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토대 연구진, 가상현실 게임과 머신러닝으로 소아 ADHD 객관적 진단
알토대 등 연구진이 가상현실 게임과 안구 추적, 머신러닝을 활용해 아동의 ADHD 증상을 객관적으로 판별하는 방식을 발표했다. 설문지 중심의 주관적 진단에서 벗어나 일상 과제 수행 중 시선 차이를 포착해 진단 정밀도를 높인다.
어린이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진단은 오랫동안 설문지, 부모 인터뷰, 의사의 관찰에 의존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런 주관적인 방식은 모호할 때가 많고, 조용한 진료실에서 진행되는 표준 검사로는 아이가 실제 일상에서 주의력을 어떻게 다루는지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핀란드 알토 대학교, 헬싱키 대학교, 오보 아카데미 대학교 연구팀이 가상현실(VR) 게임과 시선 추적, 머신러닝을 결합해 ADHD 증상을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연구 결과를 학술지 'Scientific Reports'에 발표했습니다.
TV 켜진 방에서 양치하기
연구팀은 ADHD 진단을 받은 아동 37명과 대조군 아동 36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아이들은 일상 과제를 시뮬레이션하도록 설계된 VR 게임 '에펠리(EPELI)'와 시선으로 표적을 맞추는 '슛 더 타깃' 게임을 플레이했습니다.
에펠리는 방 안에서 양치질을 하거나 바나나를 먹는 등 일상적인 임무를 수행하는 게임입니다. 하지만 가상 공간 안에는 켜져 있는 TV처럼 주의를 산만하게 만드는 요소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시스템은 아이가 컨트롤러를 누르는 빈도와 과제 수행 효율뿐 아니라, 자연스러운 안구 움직임을 정밀하게 기록했습니다.
머신러닝으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ADHD 아동의 시선은 특정 물체에 더 오래 머무르면서도 다른 지점으로 건너뛰는 빈도가 훨씬 잦고 빨랐습니다. 연구팀은 이러한 시선 패턴이 시각 체계의 발달 지연이나 정보 처리 능력의 차이를 반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병원 시범 도입과 적용 확대
연구 책임자인 유하 살미타이발(Juha Salmitaival) 박사는 이 게임의 가장 큰 장점으로 동기 부여를 꼽았습니다. 아이들이 기존의 지루한 신경심리 검사보다 게임에 훨씬 더 흥미를 느낀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헬싱키 대학병원(HUH)의 소아신경과와 소아정신과 전문의들이 임상 보조 도구로 에펠리를 활용하기 시작했으며, 시범 운영 후 진행된 설문에서 참여 전문의 전원이 유용성을 인정했습니다. 연구팀은 미국에서 승인된 디지털 치료제 사례처럼 오울루 대학교와 함께 ADHD 재활 치료용 게임 개발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연구진은 이 접근법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계획성 측정이나 성인 ADHD, 언어 장애, 뇌 손상 평가로 확장될 수 있다고 봅니다. 제네바 연구진과는 파킨슨병 및 알츠하이머병 조기 발견에 적용하는 방안도 연구 중입니다.
왜 중요한가
ADHD는 전 세계 아동의 약 6%가 겪고 있지만, 수십 년간 신뢰할 만한 객관적 지표를 찾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에펠리의 핵심이 진단 환경을 무균실 같은 검사실이 아닌, 산만한 일상 공간으로 옮겨놓았다는 데 있다고 봅니다. 현실적인 방해 요소 속에서 주의력을 어떻게 유지하는지 측정하는 것이 훨씬 설득력 있는 데이터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검사를 받는 아이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운 의료 진단 대신 게임을 즐기며 참여할 수 있어 심리적 저항을 덜어줍니다.
다만 표본이 70여 명 수준으로 아직 작기 때문에, 의료 현장에서 널리 쓰이려면 대규모 임상 검증이 더 필요합니다. 헤드셋 착용감이나 시선 추적 센서의 보정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그럼에도 주관적인 설문 검사를 보완할 객관적 행동 데이터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디지털 진단 도구가 나아갈 실질적인 방향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출처 (2)
- sciencedaily.com(새 탭에서 열림)원문sciencedaily.com
- aalto.fi(새 탭에서 열림)보도aalto.f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