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 10초 듣고 당뇨병 진단, 캐나다 연구진 AI 개발
캐나다 클릭랩스(Klick Labs) 연구진이 6~10초 분량의 음성만으로 제2형 당뇨병을 판별하는 AI 모델을 개발했다. 사람이 감지할 수 없는 음높이와 강도의 미세한 변화를 분석해 여성 89%, 남성 86%의 진단 정확도를 기록했다. 번거로운 채혈 검사 대신 스마트폰 음성으로 빠르고 저렴하게 당뇨를 조기 선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당뇨병 검사를 받으려면 병원을 찾아 금식한 채 피를 뽑아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합니다. 그런데 스마트폰에 대고 단 몇 초 동안 말하는 것만으로 AI가 제2형 당뇨병을 진단해 준다면 어떨까요.
캐나다 클릭 랩스(Klick Labs)와 온타리오 테크 대학교 연구진이 음성만으로 당뇨병을 판별하는 머신러닝 모델을 개발했습니다. 의학 저널 ‘메이요 클리닉 프로시딩스: 디지털 헬스’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AI는 6초에서 10초 분량의 음성을 듣고 제2형 당뇨병을 가려냈습니다.
정확도 역시 주목할 만합니다. 여성 참가자에게서는 89퍼센트, 남성에게서는 86퍼센트의 진단 정확도를 기록했습니다.
사람 귀에는 들리지 않는 미세한 떨림
음성으로 당뇨병을 알아챈다는 원리는 언뜻 비현실적으로 들립니다. 하지만 연구진에 따르면 제2형 당뇨병은 사람의 귀로는 감지할 수 없는 음조(pitch)와 강도의 미세한 변화를 유발합니다.
연구팀은 인도에 거주하는 267명을 대상으로 데이터를 수집했습니다. 약 72퍼센트는 비당뇨 환자였고, 나머지 75명은 제2형 당뇨병 진단을 받은 이들이었습니다. 참가자들은 2주 동안 매일 6회씩 지정된 문장을 녹음해 총 1만 8,000건의 음성 데이터를 축적했습니다.
AI는 이 데이터에서 14가지 음향학적 차이를 포착해 냈고, 나이와 성별, 키, 몸무게 등 기본적인 건강 지표와 결합해 진단을 내렸습니다.
주목할 점은 성별에 따라 음성 변화 양상이 완전히 달랐다는 사실입니다. 당뇨를 앓는 여성은 평균 음조가 다소 낮아지고 음조 변화 폭이 줄어든 반면, 남성 환자는 목소리 강도가 약해지고 진폭의 변화가 더 심해졌습니다. 제1저자인 제이시 코프먼 연구원은 성별에 따른 이러한 차이가 매우 놀라웠다고 밝혔습니다.
채혈 바늘 대신 스마트폰 마이크로
현재 제2형 당뇨병을 진단하려면 당화혈색소(A1C) 검사, 공복 혈당 검사, 경구 당부하 검사처럼 병원에 직접 가 피를 뽑아야 하는 검사를 거쳐야 합니다. 시간과 비용이 들고 검사 자체에 대한 거부감도 큽니다.
해당 소프트웨어의 상용화를 추진 중인 클릭 랩스는 음성 기술이 이러한 물리적, 비용적 장벽을 완전히 허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연구진은 음성 분석이 병원의 정밀 진단을 당장 대체하기보다는, 비침습적 방식으로 당뇨 위험군을 빠르게 걸러내는 원격 사전 스크리닝 및 모니터링 도구로 적합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왜 중요한가
우리는 이 기술의 진정한 가치가 고통스러운 의료 진단 과정을 일상적인 행동으로 전환한다는 점에 있다고 봅니다.
향후 이 알고리즘이 스마트폰 앱이나 AI 스피커에 탑재된다면, 일상적인 음성 명령이나 통화만으로도 질환 위험을 감지할 수 있게 됩니다. 의료 인프라가 열악한 지역이나 병원 방문을 미루는 사람들에게 조기 발견의 문턱을 획기적으로 낮춰줄 수 있습니다.
다만 당장 기존 혈액 검사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이릅니다. 이번 연구는 참가자가 인도 거주자 267명으로 비교적 소규모에 그쳤습니다. 언어와 억양의 차이, 혹은 감기나 후두염 같은 일상적인 변수 속에서도 지금과 같은 정확도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음성 바이오마커를 활용한 질환 예측은 헬스케어 AI 분야에서 가장 유망한 흐름 중 하나입니다. 대규모 다국적 임상에서도 성능이 입증된다면 원격 의료와 사전 예방 스크리닝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잠재력이 충분해 보입니다.
출처 (1)
- diabetes.co.uk(새 탭에서 열림)원문diabetes.co.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