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다이내믹스, 구글 제미나이 품은 스팟의 가사 청소 시연 공개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구글 제미나이 로보틱스-ER 1.5를 탑재한 사족보행 로봇 '스팟'의 실내 정리 시연을 공개했다. 기존의 복잡한 상태 머신 프로그래밍 대신 자연어 프롬프트와 API 도구를 활용해 신발과 캔을 자율적으로 치우도록 했다. 산업용 로봇이 파운데이션 모델을 통해 실생활 환경으로 확장하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공장과 발전소의 거친 현장을 누비던 산업용 로봇개가 일반 가정집 거실에서 널브러진 신발을 정리하는 모습은 꽤나 신선합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4월 14일, 구글의 시각 언어 모델인 제미나이 로보틱스-ER 1.5를 탑재한 스팟의 실내 정리 시연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신발을 신발장에 넣고 바닥의 빈 탄산음료 캔을 주워 담는 일련의 작업을, 복잡한 상태 머신 프로그래밍 없이 자연어 프롬프트와 API 도구 호출만으로 매끄럽게 수행했습니다.
대형 모델을 '태블릿 쥔 조작자'로 활용하다
이번 프로젝트는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2025년에 진행한 사내 해커톤에서 출발했습니다. 기존 방식대로라면 가정집처럼 변수가 많은 환경에서 작업을 지시하기 위해 수많은 예외 처리 코드를 일일이 작성해야 했습니다.
엔지니어들은 완전히 새로운 제어 방식을 만드는 대신 똑똑한 우회로를 택했습니다. 스팟의 SDK를 기반으로 제미나이 로보틱스와 스팟 API를 연결하는 경량 도구 레이어를 구축한 것입니다. 이동, 사진 촬영, 물체 인식, 잡기, 내려놓기 등 기본 기능을 도구 형태로 정의하고 모델에 전달했습니다.
쉽게 말해 제미나이는 사람이 태블릿으로 스팟을 원격 조작하듯 시스템 한가운데 자리 잡았습니다. 화이트보드에 적힌 자연어 지시를 받으면, 제미나이가 카메라 사진을 분석해 신발을 찾고 스팟의 잡기 명령을 내립니다. 발을 헛디디지 않고 균형을 잡으며 팔을 뻗는 정밀한 물리 제어는 스팟 고유의 소프트웨어 스택이 처리합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과정의 디테일도 흥미롭습니다. 단순히 사진을 찍으라고 하면 비효율적인 각도를 잡기 일쑤였기에, 이동 후에는 그리퍼에 달린 카메라를 우선 사용하고 높은 선반을 볼 때는 차체 하단 전방 카메라를 쓰지 말라는 식의 물리적 맥락을 지침으로 심어주었습니다.
철저한 API 경계와 산업 현장 적용
시스템은 상호 피드백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손에 이미 물건을 쥐고 있는 상태에서 새 물건을 잡으려 하면 도구가 실패 메시지를 반환하고, 제미나이는 이를 바탕으로 먼저 물건을 내려놓는 계획으로 유연하게 수정합니다.
중요한 점은 제미나이의 권한이 정해진 API 안으로 엄격히 제한된다는 사실입니다. AI가 엉뚱한 물리 동작을 멋대로 만들어낼 수 없어 안전성을 담보하면서도 환경 적응력을 확보했습니다.
이번 가사 청소는 기술 시연 성격이지만, 산업 현장 적용은 이미 가시화되었습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더 최신 모델인 제미나이 로보틱스 ER 1.6을 적용한 AI 시각 검사 기능 'AIVI-Learning'을 스팟과 관제 플랫폼 오빗에 정식 배포한 상태입니다.
왜 중요한가
우리는 이번 시연이 피지컬 AI 분야에서 가장 실용적인 해법을 명확하게 보여주었다고 평가합니다.
최근 로봇 공학계에서는 두뇌와 물리 제어를 한 번에 학습시키는 엔드투엔드 방식이 화두지만, 산업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예측 가능성과 안전성을 보장하기는 아직 어렵습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지난 수십 년간 갈고닦은 최강의 하드웨어 제어기를 그대로 둔 채, 복잡한 상황 인지와 작업 계획이라는 상위 계층만 구글의 파운데이션 모델에 맡겼습니다.
개발자 관점에서도 이는 큰 변화입니다. 현장 로봇에게 새로운 작업을 시키기 위해 며칠씩 코드를 디버깅하는 대신, 명확한 자연어 프롬프트와 모듈형 API만으로 새로운 작업을 즉시 지시할 수 있는 환경이 열렸기 때문입니다.
물론 한계도 명확합니다. 클라우드 기반 모델과의 통신 지연이나 간헐적인 추론 오류는 밀리초 단위의 즉각적인 반응이 필요한 작업에서는 여전히 걸림돌입니다. 하지만 기존의 검증된 로봇 플랫폼을 버리지 않고 거대 모델의 지능을 수혈하는 이 하이브리드 아키텍처는, 현재 시점에서 가장 빠르고 신뢰할 수 있는 상용화 경로로 보입니다.
출처 (1)
- bostondynamics.com(새 탭에서 열림)원문bostondynamic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