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소송서 공개된 OpenAI 이메일, 2017년부터 올트먼 불신 드러나
일론 머스크의 소송 과정에서 공개된 내부 이메일에 따르면, OpenAI 공동창업자들은 2017년부터 샘 올트먼의 의도를 의심하고 머스크의 독점욕을 경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올트먼이 암호화폐 발행(ICO)을 검토했던 정황과 딥마인드에 대한 경쟁 심리도 함께 공개됐다.

2023년 말 샘 올트먼의 전격 해임과 복귀로 이어진 OpenAI의 내부 분열을 단순한 돌발 사고로 보긴 어렵게 됐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OpenAI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 과정에서 공개된 초기 이메일들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새로 드러난 이메일들은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공동 창업자들은 조직의 주도권을 누가 쥘 것인지, 그리고 비영리 법인에서 영리 기업으로 전환할 것인지를 두고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었습니다.
창업자들 사이의 불신은 이미 그때부터 깊게 뿌리내려 있었습니다.
2017년에 이미 드러난 불신과 권력 다툼
2017년 9월 20일, 핵심 창업 멤버인 그렉 브록먼과 수석 과학자 일리야 수츠케버는 샘 올트먼에게 공동 서명한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두 사람은 메일에서 이번 협상 과정 전반에서 올트먼의 판단을 온전히 신뢰할 수 없었다고 직격했습니다.
이어 AGI 달성이 진정으로 당신의 최우선 동기인지, 이것이 당신의 정치적 야망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날카롭게 따져 물었습니다.
머스크 역시 비판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두 사람은 머스크에게 보낸 메일에서 최종 AGI를 통제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면서도 협상 과정에서는 절대적인 지배권을 요구하고 있다며, 당신이 마음만 먹으면 독재자가 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은 끔찍한 생각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두 실세의 반응도 싸늘했습니다. 머스크의 측근이자 OpenAI 고문이었던 시본 질리스의 메모에 따르면, 올트먼은 이 과정에서 그렉과 일리야에 대한 신뢰를 크게 잃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머스크 역시 이것이 마지막 볏짚(한계선)이라며 따로 나가서 차리든 비영리로 남든 결정하라고 최후통첩을 날렸습니다.
딥마인드에 대한 공포, 마이크로소프트 조롱, 가상자산 발행 검토
이번에 공개된 이메일에는 당시 AI 생태계의 흥미로운 뒷이야기들도 다수 담겨 있습니다.
머스크는 2016년 당시 구글 딥마인드에 대해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딥마인드의 세상을 지배하려는 철학이 승리한다면 끔찍한 재앙이 될 것이라며, 데미스 허사비스가 AGI 독재를 구축할 수 있다고 경계했습니다. 올트먼 역시 2015년에 인류의 AI 개발을 막을 수 없다면 구글이 아닌 다른 주체가 먼저 만드는 편이 낫다고 적었습니다. 또한 딥마인드가 OpenAI 인력을 전원 빼가 조직을 고사시키려 대규모 제안을 준비 중이라는 첩보를 올트먼이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의 최대 파트너인 마이크로소프트와의 관계도 초기엔 험악했습니다. 2016년 마이크로소프트의 파트너십 제안 조건을 본 머스크는 구역질이 난다며, 마이크로소프트의 마케팅 하수인처럼 보이지 않는 대가라면 5000만 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일갈했습니다.
자금난을 타개하기 위해 올트먼은 가상자산공개(ICO)를 추진하자는 아이디어까지 냈으나, 머스크가 조직의 신뢰도를 바닥으로 떨어뜨릴 것이라며 막아섰습니다.
2017년 3000만 달러를 지원했던 주요 기부처 오픈 필란트로피의 반발도 심했습니다. 이사였던 홀든 카노프스키는 비영리로 남는다면 더 큰 자금을 지원할 의향을 내비쳤고, 올트먼은 1억 달러라는 구체적 액수를 던지며 줄다리기를 벌였습니다.
왜 중요한가
이 기록들은 실리콘밸리가 포장해 온 인류를 위한 순수한 AGI라는 서사의 민낯을 여실히 드러냅니다.
일반 이용자나 개발자 입장에서 OpenAI는 거대한 기술 선도 기업으로 보이지만, 내부에서는 창립 초기부터 권력 장악, 정치적 야심에 대한 의심, 자금 확보를 둘러싼 진흙탕 싸움이 일상이었습니다. 2023년 말 올트먼을 축출하려 했던 이사회의 반란은 우발적인 충돌이 아니라, 2017년부터 누적된 불신이 터져 나온 필연적 귀결이었던 셈입니다.
산업적 관점에서도 상징하는 바가 큽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하수인이 되지 않겠다며 분노했던 조직은 결국 천문학적인 컴퓨팅 비용 앞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프라에 종속되었고, 순수 비영리를 외치던 구조는 이제 완전한 영리 법인 전환을 앞두고 있습니다.
우리는 거대 AI 기업들이 내세우는 철학적 약속을 맹신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아무리 거창한 공익적 사명을 내세우더라도, 천문학적인 비용과 상업적 생존 압박 앞에서는 초기 원칙이 언제든 뒤집힐 수 있습니다. OpenAI의 API나 기술에 의존하는 개발사라면 단일 모델에 얽매이지 않고 대안 인프라를 확보해 두는 전략이 필수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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