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각 주 AI 규제법 무력화하는 행정명령 서명
목요일 저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각 주의 자체 AI 규제법을 무력화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법무부에 소송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주 정부 규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도록 지시하고, 불응하는 주에는 연방 광대역 통신망 보조금을 삭감하겠다고 압박했다. 규제 파편화를 막아 AI 패권을 지키겠다는 구상이다.

미국에서 AI 스타트업을 운영해 온 개발자들에게 주(State)마다 제각각인 규제는 골칫거리였습니다. 알고리즘 차별을 금지하는 콜로라도주 법안부터 AI 생성물 표시 의무화까지, 이른바 규제 파편화가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이런 규제 그물망을 걷어내겠다며 백악관이 직접 칼을 빼들었습니다. 목요일 저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AI·암호화폐 정책 책임자인 데이비드 삭스(David Sacks)가 배석한 가운데, 주 정부의 AI 규제를 무력화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트럼프는 자신의 SNS를 통해 50개 주가 저마다 승인 절차를 만들어 AI 산업을 싹부터 죽이지 못하도록 전국에 '단 하나의 규칙집'만 존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법부 소송과 농촌 광대역 지원금 삭감 카드
문제는 대통령 행정명령 자체만으로는 주 의회가 합법적으로 통과시킨 법안을 즉시 무효화할 헌법적 권한이 없다는 점입니다. 백악관은 이를 우회하기 위해 연방 기관들의 법적·재정적 수단을 총동원하기로 했습니다.
법무부는 30일 이내에 'AI 소송 태스크포스'를 출범시키고, AI를 주간 상거래로 규정해 연방 정책과 상충하는 주 법안들에 대해 소송을 제기할 예정입니다. 하워드 루트닉 상무장관은 90일 내로 충돌하는 주 법안 목록을 작성하고, 해당 주에 대해 농촌 광대역 인프라(BEAD) 지원금 자격을 박탈하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지시받았습니다.
연방통신위원회(FCC)와 연방거래위원회(FTC) 역시 연방 차원의 단일 공시 기준을 마련해 주 규제를 무력화하는 절차에 착수합니다. 행정명령은 콜로라도주의 소비자 보호법을 직접 언급하며, 알고리즘 차별을 막는 조항이 특정 그룹에 대한 차별을 피하려 모델이 거짓 결과를 내도록 강제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아동 안전, AI 컴퓨팅 인프라, 주 정부 자체의 AI 도입 관련 법률은 예외로 두었습니다.
빅테크의 독식과 스타트업의 법적 표류
의회에서 주 규제 유예 법안이 두 번이나 무산되자 실리콘밸리 거물들과 가까운 데이비드 삭스가 주도해 이번 조치를 밀어붙였습니다. 미래생명연구소(Future of Life Institute)의 마이클 클라인먼은 이를 두고 실리콘밸리 과두정치가들이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백악관 영향력을 동원한 선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현장의 신생 스타트업들은 환호하기보다 혼란에 빠졌습니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주 정부들이 소비자 보호 권한을 지키기 위해 즉각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며, 결국 연방대법원까지 다툼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법원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 기존 주 법률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막대한 사내 변호인단을 꾸릴 수 있는 거대 기술 기업과 달리, 서킷 브레이커 랩스(Circuit Breaker Labs)나 트러스터블(Trustible) 같은 스타트업들은 어떤 기준을 맞춰야 할지 알 수 없는 심각한 법적 공백에 갇히게 됐습니다. 금융이나 의료 등 보수적인 기업 고객들이 규제 불확실성을 이유로 계약을 미룰 위험도 커졌습니다.
왜 중요한가
AI 기반 제품을 만드는 기업 입장에서 이번 행정명령이 당장의 규제 해소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법원에서 효력 정지 가처분이나 위헌 판결이 내려지기 전까지 각 주의 규제는 여전히 집행 가능하므로, 행정명령만 믿고 주 단위 규제 준수를 소홀히 했다가는 큰 법적 리스크를 떠안을 수 있습니다.
산업 전반으로 보면 AI 규제의 주도권 다툼이 주 의회에서 워싱턴 연방 사법부와 의회 로비전으로 완전히 전환되었습니다. 백악관이 연방 자금 삭감 카드까지 꺼내 들며 주 정부를 압박하는 것은, 지지부진한 의회를 압박해 조속히 단일 연방 AI 법안을 통과시키려는 노림수로 풀이됩니다.
파편화된 규제를 하나로 통일하겠다는 취지 자체는 비즈니스 관점에서 타당하지만, 행정명령이라는 우회로로 주 헌법적 자치권을 억누르려는 방식은 매우 거칠다고 우리는 봅니다. 농촌 광대역 지원금을 볼모로 삼는 강압적 조치는 거센 역풍을 부를 수밖에 없으며, 장기화될 소송전은 결국 막대한 법무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빅테크에게만 유리하고 자금력이 부족한 초기 스타트업들에게는 가혹한 불확실성을 안겨줄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2)
- theverge.com(새 탭에서 열림)원문theverge.com
- techcrunch.com(새 탭에서 열림)보도techcrunc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