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카메론, '듄' 같은 대작 영화 계속 만들려면 AI 도입 필수
영화감독 제임스 카메론은 팟캐스트를 통해 '듄'이나 '아바타' 같은 대규모 시각효과 영화를 계속 제작하려면 AI로 제작비를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AI가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작업 속도를 두 배로 높이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화 '터미네이터'를 연출하고 지난 2023년까지만 해도 "내가 1984년에 이미 경고하지 않았느냐"며 AI의 위험성을 경고했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생성형 AI에 대한 입장을 바꿨습니다.
메타의 최고기술책임자 앤드루 보즈워스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Boz to the Future'에 출연한 카메론 감독은 AI를 옹호하게 된 배경으로 매우 현실적인 이유, 바로 제작비를 꼽았습니다.
그는 '듄'이나 '아바타'처럼 엄청난 시각효과가 들어가는 시각적 대작 영화를 앞으로도 계속 만들려면, 영화 제작비를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줄여야 하며 AI가 유일한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인력 감축이 아닌, 컷 완성 속도를 두 배로
카메론 감독은 지난해 9월 이미지 생성 모델 스테이블 디퓨전을 개발한 스태빌리티 AI의 이사회에 합류한 바 있습니다. 과거처럼 직접 회사를 차리기보다, 경쟁력 있는 AI 기업 내부로 들어가 개발자들의 생각과 개발 주기를 파악하고 이를 시각효과 파이프라인에 통합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는 팟캐스트에서 비용을 절반으로 줄인다는 말이 시각효과 업체의 인력을 절반으로 자르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의 구상은 특정 컷의 작업 완료 속도를 두 배로 끌어올리는 것입니다. 제작 주기가 빨라지면 아티스트들이 더 많은 창의적 작업을 빠르게 이어갈 수 있고, 결과적으로 전체 프로덕션 비용이 절감된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각본 작업에 AI를 쓰는 것에는 여전히 선을 그었습니다. 육체가 없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삶과 사랑, 두려움에 대해 남들이 한 말을 짜깁기해 내놓는 텍스트로는 관객의 마음을 감동시킬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습니다.
학습 데이터가 아니라 산출물을 규제해야
최근 인터넷을 달군 지브리풍 이미지처럼 특정 창작자의 스타일을 모방하는 프롬프트에 대해 카메론 감독은 솔직한 거부감을 드러냈습니다. '제임스 카메론 스타일로', '잭 스나이더 스타일로'라는 프롬프트를 보면 약간 메스꺼움을 느낀다고 털어놓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인간 창작자의 두뇌 역시 똑같은 방식으로 작동한다고 인정했습니다. 본인 역시 영화를 연출할 때 머릿속으로 리들리 스콧이나 스탠리 큐브릭, 조지 밀러의 스타일을 떠올리며 일종의 프롬프트를 실행한다는 것입니다.
할리우드의 가장 뜨거운 감자인 AI 학습 데이터 저작권 문제에 대해서도 파격적인 의견을 냈습니다. 업계와 규제 당국이 초점을 완전히 잘못 맞추고 있으며, 입력 데이터가 아니라 최종 산출물을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인간 역시 살아오며 경험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작동하는 1.6kg짜리 단백질 컴퓨터에 불과하다는 비유를 들었습니다. 각본가가 스타워즈를 그대로 베끼면 표절로 소송을 당하는 것처럼, AI 역시 학습 단계의 데이터를 통제할 것이 아니라 결과물이 원작을 침해했는지를 법적으로 따져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또한 오픈AI나 메타 같은 거대 기술 기업들은 80억 소비자를 위한 제품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어 영화 산업에는 큰 관심이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결국 영화계가 자체적으로 시각효과 워크플로에 맞는 전문 도구를 찾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왜 중요한가
이번 발언이 지닌 무게감은 발화자가 제임스 카메론이라는 점에서 비롯됩니다. 그는 지난 수십 년간 '터미네이터 2', '타이타닉', '아바타'를 통해 할리우드 특수효과 기술의 표준을 직접 써 내려간 인물입니다.
그런 거장마저 AI 도입을 불가피하다고 선언한 것은, 천문학적으로 치솟은 블록버스터 제작비가 이제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보여줍니다. 흥행 실패 한 번에 스튜디오가 휘청거리는 구조 속에서 대형 시각효과 영화의 생존을 위해 AI가 필수가 되었다는 진단입니다.
학습 데이터가 아닌 산출물을 기준으로 규제하자는 그의 주장은 저작권 갈등에 묶여 있는 업계에 매우 실용적인 시각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이는 지난 할리우드 총파업을 거치며 권리를 지키려 했던 창작자 및 노동조합의 반발을 부를 수 있는 논쟁적인 지점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보기에 작업 속도를 두 배로 올려 창작자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겠다는 그의 구상은 다소 이상적입니다. 역사적으로 작업 효율이 두 배로 개선되었을 때, 스튜디오 경영진은 아티스트에게 멋진 작업을 더 시키기보다 고용 인원과 예산을 먼저 삭감해 왔기 때문입니다.
출처 (2)
- kotaku.com(새 탭에서 열림)원문kotaku.com
- hollywoodreporter.com(새 탭에서 열림)보도hollywoodreporter.com
토픽 추적제임스 카메론의 할리우드 AI 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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