널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를 통해 언어모델 '프로젠(ProGen)'으로 기능성 인공 단백질을 무에서 창조해 냈다고 발표했습니다.
아미노산을 단어로 읽는 언어모델
단백질은 20가지 아미노산이 사슬처럼 길게 연결된 분자입니다. 아미노산이 어떤 순서로 배열되느냐에 따라 3차원 입체 구조가 결정되고, 생체 내에서 어떤 기능을 할지가 정해집니다.
세일즈포스 연구진의 접근법은 직관적이었습니다. 단어가 모여 문장이 되듯, 아미노산이 모여 단백질이라는 문장을 만든다는 점에 착안한 것입니다.
연구팀은 자연계에 존재하는 단백질 서열 2억 8천만 개를 프로젠에 학습시켰습니다. 챗GPT가 문맥을 보고 다음 단어를 맞히듯, 프로젠은 이전 아미노산 배열을 보고 가장 자연스러운 다음 아미노산을 예측하도록 훈련받았습니다.
무작위로 의미 없는 서열이 생성되지 않도록 검증 규칙을 두고, 이번 연구에서는 세균을 잡는 항균 단백질 계열을 특정해 생성을 유도했습니다.
서열이 30% 달라도 대장균을 파괴했다
컴퓨터 화면 속 서열이 실제 실험실에서도 작동할지가 관건이었습니다. 연구진은 AI가 설계한 후보 물질 중 100개를 실험실에서 직접 물리적으로 합성했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100개 중 66개가 달걀흰자나 침 속에 든 천연 라이소자임과 유사한 화학 반응을 보였습니다. 세일즈포스 분석에 따르면 프로젠이 설계한 단백질의 73%가 정상 작동해, 천연 단백질 대조군의 기능 발현율인 59%를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연구진은 반응이 가장 강력한 5개 분자를 골라 실제 대장균 표본에 투입했습니다. 그중 2개 분자가 대장균의 세포벽을 직접 분해해 완전히 사멸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X선 분석 결과는 더 흥미로웠습니다. 이 인공 단백질들은 기존 천연 단백질과 아미노산 서열이 최대 30%나 달랐지만, 3차원 접힘 구조는 천연 단백질과 완벽에 가깝게 일치했습니다. UCSF의 제임스 프레이저 연구원은 오리처럼 보이고 오리처럼 우는 것을 넘어, X선으로 확인해 보니 진짜 오리처럼 걷기까지 한 셈이라며 놀라움을 표했습니다.
왜 중요한가
자연계가 수백만 년 동안 무수한 무작위 돌연변이를 거쳐 획득한 단백질 기능을 신경망이 단 몇 초 만에 재현할 수 있음을 입증했습니다.
복잡한 원자 단위의 3차원 물리 연산을 거치지 않고, 1차원 텍스트 문법 예측이라는 생성형 AI의 기본 원리로 문제를 단순화한 점이 매우 영리합니다. 모델 스스로 데이터 속에 숨은 생물학적 진화 규칙을 깨우친 셈입니다.
연구팀은 이미 류머티즘 관절염이나 다발성 경화증 같은 난치병 치료제 발굴에 프로젠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항생제가 듣지 않는 슈퍼박테리아를 표적 공격하는 맞춤형 효소 설계도 가시권에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인 장벽도 분명합니다. 연구에 참여한 프로플루언트의 알리 마다니 대표가 지적했듯, AI가 유망 분자를 순식간에 수백만 개 뽑아내더라도 이를 연구실에서 직접 합성하고 검증하는 데는 여전히 긴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듭니다.
이제 바이오 신약 개발의 승부처는 '분자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에서 '실험실에서 얼마나 빠르게 검증해 낼 것인가'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출처 (3)
- popularmechanics.com(새 탭에서 열림)원문popularmechanics.com
- newscientist.com(새 탭에서 열림)보도newscientist.com
- salesforce.com(새 탭에서 열림)보도salesforc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