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플루언트, AI로 설계한 유전자 편집기 'OpenCRISPR-1' 오픈소스 공개
프로플루언트가 대규모 언어 모델을 활용해 처음부터 설계한 정밀 유전자 편집기 'OpenCRISPR-1'을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AI가 생성한 분자는 자연계 Cas9과 400개 이상의 돌연변이 차이를 보이면서도 인간 세포에서 동등하거나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 유전자 편집 도구를 자연에서 찾던 방식에서 맞춤 설계 시대로 전환되었음을 의미한다.

지난 수십 년간 새로운 유전자 편집기를 찾으려는 생물학자들은 온천, 이탄 습지, 동물의 분변, 심지어 요구르트 공장 발효조까지 지구상 모든 미생물을 이 잡듯 뒤져야 했습니다.
AI 바이오 스타트업 프로플루언트(Profluent)가 이 번거로운 탐색 방식을 완전히 뒤바꿨습니다. 대규모 단백질 언어 모델을 활용해 처음부터 유전자 편집 분자를 설계하는 데 성공한 것입니다.
더 나아가 프로플루언트는 이렇게 탄생한 고성능 편집기 'OpenCRISPR-1'을 연구 및 상업적 용도로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오픈소스로 공개했습니다.
500만 개 단백질 데이터로 학습한 AI 유전자 가위
기존 단백질 공학은 자연에서 발견한 분자를 복제하거나, 오랜 시간에 걸쳐 무작위 돌연변이를 누적시키는 '유도 진화' 방식에 의존해 왔습니다.
하지만 Cas9 단백질은 1,000개 이상의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져 있어 조합 가능한 경우의 수가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원자 수보다 많습니다. 단 하나의 아미노산만 잘못 배치되어도 분자 기능이 완전히 망가져 버립니다.
프로플루언트는 대규모 언어 모델로 이 한계를 돌파했습니다. 우선 510만 개의 CRISPR 단백질을 모은 세계 최대 규모의 데이터베이스 'CRISPR-Cas Atlas'를 구축해 알려진 자연계 다양성을 2.7배 끌어올렸습니다.
이어 약 24만 개의 Cas9 단백질을 집중적으로 언어 모델에 학습시켰습니다. 모델은 단 몇 시간 만에 400만 개의 새로운 염기서열을 생성해 냈고, 이는 기존 CRISPR 계열의 다양성을 4.8배 확장한 수치입니다.
400개 이상 돌연변이를 갖고도 인간 세포에서 완벽 작동
컴퓨터 화면에서 서열을 만들어내는 것과 살아있는 인간 세포에서 실제로 DNA를 정밀하게 자르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연구팀은 AI가 생성한 후보 중 'OpenCRISPR-1'을 선정해 인간 세포 환경에서 직접 성능을 시험했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OpenCRISPR-1은 현재 유전자 치료 분야의 표준인 천연 SpCas9과 비교했을 때 아미노산 서열이 400개 이상 달랐지만, 실제 절단 활성과 표적 특이성은 동등하거나 오히려 더 뛰어났습니다.
기존 가이드 RNA 체계와도 호환되어 연구자들이 기존 실험 프로토콜을 그대로 유지한 채 바로 도입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왜 중요한가
CRISPR 기술은 노벨상을 수상하고 실제 치료제로 승인받으며 기대를 모았지만, 소수 기관이 쥐고 있는 촘촘한 특허 장벽 탓에 막대한 라이선스 비용이 걸림돌로 작용해 왔습니다.
우리는 OpenCRISPR-1의 등장이 바이오 업계의 판도를 바꿀 분기점이 될 것으로 봅니다. 천연 Cas9과 400개 이상의 돌연변이 차이를 지니면서도 동일한 기능을 수행한다는 것은, 기존 특허 그물망을 합법적으로 우회할 수 있는 강력한 대안이 생겼음을 뜻합니다.
이를 독점하지 않고 오픈소스로 전격 공개한 프로플루언트의 결정 또한 영리합니다. 전 세계 신약 개발 스타트업과 학술 연구진이 지식재산권 분쟁 부담 없이 희귀 질환 치료제 개발에 착수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배양 세포 실험의 성공이 곧바로 임상 치료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비표적 절단 위험이나 체내 전달 효율, 면역 반응 등 인체 적용 전 검증해야 할 과제는 여전히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물학이 '우연한 발견에 기대는 학문'에서 '원하는 기능을 프롬프트처럼 맞춤 설계하는 공학'으로 완전히 진화했음을 입증한 중대한 진전입니다.
출처 (3)
- nature.com(새 탭에서 열림)원문nature.com
- profluent.bio(새 탭에서 열림)보도profluent.bio
- biorxiv.org(새 탭에서 열림)보도biorxiv.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