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1Mb DNA 서열 분석하는 단일 염기 해상도 모델 '알파게놈' 공개
구글 연구팀이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통합 DNA 서열 모델 '알파게놈(AlphaGenome)'을 발표했다. 1Mb 길이 서열을 입력받아 단일 염기 해상도로 11개 양식의 조절 효과를 예측하며, 26개 변이 평가 중 25개에서 최고 성능을 달성해 98%에 달하는 비암호화 유전 변이 해석을 크게 앞당겼다.

인간 게놈의 98% 이상은 단백질을 직접 만들지 않는 비암호화 영역입니다. 한때 쓸모없는 부분으로 치부되기도 했지만, 실제로는 유전자가 언제 켜지고 꺼질지 조절하는 핵심 스위치 역할을 합니다. 질병을 유발하는 많은 유전 변이 역시 이 비암호화 영역에 숨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AI로 분석하는 일은 오랜 딜레마에 부딪혀 있었습니다. 단일 염기 수준의 정밀한 해상도를 얻으려면 짧은 서열만 넣어야 했고, 멀리 떨어진 조절 요소를 보려고 입력 길이를 늘리면 예측 결과가 수십, 수백 염기 단위로 뭉개져 버렸기 때문입니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된 논문에서 이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통합 모델 AlphaGenome이 공개되었습니다. 이 모델은 무려 100만 염기쌍(1 Mb)의 긴 DNA 서열을 통째로 입력받아, 단일 염기 수준의 해상도로 11가지 생물학적 양상에 대한 수천 개의 유전체 트랙을 한 번에 예측합니다.
100만 염기 통째로 읽고 단일 염기까지 짚어낸다
AlphaGenome의 핵심 도약은 서열 길이와 예측 해상도 사이의 타협을 없앴다는 점입니다.
1 Mb라는 길이가 중요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인간 게놈에서 검증된 인핸서와 유전자 상호작용의 약 99%가 바로 1 Mb 거리 안에서 일어납니다. 이 범위를 한 번에 보지 못하면 멀리서 작동하는 조절 스위치를 놓치기 쉽습니다.
기존의 SpliceAI 같은 특화 모델은 염기 단위 예측이 가능했지만 입력 길이가 10 kb 안팎에 불과했습니다. 반대로 Enformer나 Borzoi 같은 모델은 수십만 염기를 다룰 수 있었지만 해상도가 32bp나 128bp 단위로 낮아져 정밀한 조절 신호를 세밀하게 포착하기 어려웠습니다.
AlphaGenome은 U-Net 구조를 기반으로 삼아, 국소적 패턴을 잡는 합성곱 신경망과 원거리 상호작용을 학습하는 트랜스포머를 결합했습니다. 연구팀은 상호 연결된 TPU v3 8대를 활용한 서열 병렬 처리 기법을 통해 1 Mb 전체 서열에 대한 단일 염기 해상도 학습을 구현해 냈습니다.
이를 통해 선형 유전체 트랙을 위한 1차원 임베딩은 물론, 염색질의 3차원 접촉 지도를 그리는 2차원 임베딩까지 동시에 만들어냅니다.
26개 벤치마크 중 25개에서 최고 성능 달성
또 다른 강점은 여러 기능을 하나로 묶은 통합성입니다.
AlphaGenome은 인간과 쥐의 게놈 데이터를 함께 학습하여 인간 5,930개, 쥐 1,128개의 유전체 트랙을 동시에 예측합니다. 유전자 발현, 전사 시작, 염색질 접근성, 히스톤 변형, 전사인자 결합, 3차원 구조, 그리고 정교한 스플라이싱 패턴까지 11개 분야를 아우릅니다.
일반적으로 여러 작업을 한 번에 처리하는 범용 모델은 특정 작업만 파고든 전용 모델보다 성능이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AlphaGenome은 이 통념을 깼습니다.
유전체 트랙 예측 평가 24개 중 22개에서 최고 성능을 냈고, 변이 효과 예측 평가에서는 26개 중 25개에서 기존 최고 모델들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성능을 보였습니다. 임상적으로 중요한 TAL1 암 유전자 주변 변이를 다룬 테스트에서도 다중 양상을 동시에 분석해 변이 메커니즘을 정확하게 재현했습니다.
왜 중요한가
우리는 AlphaGenome이 그동안 여러 도구로 쪼개져 있던 유전체 기능 분석을 거대 통합 프레임워크로 전환한 결정적 분기점이라고 봅니다.
의학 및 생물학 연구자 입장에서 비암호화 영역의 질병 변이를 해석하는 작업은 늘 파편화된 도구들을 오가며 퍼즐을 맞추는 일이었습니다. 스플라이싱 변화를 보려다 염색질 3차원 구조의 변화를 놓치기 일쑤였습니다. AlphaGenome을 쓰면 하나의 서열을 넣는 것만으로 11개 층위의 영향을 한 화면에서 조망할 수 있어, 희귀 질환이나 암 표적을 발굴하는 속도가 획기적으로 빨라집니다.
AI 아키텍처 관점에서도 긴 서열 병렬화와 하이브리드 트랜스포머 설계를 통해 범용 모델의 성능 저하 문제를 영리하게 해결했습니다.
다만 현실적인 한계도 뚜렷합니다. 1 Mb 서열을 단일 염기 해상도로 다루는 방대한 구조 특성상 연산 비용이 매우 커서 일반 연구실이 자체적으로 모델을 미세조정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연구팀이 예측 도구를 공개해 진입 장벽을 낮추기는 했지만, 컴퓨터의 예측 결과가 실제 실험실의 검증을 거쳐 치료제 개발로 이어지기까지는 여전히 긴 호흡의 검증 과정이 필요해 보입니다.
출처 (1)
- nature.com(새 탭에서 열림)원문na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