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바이트댄스에 경고장 발송…AI 영상 모델 '시댄스 2.0' 저작권 침해 반발
디즈니가 바이트댄스의 새 AI 동영상 모델 '시댄스 2.0'이 스타워즈와 마블 등 자사 IP를 무단 도용했다며 침해 중단 요구 서한을 보냈다. 유명 배우와 캐릭터의 딥페이크 영상이 확산하며 할리우드 전반의 공분을 사자 바이트댄스는 안전 조치 강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텍스트 프롬프트 두 줄만 넣으면 톰 크루즈와 브래드 피트가 실감 나게 주먹다짐을 벌이는 영상이 완성됩니다. 영화 '데드풀'의 각본가 렛 리스는 이를 보고 X(구 트위터)에 "이런 말 하긴 싫지만, 우리 업계는 이제 끝난 것 같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할리우드의 반격은 훨씬 빨랐습니다. 2월 12일, 디즈니는 바이트댄스(ByteDance)의 새로운 AI 영상 모델 '시댄스 2.0(Seedance 2.0)'을 상대로 침해 행위 중단 요구 서한(Cease-and-Desist)을 발송했습니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Axios)가 최초 보도한 이 서한에서 디즈니 측은 바이트댄스가 '스타워즈', '마블', '패밀리 가이' 등 자사 저작물을 "마치 무료 퍼블릭 도메인 클립아트처럼 취급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디즈니 법무팀은 이번 사태를 가리켜 "가상 공간에서 자행된 고의적이고 무차별적인 약탈 행위"라고 규정했습니다.
할리우드 전체를 들쑤신 초현실적 딥페이크
논란의 중심에 선 시댄스 2.0은 바이트댄스가 이번 주 선보인 최신 동영상 생성 AI 모델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현재 중국 내 동영상 편집 앱 젠잉(Jianying)에 탑재되어 최대 15초 분량의 영상을 제작할 수 있으며, 향후 글로벌 앱인 캡컷(CapCut)에도 도입될 예정이었습니다.
문제는 저작권과 초상권에 대한 안전장치가 사실상 전무한 상태로 배포되었다는 점입니다. 공개 직후 소셜 미디어에는 톰 크루즈와 브래드 피트의 결투 장면 외에도 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의 새로운 결말 영상, 스파이더맨, 다스 베이더, 베이비 요다(그로구) 등이 등장하는 정교한 딥페이크 영상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사태가 번지자 미국영화협회(MPA)의 찰스 리브킨 회장은 성명을 내고 "시댄스 2.0이 단 하루 만에 미국 저작물을 대규모로 무단 도용했다"며 침해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미국배우조합(SAG-AFTRA)과 감독조합(DGA)이 소속된 '인간 예술성 캠페인' 역시 "인간 창작자의 작업을 훔쳐 AI 쓰레기로 대체하려는 시도이며, 도둑질은 혁신이 아니다"라고 맹비난했습니다. 주말에는 파라마운트까지 가세해 자사 영상과 구분이 불가능할 정도라며 동일한 경고장을 날렸습니다.
파문이 커지자 바이트댄스 대변인은 CNBC를 통해 "지식재산권을 존중하며 우려를 잘 인지하고 있다"면서 "무단 사용을 차단하기 위해 현재 안전장치를 강화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디즈니가 원하는 것은 'AI 반대'가 아닌 '정당한 대가'
주목할 점은 디즈니가 생성형 AI 기술 자체를 무조건 거부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디즈니는 지난해 12월 구글에도 경고장을 보내 제미나이(Gemini) 등에서 자사 캐릭터 생성을 차단하게 만들었고, 9월에는 캐릭터AI(Character.AI)에도 경고 조치를 취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디즈니는 오픈AI에 직접 투자하며 3년간 10억 달러 규모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오픈AI의 영상 생성 AI '소라(Sora)'에는 마블과 스타워즈, 픽사 캐릭터를 합법적으로 쓸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것입니다.
즉, 할리우드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기술 자체를 막겠다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를 활용하려면 규정에 맞게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라는 뜻입니다.
왜 중요한가
일반 크리에이터나 영상 제작자 입장에서 시댄스 2.0이 보여준 영상 생성 완성도는 매우 놀랍습니다. 몇 줄의 텍스트만으로 고화질 연출이 가능해 콘티 작업이나 아이디어 시각화에는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유명 IP나 유명인의 얼굴을 빌려 콘텐츠를 만들고 이를 상업적으로 활용하려던 이들에게는 사실상 문이 닫혔습니다. 바이트댄스가 조치에 착수한 만큼 프롬프트 검열과 필터링은 급격히 강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산업 전반으로 보면, 이번 사건은 '일단 출시하고 나중에 합의한다'는 식의 실리콘밸리식 초기 AI 개발 문법이 영상 분야에서는 더 이상 통하지 않음을 증명합니다. 영상은 텍스트나 정지 이미지보다 파급력이 훨씬 크고 딥페이크 위험이 직관적인 만큼, 할리우드는 단 하루 만에 전면적인 법적 대응에 나섰습니다.
우리는 바이트댄스가 보호 장치 없이 모델을 성급히 공개하면서 불필요한 리스크를 자초했다고 봅니다. 오픈AI처럼 거액의 라이선스 비용을 치르고 합법적 울타리를 치는 경쟁자들과 달리, 바이트댄스는 글로벌 캡컷 출시를 앞두고 심각한 법적·규제적 암초를 만났습니다. 결국 향후 동영상 AI 시장의 승부는 단순히 모델의 화질이나 생성 속도가 아니라, 얼마나 촘촘한 저작권 필터링과 법적 합의 체계를 갖추었는지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5)
- deadline.com(새 탭에서 열림)원문deadline.com
- techcrunch.com(새 탭에서 열림)보도techcrunch.com
- cnbc.com(새 탭에서 열림)보도cnbc.com
- motionpictures.org(새 탭에서 열림)보도motionpictures.org
- sagaftra.org(새 탭에서 열림)보도sagaftr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