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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범 혼 빼놓는 'AI 할머니': 영국 통신사 O2, 40분 통화 끌기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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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통신사 버진미디어 O2가 사기범의 시간을 뺏는 AI 봇 '데이지(Daisy)'를 공개했다. 78세 수다쟁이 할머니 행세를 하며 돋보기를 찾거나 뜨개질 이야기를 늘어놓아, 사기범을 한 번에 최대 40분까지 붙잡아 두며 실제 피해를 막았다.

보이스피싱범 혼 빼놓는 'AI 할머니': 영국 통신사 O2, 40분 통화 끌기 개발
이미지: theguardian.com

보이스피싱 사기범들에게 가장 끔찍한 상대가 나타났습니다. 바로 뜨개질 도안과 스콘 레시피 이야기를 끝없이 늘어놓는 영국의 78세 가상 할머니입니다.

영국 통신사 버진 미디어 O2(Virgin Media O2)는 최근 기승을 부리는 보이스피싱에 맞서기 위해 개발한 AI 봇 ‘데이지(Daisy)’를 공개했습니다. 데이지의 목적은 단 하나, 사기범들의 전화를 붙잡고 시간을 최대한 낭비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돋보기 찾고 빵 이야기하며 40분간 진 빼기

데이지는 실제 보이스피싱 통화 데이터를 기반으로 훈련되었습니다. 사기범들이 피해자를 어떻게 조작하려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으며, 이에 맞춰 기막힌 타이밍에 딴청을 피웁니다.

공개된 통화 녹음에서 사기범이 컴퓨터에 바이러스가 걸렸다며 원격 제어 프로그램을 깔라고 재촉하자, 데이지는 돋보기를 어디 뒀는지 모르겠다며 방 안을 헤맵니다. 인터넷 브라우저 아이콘을 두고는 파이 조각처럼 보인다고 중얼거립니다.

사기범이 구글 플레이 스토어를 열라고 요구하자, 데이지는 단어를 ‘페이스트리(pastry)’로 잘못 알아듣고는 그쪽 동네에는 맛있는 스콘 가게가 있느냐고 되묻습니다. 사기범이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며 화를 내자, 데이지는 그저 다정하게 이야기나 나누고 싶었을 뿐이라며 응수합니다.

O2는 유명 사기 고발 유튜버인 짐 브라우닝(Jim Browning)과 협력해 사기범들이 먹잇감을 찾는 가짜 경품 웹사이트에 데이지의 가상 번호를 뿌려두었습니다. 며칠 만에 사기 전화가 쏟아졌고, 데이지는 통화당 최대 40분 동안 사기범들을 붙잡아 두었습니다.

사기 조직이 콜센터 형태로 운영된다는 점도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한 통화에서는 말을 듣지 않는 데이지를 상대로 무려 4명의 조직원이 번갈아 전화를 넘겨받으며 시간을 허비했습니다.

왜 중요한가

기존의 사기 방지가 번호 차단이나 피해자 주의 환기 같은 수동적 방어에 머물렀다면, O2의 시도는 사기 조직의 경제성을 직접 타격하는 영리한 전략입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시간 대비 성공률로 움직입니다. AI가 사기범을 40분 동안 묶어두는 것만으로도 그 시간에 사기를 당했을 수 있는 무고한 피해자를 구한 셈이 됩니다.

다만 일반 사용자가 당장 자신의 스마트폰에 데이지를 비서로 등록해 쓸 수 있는 상태는 아니며, 이번 프로젝트는 인식 제고를 위한 단기 실험에 가깝습니다. 사기범 중 일부는 결국 상대가 AI라는 사실을 눈치챘고, 향후 사기 조직 역시 AI 음성 판별기를 도입해 맞불을 놓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럼에도 통신사가 네트워크 차원에서 이러한 능동적 미끼(honeypot) 기술을 테스트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의심스러운 통화가 감지되었을 때 이를 가상 봇으로 우회시켜 소모전을 유도하는 시스템이 정착된다면, 보이스피싱 산업의 수익 모델 자체를 무너뜨릴 유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1)

  1. [1]
    theguardian.com(새 탭에서 열림)원문theguardian.com

토픽 추적O2의 AI 스캠 방지 봇 Dai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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