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보스에 머신러닝을 입히다: Eidos, 비헤이비어 트리 대체 실험 공개
Eidos-Sherbrooke 연구진이 Unreal Fest 2022에서 언리얼 엔진의 EQS와 머신러닝을 결합한 적 AI 데모를 선보였다. 복잡한 비헤이비어 트리를 직접 수정하지 않고도 AI의 행동과 난이도를 손쉽게 조절할 수 있어, 무조건 강한 AI 대신 재미있는 도전을 만드는 데 집중할 수 있다.

게임 속 보스가 너무 불합리하게 강해서 패드를 던지고 싶었거나, 반대로 움직임이 뻔히 보여서 금방 질려버린 경험이 다들 있을 것입니다. 그동안 이 적당한 긴장감을 맞추기 위해 기획자와 프로그래머는 복잡한 조건문이 얽힌 거대한 코드 나무를 붙잡고 씨름해야 했습니다.
Unreal Fest 2022에서 에이도스-셔브룩의 머신러닝 전문가 로맹 트라셸과 알렉상드르 페이로는 다른 해법을 들고나왔습니다. 언리얼 엔진의 환경 쿼리 시스템(EQS)에 머신러닝 모델을 결합해 게임 속 적의 의사결정을 자동화하는 실험을 선보였습니다.
언리얼 엔진을 눈과 귀로, 머신러닝을 두뇌로
기존 게임 AI는 대부분 행동 트리(Behavior Tree)를 기반으로 작동합니다. 경우의 수에 따라 가지를 뻗어나가는 방식이라, 난이도를 조금만 손보려 해도 수많은 변수를 일일이 수정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습니다.
연구진은 역할을 둘로 나눴습니다. 언리얼 엔진의 EQS가 맵의 공간 데이터를 수집하는 눈과 귀 역할을 맡고, 머신러닝 모델이 두뇌가 되어 상황에 맞게 행동을 판단하도록 구성했습니다.
시연된 게임은 구슬을 모으며 적을 피하는 팩맨 스타일의 추격전이었습니다. 여기서 적의 행동은 정해진 스크립트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개발자가 추격 강도를 높이고 싶다면, 복잡한 트리 구조를 건드릴 필요 없이 EQS 테스트의 기준값 하나만 올려주면 됩니다.
너무 똑똑한 AI는 게임을 망친다
머신러닝으로 사람을 압도하는 인공지능을 만드는 것은 이미 딥블루나 알파스타를 통해 입증되었습니다. 하지만 게임에서는 적이 지나치게 효율적으로 움직이면 오히려 재미가 급격히 떨어집니다.
연구진이 플레이어의 동선과 점수를 예측하는 모델을 시험했을 때, AI는 아주 영리하게도 점수 구슬이 있는 위치에서만 머무르는 이른바 캠핑 전략을 택했습니다. 승률을 높이는 데는 완벽했지만, 쫓고 쫓기는 긴장감이 사라져 플레이가 지루해졌고 결국 이 모드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연구진의 목표는 초인적인 봇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개발 도구를 편하게 만드는 데 있습니다. 게임 테스트 전문 기업 Modl.ai의 공동 창업자 줄리안 토겔리우스 역시 AI를 이 분야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머신러닝 봇을 이용해 그래픽 오류나 클리어가 불가능한 지형을 찾아내고 있으며, 실제 플레이어처럼 행동하는 딥러닝 봇을 개발 중입니다.
왜 중요한가
우리는 이 연구가 게임 AI의 본질적인 목적을 잘 짚었다고 생각합니다. 플레이어가 원하는 것은 자신을 처참하게 짓밟는 무적의 적이 아니라, 적당히 긴장감을 주면서도 이길 수 있는 여지를 남겨주는 훌륭한 스파링 파트너이기 때문입니다.
승리만을 목표로 훈련된 머신러닝 모델은 캠핑처럼 게임의 흥미를 떨어뜨리는 꼼수를 부리기 쉽습니다. 에이도스-셔브룩의 접근이 영리한 이유는 새로운 엔진을 강요하지 않고, 이미 널리 쓰이는 언리얼 엔진의 EQS라는 프레임워크 안에 머신러닝을 슬라이더 형태로 녹여내 개발자의 조작 편의성을 높였다는 점입니다.
다만 결과 예측이 어려운 블랙박스 모델의 특성상, 정밀한 연출과 템포 조절이 생명인 대작 스토리 게임의 보스전에 곧바로 전면 도입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당분간은 Modl.ai가 보여준 것처럼 맵의 오류를 점검하고 난이도의 상한선을 측정하는 품질 테스트(QA) 영역에서 먼저 실질적인 가치를 증명할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2)
- cacm.acm.org(새 탭에서 열림)원문cacm.acm.org
- wired.com(새 탭에서 열림)보도wire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