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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스토리텔링 게임 '히든 도어' 사전 체험 출시: 마음대로 치트 못 쓴다

게시 확산 지수 35

AI 기반 스토리텔링 플랫폼 '히든 도어'가 사전 체험을 시작했다. 사용자의 말대로 무조건 이야기를 풀어주는 챗봇과 달리, 세계관에 맞는 제한과 주사위 판정 시스템을 적용해 즉각적인 치트 승리를 막는다. 생성 대기 시간이 길고 전개가 다소 매끄럽지 않은 단점이 있지만, 제약이 주는 서사의 재미를 살렸다.

챗GPT를 켜고 텍스트 롤플레잉 게임을 해본 적이 있다면 누구나 비슷한 허탈감을 겪어봤을 겁니다. 아무런 맥락 없이 '절대 빗나가지 않는 마법 화살을 꺼냈다'고 입력하면, 챗봇은 군말 없이 은하계의 모든 적을 순식간에 몰살시켜 줍니다. 제약이 없는 완전한 자유는 서사의 긴장감을 완전히 무너뜨립니다.

최근 얼리 액세스를 시작한 AI 스토리텔링 플랫폼 히든 도어(Hidden Door)는 정반대의 길을 택했습니다. 플레이어의 터무니없는 치트키에 단호하게 거절할 줄 아는 AI 게임 마스터를 표방합니다.

주사위를 굴리고 규칙을 강제하는 AI

히든 도어의 기본 구조는 테이블탑 롤플레잉 게임(TRPG)과 매우 닮았습니다. 플레이어는 특정 세계관을 고른 뒤 캐릭터의 배경과 성향을 입력합니다. 시스템이 상황을 제시하면, 준비된 보기를 고르거나 직접 행동을 서술해 입력할 수 있습니다.

핵심은 백그라운드에서 돌아가는 보이지 않는 주사위 굴림 판정입니다. 플레이어가 특정 행동을 선언하면 내부 확률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갈리고, 이야기는 그 결과에 맞춰 전개됩니다.

더 버지(The Verge)의 사전 체험에 따르면, 뱀파이어가 등장하는 변형 오만과 편견 시나리오에서 플레이어가 무적의 은화살 활을 가졌다고 억지를 부리자 게임은 이를 막아서며 현장 인물들과 대화해 단서를 먼저 모으라고 부드럽게 유도했습니다.

플레이 과정에서 인물이나 장소가 카드 형태로 수집되어 진행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고, AI 내레이터의 덱에서 줄거리 카드를 골라 이야기의 큰 줄기를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 수도 있습니다.

배경 세계관 역시 오즈의 마법사나 오만과 편견 같은 퍼블릭 도메인 고전과 정식 라이선스를 맺은 만화 크로우(The Crow) 등을 활용합니다. 원작자들과 긴밀히 협력해 저작권 리스크를 원천 차단했다는 설명입니다.

덜컹거리는 서사와 기다림의 벽

하지만 대규모 언어 모델을 깐깐한 규칙의 틀에 가두는 작업은 여전히 거친 부분이 많습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지연 시간입니다. AI 내레이터가 다음 장면을 계산하는 데 몇 초 이상 걸리다 보니, 기다리는 동안 다른 인터넷 창을 기웃거리게 됩니다.

서사의 이음매가 어색하게 끊어지는 순간도 잦았습니다. 기자가 연회장에서 흡혈귀로 변한 귀부인을 칼로 찔러 처치하느라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옆에 있던 오케스트라 지휘자는 피비린내 나는 상황을 완전히 무시한 채 준비된 배경 복선 대사를 기계적으로 읊어댔습니다.

주사위 실패가 연달아 뜨면서 플레이어가 정해진 스토리라인으로 억지로 끌려간다는 인상을 주기도 합니다. 게다가 친구들과 둘러앉아 농담을 주고받는 TRPG 특유의 현장감이 빠져 있어 혼자 화면을 보며 주고받기엔 금세 건조해지기 쉽습니다.

왜 중요한가

우리는 히든 도어가 보여준 시도가 생성형 AI 기반 게임이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을 짚었다고 봅니다.

과거 AI 던전(AI Dungeon)처럼 무한한 생성 자유도만을 내세웠던 게임들은 결국 제약 없는 자작극으로 변질되며 한계를 드러냈습니다. 게임의 본질적인 재미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만능감이 아니라, 규칙이라는 벽에 부딪히며 해법을 찾아내는 과정에서 나옵니다. TRPG의 판정 메커니즘과 상태 관리 카드를 얹어 AI를 제어하려는 발상은 매우 영리합니다.

저작권 문제에 대처하는 방식도 모범적입니다. 무단 데이터 학습에 기대는 대신 공식 라이선스와 퍼블릭 도메인 IP를 적극적으로 들여와 창작자를 시스템 안에 끌어들였습니다.

인터랙티브 픽션이나 TRPG 장르에 관심이 많은 이용자라면 지금 시점에 충분히 체험해볼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다만 긴 생성 대기 시간과 상황을 맥락에 맞게 매끄럽게 연결하지 못하는 어색함은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시스템의 통제가 흥미진진한 도전이 될지, 답답한 족쇄가 될지는 앞으로의 완성도 개선에 달려 있습니다.

출처 (1)

  1. [1]
    theverge.com(새 탭에서 열림)원문theverg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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