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연구진, 단백질 구조 넘어 세포 내 위치까지 찾는 AI 'ProtGPS' 공개
MIT와 화이트헤드 연구소가 단백질이 세포 내 어느 응집체로 이동하는지 예측하는 딥러닝 모델 ProtGPS를 발표했다. 메타의 ESM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단백질 구조만 예측하던 한계를 넘어 세포 내 배치 규칙을 해독하며, 맞춤형 신약 설계와 질환 연구를 지원한다.

세포를 하나의 커다란 오픈형 원룸에 비유하자면, 노벨상을 안겨준 알파폴드는 완벽한 이케아 가구 조립 설명서였습니다. 의자나 침대를 어떻게 조립해야 하는지는 기막히게 알려줬지만, 그 가구를 방 안 어디에 놓아야 하는지는 알려주지 못했습니다.
이 빈틈을 채우기 위해 MIT와 화이트헤드 연구소 연구진이 나섰습니다. 연구팀은 단백질이 세포 내 어디로 찾아가는지 정확히 짚어내는 딥러닝 모델 'ProtGPS'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습니다.
칸막이 없는 세포 속, AI는 길을 어떻게 찾나
핵이나 미토콘드리아처럼 막으로 둘러싸인 세포소기관으로 가는 단백질은 이전부터 비교적 찾기 쉬웠습니다. 뚜렷한 주소 표지표를 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세포 내부의 상당 부분은 물리적 벽이 없는 열린 공간입니다. 이곳에서는 '생체분자 응집체'라 불리는 액체 방울 형태의 복합체들이 유전자 활동을 조절하고 세포 스트레스를 관리하며, 암을 비롯한 여러 질환에도 깊이 관여합니다.
단백질들은 아미노산 서열 속에 숨겨진 미세한 신호를 읽고 자신에게 맞는 응집체로 자연스럽게 찾아 들어갑니다.
연구팀은 메타가 개발한 단백질 언어 모델 구조인 ESM을 활용했습니다. 챗GPT가 단어를 읽듯 20가지 아미노산 서열 패턴을 분석하는 방식입니다.
원자 단위의 3D 공간 연산을 거치지 않고 서열 데이터만으로 학습하기 때문에 처리 속도가 매우 빠르고 확장성이 뛰어납니다.
연구진은 12개 서로 다른 응집체로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진 인간 단백질 약 5,000개를 모델에 학습시켰고, 독립된 테스트에서도 단백질의 위치를 정확히 맞혀냈습니다.
다만 AI 특유의 블랙박스 문제는 여전히 숙제로 남았습니다. 전하나 소수성 같은 화학적 특징을 분석해 봐도 단순한 공식은 나오지 않았으며, 연구진 역시 단순한 규칙이었다면 사람이 진작 밝혀냈을 것이라 설명합니다.
왜 중요한가
신약 개발 연구진과 바이오 업계에 ProtGPS는 판도를 바꿀 실용적인 도구입니다.
기존 단백질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세포 내 특정 구역으로 정확히 배달되는 인공 단백질을 직접 설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질병을 유발하는 돌연변이 단백질이 엉뚱한 위치로 이동해 문제를 일으키는 메커니즘도 미리 짚어낼 수 있습니다.
응집체 기반 신약 개발사인 듀포인트 테라퓨틱스는 이 모델을 연구 파이프라인에 즉시 도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트랜지션 바이오 연구진 역시 질병의 근원인 단백질 위치 오류를 바로잡는 새로운 기회가 열렸다고 평가했습니다.
우리가 보기에 이 연구의 가장 영리한 점은 엄청난 연산이 드는 3차원 물리 시뮬레이션 대신, 텍스트 형태의 서열만으로 공간 좌표를 풀어낸 접근법입니다. 구조만 알면 기능을 다 알 수 있다는 기존 패러다임에 '공간 배치'라는 핵심 고리를 연결했습니다.
하지만 결과 도출 과정을 설명하기 어려운 블랙박스 구조는 제약 분야에서 여전히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위치를 예측하는 정확도는 높지만 왜 그곳으로 이끌리는지 명확한 생물학적 기전을 설명하지 못한다면, 임상 단계에서는 여전히 상당한 검증 비용과 시행착오를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2)
- spectrum.ieee.org(새 탭에서 열림)원문spectrum.ieee.org
- x.com(새 탭에서 열림)토론x.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