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메인 'AI 핀', 일일 반품량이 판매량 추월…실사용 7천 대 불과
더 버지 보도에 따르면 휴메인의 'AI 핀' 일일 반품 수가 판매량을 넘어섰다. 누적 매출 900만 달러 중 100만 달러 이상이 환불되었으며, 고객 손에 남은 기기는 약 7,000대에 불과하다. 반품 기기는 통신사 제약으로 재판매도 불가능해 폐기물로 전락하면서, 2억 달러를 투자받은 회사가 매각을 모색 중이다.

옷에 착용하는 699달러짜리 AI 하드웨어로 큰 기대를 모았던 휴메인(Humane)의 'AI 핀(AI Pin)'이 출시 몇 달 만에 매일 팔리는 수량보다 반품되는 수량이 더 많은 심각한 위기에 빠졌습니다.
더 버지(The Verge)가 입수한 휴메인 내부 판매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8월 사이 AI 핀의 일일 반품 수가 판매량을 추월했습니다. 6월 기준 반품되지 않고 고객 손에 남아 있던 기기는 약 8,000대였으나, 현재는 약 7,000대 수준으로 더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누적 반품액 100만 달러 돌파, 문제는 반품 기기를 재판매도 못 해
애플 출신 베테랑 임란 초드리(Imran Chaudhri)와 베서니 본조르노(Bethany Bongiorno) 부부가 설립한 휴메인은 오픈AI CEO 샘 올트먼과 세일즈포스 CEO 마크 베니오프 등 실리콘밸리 거물들로부터 2억 달러 이상의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입니다. 회사는 당초 첫해 10만 대 출하를 목표로 세웠습니다.
하지만 실제 성적은 초라합니다. 기기와 액세서리를 포함한 누적 매출은 900만 달러를 조금 넘겼고, 실제 배송된 물량은 1만 대 수준에 불과합니다. 배송 전 취소된 주문만 약 1,000건에 달하며, 반품된 제품 금액은 이미 100만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더 치명적인 문제는 반품 처리 구조입니다.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고객이 반품한 기기는 재정비(리퍼비시)를 거쳐 다시 판매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협력 이동통신사인 T-모바일(T-Mobile)의 전산 한계로 인해, 한 번 특정 사용자에게 귀속된 AI 핀은 새로운 사용자에게 다시 할당하는 것이 현재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반품된 기기들은 고스란히 전자 쓰레기로 창고에 쌓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휴메인 대변인은 재무 데이터를 포함해 보도 내용에 부정확한 부분이 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틀렸는지는 밝히지 않은 채 법무팀에 넘기겠다고만 답변했습니다.
무시된 사전 경고와 연이은 핵심 인재 이탈
사실 참사는 예견되어 있었습니다. 정식 출시 전 창업자의 가족, 지인, 투자자, 직원 등 소규모 알파 테스터들에게 기기를 지급했을 때부터 이미 불만이 쏟아졌습니다. 한 테스터는 고객 지원팀에 제품이 혼란스럽고 답답하며 데모 영상의 기능을 전혀 구현하지 못한다고 호소했습니다. 내부 관계자는 당시 부정적인 피드백이 회사에 총알처럼 박혔다고 전했으나, 경영진은 출시를 강행했습니다.
출시 직후 테크 리뷰어 마키스 브라운리(MKBHD)가 자신이 리뷰한 제품 중 최악이라고 평가하는 등 혹평이 쏟아졌습니다. 이후 조직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최근 고객 경험 디렉터 토리 가이켄(Tori Geiken)이 사내 슬랙에서 예고 없이 사라졌으며, 올해 들어 엔지니어링 VP 제레미 워너, 전 CTO 패트릭 게이츠 등 핵심 기술 임원들이 잇따라 회사를 떠났습니다. 휴메인은 현재 생존을 위해 기존 투자자들과 전환사채 발행을 논의 중이며, HP 등으로의 매각설도 제기된 상태입니다.
왜 중요한가
새로운 폼팩터의 생성형 AI 전용 하드웨어에 관심을 가졌던 일반 소비자라면, 지금 시점에서는 지갑을 닫는 것이 현명합니다. 699달러의 기기 가격에 매달 통신 구독료까지 내면서, 반응이 느리고 발열이 심하며 일상적인 명령조차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미완성 기기를 쓸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산업 전체로 보면 휴메인의 위기는 스마트폰을 대체하겠다며 쏟아져 나온 독립형 AI 하드웨어 열풍에 강력한 경종을 울립니다. 스마트폰이라는 막강한 디바이스 생태계를 벗어나 화면도 없는 초소형 폼팩터에서 배터리, 발열, 통신 지연시간의 한계를 극복하는 일이 얼마나 비현실적인 도전이었는지를 증명합니다.
우리는 휴메인의 치명적인 실책이 소프트웨어 완성도뿐 아니라 하드웨어 운영 비즈니스의 기본기 부재에 있다고 봅니다. 통신사 연동 문제로 반품된 기기를 재판매조차 하지 못해 재고가 곧바로 손실로 이어지는 구조는 스타트업의 현금 흐름을 순식간에 말려버립니다. 아무리 화려한 애플 출신 이력과 2억 달러의 투자금이라도, 소비자의 실질적인 문제를 단 하나도 해결하지 못하는 제품을 지켜줄 수는 없어 보입니다.
출처 (1)
- theverge.com(새 탭에서 열림)원문theverg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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