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O2, 피싱범 시간 끄는 AI 할머니 'Daisy' 공개… 최장 40분 통화
영국 이동통신사 O2가 보이스피싱 대응 AI 'Daisy'를 선보였다. 진짜 사람과 구분하기 힘든 고령 여성 페르소나를 장착해 사기 전화를 자동으로 실시간 응대하며, 끝없는 횡설수설로 피싱범의 통화를 최장 40분간 붙잡아 시간을 낭비시킨다.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으면 보통 바로 끊어버리거나 욕을 한마디 하고 치우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영국 이동통신사 O2는 그렇게 끝내서는 사기범들에게 아무런 타격도 줄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영국 내에서 사기 범죄가 급증하자, O2는 통신사 사기 예방팀에 데이지(Daisy)라는 특별한 팀원을 영입했습니다. 일명 사기범 전담 책임자로 불리는 데이지는 실시간으로 말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가상의 인공지능(AI) 할머니입니다.
사기범의 넋을 빼놓는 AI 할머니
데이지의 유일한 임무는 사기범들이 걸어온 의심스러운 전화를 대신 받고, 끝없는 횡설수설로 최대한 오랜 시간 통화를 붙잡아 두는 것입니다.
O2는 유튜브에서 유명한 사기 추적자 짐 브라우닝과 협력해 시스템을 훈련했습니다. 여러 첨단 AI 모델을 결합해 인간의 개입 없이도 사기범의 말을 실시간으로 알아듣고 즉각 그럴듯한 답변을 내놓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데이지의 목소리와 반응은 실제 사람과 거의 구별되지 않을 정도로 정교합니다. 은행 계좌를 묻는 사기범에게 엉뚱한 가족사나 일상적인 잡담을 늘어놓으며, 사기범들을 한 번에 무려 40분 동안 통화에 묶어두는 데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사기범이 AI 할머니와 헛수고를 하는 40분 동안, 진짜 피해자가 발생할 위험은 그만큼 사라지게 됩니다.
기업형 보이스피싱 조직을 향한 반격
버진 미디어 O2의 사기 예방 부문 디렉터 머레이 매켄지는 최근 사기범들이 영국인을 표적으로 삼아 24시간 풀타임 콜센터까지 운영할 정도로 조직화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사기 피해 경험이 있는 유명 인플루언서 에이미 하트 역시 O2와 손잡고 경각심을 높이는 데 동참했습니다. 그녀는 상대가 누구든 비밀번호와 계좌 정보를 털어가려 드는 만큼, 낯선 연락이 오면 전화를 끊고 공식 번호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O2는 데이지 외에도 모바일 고객 전체를 대상으로 AI 기반 스팸 차단 도구와 발신자 식별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통신사는 매달 수백만 건의 사기 문자와 통화를 차단하고 있으며, 의심스러운 번호를 7726번으로 신고받아 차단 체계를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왜 중요한가
우리는 데이지가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한 보안 대책 중 가장 영리하고 실용적인 사례 중 하나라고 봅니다.
지금까지 통신사의 사기 방어는 번호 차단이나 방화벽 같은 수동적 필터링에 머물렀습니다. 하지만 번호를 손쉽게 바꾸는 보이스피싱 조직을 상대로는 항상 수세에 몰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데이지는 대화형 AI의 강점을 살려 사기 조직의 핵심 자산인 인력과 시간을 직접 소모시키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사기범의 노동 생산성을 바닥으로 떨어뜨리는 공격적 방어인 셈입니다.
일반 이용자가 직접 앱으로 데이지를 켜고 끌 수는 없지만, 통신망 단계에서 위험을 대신 흡수해 준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혜택을 줍니다. 또한 전화 너머 목소리가 아무리 진짜 사람 같아도 속아서는 안 된다는 점을 직관적으로 보여줍니다.
다만 장기적인 기술 대결 구도는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통신사가 가짜 할머니 AI를 투입하듯, 사기 조직 역시 조만간 음성 생성 AI를 활용해 통화 작업을 자동화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머지않아 사기 치는 AI와 시간을 끄는 AI가 전화선 너머에서 서로를 낚으려 드는 황당한 풍경이 펼쳐질 수도 있습니다.
출처 (1)
- thefastmode.com(새 탭에서 열림)원문thefastmode.com
토픽 추적O2의 AI 스캠 방지 봇 Daisy
- 보이스피싱범 혼 빼놓는 'AI 할머니': 영국 통신사 O2, 40분 통화 끌기 개발
- 영국 O2, 피싱범 시간 끄는 AI 할머니 'Daisy' 공개… 최장 40분 통화이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