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링연구소 조사: 영국 8~12세 어린이 4명 중 1명 생성형 AI 사용
앨런 튜링 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영국 가정의 55%가 생성형 AI를 활용하고 있으며, 8~12세 어린이의 22%가 이미 AI 도구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장 인기 있는 도구는 ChatGPT였으며, 아이들은 주로 창작과 정보 탐색, 놀이에 이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어른들이 일자리 위협을 논하는 사이, 아이들은 이미 생성형 AI를 그림판이자 고민 상담소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영국 앨런 튜링 연구소(The Alan Turing Institute)가 생성형 AI가 어린이의 학습과 웰빙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영국의 8세부터 12세 어린이와 보호자 780쌍, 그리고 1세부터 16세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입니다.
재미에서 시작해 숙제와 말벗으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영국 전체 가구의 55%가 생성형 AI 도구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8세부터 12세 어린이 중에서도 22%가 이미 생성형 AI를 써봤으며, 이들 중 72%는 한 달에 한 번 이상 꾸준히 접속합니다.
이용률은 나이에 비례해 늘어납니다. 8세는 14%에 불과하지만 12세에는 26%로 증가했습니다. 성별로는 여아의 이용률이 24%로 남아(19%)보다 다소 높았습니다.
가장 많이 쓰는 도구는 58%를 차지한 ChatGPT였습니다. 구글의 제미나이(Gemini)가 33%, 스냅챗의 My AI가 27%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아이들이 AI를 쓰는 목적은 연령대별로 뚜렷하게 갈립니다. 8세는 주로 오락용으로 쓰지만, 9세는 정보 탐색, 10세는 재미있는 이미지 생성, 11세는 놀이와 검색을 병행하고, 12세에 이르면 숙제와 학업 도움을 받는 비율이 가장 높아집니다.
특히 특수 학습 요구(additional learning needs)가 있는 어린이들의 활용 방식이 눈에 띕니다. 이 그룹에서 ChatGPT 이용률은 78%에 달해 일반 아동(53%)을 크게 앞질렀습니다.
이들은 AI를 정서적 소통 창구로 쓰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개인적인 조언을 구한다는 응답이 39%로 비특수 아동(16%)의 두 배를 넘었고, 대화와 말벗 용도로 쓴다는 비율도 37%에 달했습니다.
부모 배경과 공교육이 가른 격차
하지만 AI가 모든 아이들에게 고르게 퍼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역과 가구 소득에 따른 격차가 뚜렷하게 관찰되었습니다.
잉글랜드의 경우 가구 내 AI 이용률이 57%였지만 웨일스는 50%, 북아일랜드는 41.2%, 스코틀랜드는 40%로 지역적 편차가 나타났습니다.
사회경제적 계층 격차는 더욱 큽니다. 상위 소득 계층(A, B, C1) 가구의 61%가 AI를 사용하는 반면, 하위 계층(C2, D, E)은 44%에 그쳤습니다.
이 차이는 아이들의 인지도에 그대로 전이되었습니다. 생성형 AI라는 단어를 들어본 어린이의 70%가 상위 계층 출신이었으며, 공립학교 학생의 인지도는 사립학교 학생보다 크게 떨어졌습니다.
부모의 태도 역시 결정적인 변수였습니다. AI 사용에 가장 큰 흥미를 느끼는 아이들 중 93%는 부모가 자녀의 AI 활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왜 중요한가
이번 조사는 아이들이 AI를 단순히 숙제 베끼기 수단으로만 본다는 편견을 뒤집습니다.
아이들은 AI를 창의적인 놀이 도구이자 궁금증을 풀어주는 조력자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특히 학습 지원이나 정서적 교감이 필요한 아동에게 AI는 편견 없이 반응해 주는 안전한 소통 창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보기에 더 심각한 문제는 조기부터 굳어지는 디지털 격차입니다. 사립학교와 고소득 가정의 자녀들은 부모의 지지 속에서 AI를 익히고 있는 반면, 취약 계층 아동은 기술의 이름조차 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AI가 새로운 문해력이 되어가는 시점에서 공교육이 적극적인 안전망과 활용 지침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생성형 AI는 교육 격차를 해소하기는커녕 출발선부터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출처 (1)
- turing.ac.uk(새 탭에서 열림)원문turing.ac.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