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연구진, 슈퍼박테리아 잡는 단백질 AI로 맞춤 설계
호주 모나쉬대와 멜버른대 공동 연구팀은 AI를 이용해 항생제 내성 대장균을 사멸시키는 단백질을 성공적으로 설계했다고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를 통해 발표했다. 수십 년이 걸리던 맞춤형 단백질 생성을 몇 초 만에 처리해 내성균 치료의 새 길을 열었다.

기존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슈퍼박테리아는 현대 의학이 직면한 가장 심각한 위협 중 하나입니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단백질을 찾아내 연구실에서 수년씩 개량하던 기존 방식으로는 박테리아의 진화 속도를 따라잡기 버거웠습니다.
호주 연구진이 인공지능을 활용해 내성균을 직접 사멸시키는 단백질을 제로 베이스에서 설계해 냈습니다. 컴퓨터가 단 몇 초 만에 만든 생체 단백질로 항생제 내성 대장균을 제압하는 데 성공한 것입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되었으며, 호주 연구진이 AI로 즉시 사용 가능한 기능성 단백질을 만들어낸 첫 사례로 기록되었습니다.
자연 모방을 넘어 몇 초 만에 끝내는 맞춤 설계
연구는 멜버른 대학교 Bio21 연구소의 리스 그린터(Rhys Grinter) 박사와 모나시 대학교 바이오메디신 디스커버리 연구소의 개빈 노트(Gavin Knott) 부교수가 공동으로 이끌었으며, 핵심 실험은 박사과정생 대니얼 폭스(Daniel Fox)가 수행했습니다.
그동안 암이나 감염병 치료에 쓰이는 단백질은 대부분 자연에서 유래한 물질을 가져와 변형하거나 시험관 내 진화를 거쳐 선별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시간도 수십 년씩 걸리고 만들 수 있는 구조에도 한계가 있었습니다.
연구진은 딥러닝 기반의 데 노보(de novo, 바닥부터 새로 설계하는) 방식을 적용했습니다. 병원성 대장균이 숙주의 헴(heme)을 탈취하는 표적 부위에 결합해 기능을 차단하는 단백질을 단 몇 초 만에 계산해 냈습니다. 자연에 없던 새로운 구조의 단백질이 박테리아를 정확하게 공격하도록 만든 셈입니다.
노벨상급 오픈소스 생태계와의 결합
연구팀은 바퀴를 처음부터 다시 발명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데이비드 베이커(David Baker) 교수의 연구 방식을 모델로 삼아 엔드투엔드 단백질 설계 플랫폼을 구축했습니다.
특히 바인드크래프트(Bindcraft)와 차이(Chai)처럼 연구 커뮤니티에 공개된 최신 오픈소스 AI 도구들을 자체 개발 툴과 유기적으로 결합했습니다.
모나시 바이오메디신 디스커버리 연구소의 존 캐럴(John Carroll) 소장은 이번 성과를 통해 호주가 미국, 중국과 마찬가지로 수천 개의 단백질을 단시간에 만들어낼 수 있는 첨단 AI 신약 개발 대열에 올라섰다고 평가했습니다.
왜 중요한가
항생제 내성 문제는 전 세계적인 보건 위기이며, 기존 합성 신약이나 천연물 기반 파이프라인으로는 신속한 대응이 불가능했습니다. AI가 설계한 단백질이 실제 내성균을 죽일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은 슈퍼박테리아 대응 전략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바이오 연구자와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오픈소스 기술의 파급력을 체감할 수 있는 사례입니다. 거대 글로벌 제약사가 아니더라도 공개된 고성능 AI 도구와 정밀한 습식 실험을 결합하면 충분히 파괴력 있는 후보 물질을 발굴할 수 있다는 점이 입증되었습니다.
우리는 이 연구팀이 오픈소스 생태계를 적극 활용해 실용적인 문제 해결로 직행한 점을 영리한 선택이라고 봅니다.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매몰되지 않고, 검증된 도구를 빠르게 조합해 대장균 타깃이라는 구체적인 임상 과제에 집중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실험실 수준의 성공이 곧바로 신약 출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시험관에서 박테리아를 죽이는 것과 복잡한 인체 내에서 면역 거부 반응이나 독성 없이 안전하게 작용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AI가 분자를 찍어내는 속도는 비약적으로 빨라졌지만, 체내 안전성을 검증하는 임상 관문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출처 (1)
- phys.org(새 탭에서 열림)원문phys.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