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규어 AI, 가정용 3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피규어 03' 공개
피규어 AI가 가정 환경과 대량 생산에 맞춘 3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피규어 03'을 발표했다. 자체 비전-언어-행동 AI인 힐릭스(Helix)에 맞춰 개발됐으며, 3그램의 미세 압력을 감지하는 촉각 센서와 발바닥 2 kW 무선 충전을 지원한다. 전용 공장인 BotQ를 통해 연간 12,000대 규모 양산을 추진한다.

니트를 입은 휴머노이드
연구실 바닥에서 쇠붙이 소리를 내며 걷던 로봇의 시대는 끝났을지도 모릅니다.
피규어(Figure)가 10월 9일 3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피규어 03(Figure 03)'을 공개했습니다. 가장 먼저 시선을 끈 것은 외형입니다. 차가운 금속 대신 탈부착과 세탁이 가능한 니트 직물 외장재를 둘렀고, 티저 영상에서는 다섯 가지 색상의 옷을 갈아입는 모습까지 선보였습니다.
하지만 핵심은 겉모습이 아니라 내부의 완전한 재설계에 있습니다. 피규어 03은 전작인 피규어 02 대비 무게를 9% 줄이고 부피도 눈에 띄게 줄였습니다. 관절 틈새에는 다밀도 폼을 덧대어 손 끼임 사고를 방지했고, 몸체 내부의 배터리는 UN38.3 안전 인증을 통과해 가정 내 화재 위험을 낮췄습니다. 한 번 충전으로 최대 5시간 연속 구동이 가능합니다.
클립 무게를 감지하는 손끝 센서
가정용 환경은 공장보다 훨씬 불규칙합니다. 피규어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자체 비전-언어-행동(VLA) 모델인 헬릭스(Helix)에 맞춘 센서 체계를 구축했습니다.
시판 촉각 센서의 내구성 한계를 확인한 피규어는 자체 1세대 촉각 센서를 개발해 장착했습니다. 손끝 센서는 단 3g의 미세한 압력까지 감지할 수 있습니다. 손가락 위에 종이클립 하나가 얹혀 있는 무게를 알아채는 수준입니다. 덕분에 물건이 손에서 미끄러지기 직전의 미세한 변화를 감지해 계란이나 얇은 금속판을 깨뜨리지 않고 쥡니다.
손바닥 안쪽에는 초광각 저지연 카메라를 심었습니다. 싱크대 밑이나 찬장 깊숙한 곳에 손을 집어넣어 머리의 메인 카메라 시야가 가려지더라도, 손바닥 카메라를 통해 작업을 끊김 없이 이어갈 수 있습니다. 배터리가 떨어지면 발바닥의 2kW 무선 유도 충전 코일을 이용해 충전 패드 위에 올라서기만 하면 충전과 10Gbps 밀리미터파(mmWave) 데이터 전송을 동시에 처리합니다.
자체 공장 BotQ에서 연간 1만 2000대 양산
피규어 03이 가져온 가장 산업적인 변화는 제조 방식의 전환입니다.
피규어 02까지는 시제품 제작에 주로 쓰이는 CNC 절삭 가공에 의존했지만, 03부터는 자동차 양산에 쓰이는 다이캐스팅, 사출 성형, 스탬핑 공정을 대대적으로 도입했습니다. 초기 금형 비용은 막대하지만, 대량 생산 시 대당 제조 단가를 파격적으로 낮출 수 있는 방식입니다.
이를 위해 피규어는 자체 로봇 전용 제조 공장인 'BotQ'를 세웠습니다. 초기 라인에서 연간 1만 2000대를 생산하고, 향후 4년간 총 10만 대를 생산한다는 계획입니다. 액추에이터, 센서, 배터리 등 핵심 모듈을 모두 내재화했습니다. 앞서 브렛 애드콕 CEO는 피규어 02가 BMW X3 생산 라인에서 5개월 동안 매일 10시간씩 투입되었다고 밝혔는데, 액추에이터 구동 속도가 2배 빨라진 03은 물류 및 조립 라인에서도 훨씬 빠른 사이클 타임을 낼 것으로 보입니다.
왜 중요한가
우리는 피규어 03이 휴머노이드를 '실험실의 연구 프로젝트'에서 '실제 양산 가능한 가전·산업 하드웨어'로 전환시킨 이정표라고 봅니다.
일반 소비자가 당장 구매해 거실 청소를 맡기기에는 시기상조이지만, 직물 소재를 통한 불쾌한 골짜기 완화, 도구 없는 부품 교체, 발바닥 무선 충전 등은 인간 공간에 로봇이 안착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아주 실용적인 답을 내놓았습니다. 3g 단위의 촉각 제어와 손바닥 비전 피드백은 복잡한 일상 가사 노동을 자동화하는 데 필수적인 기반이 됩니다.
업계 전반으로 보면 테슬라 옵티머스나 기존 로봇 스타트업에 상당한 압박입니다. 단순히 AI 두뇌만 똑똑해서는 경쟁이 되지 않으며, 전용 양산 공장을 짓고 금형 기반으로 단가를 낮추는 하드웨어 파이프라인을 갖췄는지가 새로운 경쟁 축이 되었습니다.
다만 금형 기반 양산 체제는 양날의 검입니다. 대규모 설비 투자가 들어간 만큼, 향후 헬릭스 모델의 진화에 맞춰 관절 구조나 센서 규격을 크게 뜯어고쳐야 할 상황이 발생하면 막대한 재설계 비용을 치러야 합니다. 피규어는 현재의 하드웨어 폼팩터가 다음 세대 AI를 감당하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과감한 베팅을 던진 셈입니다.
출처 (1)
- figure.ai(새 탭에서 열림)원문figure.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