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법원의 판단: AI 생성 이미지도 저작권 보호 대상
베이징 인터넷 법원이 AI 생성 이미지라도 인간의 독창적 지적 투입이 반영되었다면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다고 판결했다. 프롬프트 작성과 파라미터 조절, 이미지 선택 과정을 도구를 이용한 창작 행위로 인정한 것으로, 저작권을 인정하지 않는 서구권 입장과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

AI 모델에 프롬프트를 입력해 뽑아낸 이미지는 과연 사람의 저작물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
서구 사법 당국이 완강하게 선을 긋고 있는 가운데, 중국 법원에서 이를 뒤집는 상징적인 판결이 나왔습니다.
이번 주 베이징인터넷법원은 AI로 생성한 이미지 세트가 독창성을 지니고 있으며, 인간의 지적 투입을 반영한 저작권법상 저작물에 해당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샤오훙수 이미지를 둘러싼 저작권 분쟁
사건의 발단은 원고인 리 모 씨가 AI 모델로 일본 여고생 아이돌 스타일의 이미지를 생성해 중국 소셜 플랫폼 샤오훙수에 올리면서 시작됐습니다.
이후 한 블로거가 해당 이미지를 무단으로 가져가 변형 이미지를 생성한 뒤 공개했고, 리 씨는 저작권 침해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베이징인터넷법원은 리 씨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법원은 캐릭터의 표현 방식, 프롬프트 선택,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한 최종 이미지 선별 과정에 리 씨의 지적 노력이 투입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법원은 사람이 AI 모델을 사용해 그림을 생성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도구를 사용해 창작하는 행위와 다를 바 없다고 명시했습니다. 인간의 독창적인 지적 투입이 반영된 이상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저작물로 봐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서구권과 완전히 갈라진 판결 흐름
이번 판결은 인간 저작자 요건을 엄격히 요구해 온 서구 사법부의 입장과 뚜렷한 대조를 이룹니다.
미국 저작권청은 AI 이미지를 활용한 만화책 사건에서 텍스트의 저작권만 인정하고 AI 이미지 자체의 저작권은 취소한 바 있습니다. 미국 법원 역시 AI 생성물에 대한 저작권 등록 거부를 일관되게 지지해 왔습니다.
발명가 스티븐 탈러가 추진했던 AI 발명품 특허 출원도 미국, 영국, 유럽에서 모두 기각됐습니다. 유일하게 특허를 승인한 국가는 남아프리카공화국뿐이었는데, 이는 관련 법에 발명자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홍콩대학교 장후웨이 법학 교수는 X를 통해 이번 판결이 중국의 친기업적이고 성장 중심적인 AI 규제 기조를 보여준다고 분석했습니다. 장 교수는 중국이 엄격한 규제를 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최종 입법 과정에서 규제가 대폭 완화되었으며, 잠정 조치 발효 2주 만에 바이두와 센스타임 등 8개 기업의 챗봇 서비스 출시를 허가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왜 중요한가
상업용 그래픽 작업이나 콘텐츠 제작에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창작자에게는 실질적인 무기가 생긴 셈입니다.
지금까지는 AI로 뽑아낸 이미지를 누군가 도용해도 법적으로 제재하기 어려웠지만, 적어도 중국 사법 관할 안에서는 프롬프트 설정과 파라미터 조정을 통한 권리 주장이 가능해졌습니다. 다만 소송에서 이를 입증하려면 작업 과정의 프롬프트 기록과 선별 이력을 꼼꼼히 보관해야 하는 부담이 따릅니다.
산업 측면에서는 지식재산권을 둘러싼 미중 간의 격차가 확연해졌습니다. 미국이 전통적인 창작자 원칙을 고수하며 AI 결과물을 공공재 영역에 묶어두는 사이, 중국은 산업 활성화를 위해 발 빠르게 저작권 보호 울타리를 쳤습니다.
AI를 붓이나 카메라 같은 창작 도구로 해석한 베이징 법원의 판단은 꽤 실용적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프롬프트 입력과 이미지 선별을 어느 수준까지 인간의 지적 투입으로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모호하다는 약점이 있습니다. 자칫하면 대량 생성된 AI 이미지를 무기로 삼는 저작권 기획 소송이 난립할 위험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출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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