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구글 AI 에이전트 도입: 대화 기억하는 차량 내비게이션 탑재
메르세데스-벤츠가 구글 제미나이 기반의 자동차 AI 에이전트를 MBUX 가상 비서에 도입한다고 밝혔습니다. 운전 중 나눈 다중 턴 대화를 기억해 자연스러운 길 안내와 장소 추천을 제공하며, 연내 출시될 신형 CLA와 MB.OS에 첫 적용됩니다.

운전 중 차량 음성 내비게이션을 쓰다 보면 가장 답답한 순간은 바로 직전 대화를 기억하지 못할 때입니다. "근처 주유소 찾아줘"라고 말한 뒤 "제일 싼 곳은 어디야?"라고 덧붙이면 문맥을 전혀 알아듣지 못하고 오류를 뿜어내기 일쑤였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가 이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글(Google)과 손을 잡았습니다. 뉴욕에서 열린 NRF 2025 행사에서 벤츠는 MBUX 가상 비서(MBUX Virtual Assistant)에 구글 기술 기반의 대화형 내비게이션 에이전트를 도입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기능은 올해 말 출시될 신형 메르세데스-벤츠 CLA와 새로운 차량용 운영체제인 MB.OS를 통해 공식 데뷔할 예정입니다.
대화 문맥을 기억하는 MBUX
이번 시스템의 핵심 엔진은 구글 클라우드의 자동차용 AI 에이전트(Automotive AI Agent)입니다. 버텍스 AI(Vertex AI) 기반의 제미나이(Gemini) 모델을 자동차 환경에 맞춰 구축했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음성으로 복잡한 다중 턴(multi-turn) 대화를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시스템이 대화 내용을 메모리에 저장해 두기 때문에, 운전자는 목적지로 이동하는 내내 이전 대화를 참조하며 대화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다만 시동을 끈 후에도 해당 대화 데이터가 저장되는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또한 전 세계 약 2억 5,000만 개 장소 정보와 하루 1억 건 이상의 실시간 업데이트를 처리하는 구글 지도의 방대한 데이터를 그대로 끌어옵니다.
예를 들어 특정 주행 경로를 따라 이탈리아 식당 목록을 찾은 뒤, 이용자 평점이 가장 좋은 곳을 확인해 바로 경로로 설정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습니다.
구글 CEO 순다르 피차이는 이를 두고 에이전트형 자율 AI가 자동차 산업을 변화시키는 시작점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포르쉐 같은 경쟁 완성차 브랜드도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지원하지만, 구글 지도의 상세 리뷰나 방대한 POI 데이터까지 유기적으로 연동하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니어 미디어(Near Media)의 공동 창업자 그렉 스털링이 짚었듯, 너무 복잡한 복합 질문을 던질 경우 데이터 부족으로 답변할 수 없다는 안내를 받는 등 아직 한계도 존재합니다.
왜 중요한가
벤츠 운전자에게 차량 내 음성 제어는 단순한 오디오나 에어컨 조작 스위치에서 벗어나 실제 동승자처럼 소통하는 내비게이션 길잡이로 진화하게 됩니다. 드라이브 중 경로 주변의 맛집을 즉석에서 찾고 비교하는 작업의 피로도가 크게 줄어들 것입니다.
자동차 업계 전체로 보면, 전통 완성차 제조사가 첨단 소프트웨어 경쟁에서 빅테크와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입니다. 거대언어모델과 전 세계 장소 데이터를 자동차 회사가 독자적으로 구축하고 유지하는 것은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벤츠가 자체 차량 OS의 뼈대는 유지하되 AI와 검색 인프라는 구글에 맡기는 실리적인 선택을 했다고 봅니다. 하지만 콕핏 경험의 핵심인 대화형 인터페이스와 이용자 접점을 빅테크에 내어줌으로써 장기적인 데이터 주도권 경쟁에서 종속될 위험도 함께 안게 되었습니다.
출처 (1)
- mediapost.com(새 탭에서 열림)원문mediapo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