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MBUX 음성 어시스턴트에 챗GPT 탑재
메르세데스-벤츠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오픈AI 서비스를 통해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챗GPT를 통합하는 베타 프로그램을 미국에서 시작했다. 단순 차량 제어를 넘어 목적지 정보나 일상 대화까지 자연스럽게 처리하며, 음성 데이터는 익명화되어 보호된다.

운전 중 음성 비서에게 목적지를 말했더니 엉뚱한 대답을 내놓거나 정해진 명령어만 요구해 답답했던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이 해묵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습니다. 벤츠는 6월 15일, 자사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MBUX 음성 어시스턴트에 ChatGPT를 통합한다고 발표했습니다. 6월 16일부터 미국 내 MBUX 탑재 차량 90만 대 이상을 대상으로 베타 프로그램을 시작합니다.
말 한마디로 시작하는 90만 대 규모의 베타
이번 베타 참여는 전적으로 선택 사항이며, 서비스 센터를 방문할 필요도 없습니다.
운전자가 차 안에서 "Hey Mercedes, I want to join the beta programme"이라고 말하거나 스마트폰 메르세데스 미(Mercedes me) 앱을 통해 신청하면 무선 업데이트(OTA)로 즉시 활성화됩니다. 이번 테스트는 약 3개월 동안 진행될 예정입니다.
기술 기반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 오픈AI 서비스(Azure OpenAI Service)'입니다. 수집된 음성 데이터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자체 지능형 클라우드에 익명화되어 저장 및 분석됩니다. 메르세데스-벤츠 CTO인 마르쿠스 셰퍼는 고객 데이터 보호를 최우선으로 유지하면서 자동차를 디지털 삶의 중심 공간으로 재정의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단순 명령어를 넘어 일상 대화로
기존 MBUX도 날씨 확인이나 차량 기능 제어, 스마트홈 기기 조작 등에서 뛰어난 편이었지만, 여전히 정해진 규칙과 명령어를 벗어나기 어려웠습니다.
대규모 언어 모델이 결합되면서 차량 비서는 맥락을 파악하고 자연스러운 연속 대화를 이어갈 수 있게 됩니다. 목적지의 유래를 묻거나 퇴근길 저녁 메뉴 추천을 요청하는 등 일상적인 질문도 가능해집니다. 모든 답변은 오디오로 출력되어 운전자가 시선을 도로에 고정한 채 두 손으로 스티어링 휠을 잡고 대화할 수 있습니다.
차량 제어는 검증된 기존 시스템이 맡고, 폭넓은 대화는 ChatGPT가 분담하는 구조입니다.
왜 중요한가
운전자 입장에서는 기계적인 명령어를 외울 필요 없이 말 그대로 '대화'하듯 차를 다룰 수 있게 된다는 점이 가장 반갑습니다. 장거리 주행 시 훌륭한 말동무나 정보 검색 도구가 될 수 있지만, 생성형 AI의 특성상 그럴듯한 거짓말을 할 위험이 있으므로 정확한 차량 정비 정보나 긴급 상황 안내는 기존 기능을 참고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산업 측면에서 보면 메르세데스-벤츠의 이번 협업은 매우 영리해 보입니다. 수조 원을 들여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을 직접 개발하는 대신, 마이크로소프트의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를 활용해 데이터 주권과 보안을 챙기면서 가장 발전된 AI를 즉각 차 안으로 들여왔기 때문입니다. 이는 전통 완성차 업체들이 빅테크에 주도권을 완전히 뺏기지 않으면서도 첨단 AI를 빠르게 접목할 수 있는 모범 사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운전 중에 너무 긴 음성 답변을 듣는 것이 오히려 운전자의 주의를 분산시킬 수 있다는 잠재적 문제가 있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미국에서 3개월 동안 한정 테스트를 거치며 실제 사용 패턴을 검증하겠다고 나선 것은 이러한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는 현실적인 판단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출처 (1)
- media.mercedes-benz.com(새 탭에서 열림)원문media.mercedes-ben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