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저 조사: 응답자 97% AI 음악 구분 못 해, 80%는 표기 의무화 원해
음원 스트리밍 업체 디저와 입소스가 9000명을 조사한 결과, 97%가 완전한 AI 생성 음악을 사람의 음악과 구분하지 못했다. 구분하지 못한 이들의 52%는 불안감을 느꼈으며, 응답자의 80%는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AI 음악임을 명확히 표시해야 한다고 답했다.

자신의 귀가 제아무리 예민하다고 자부해도, 요즘 나오는 AI 음악을 가려내기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디저(Deezer)와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Ipsos)가 미국, 영국, 일본 등 8개국 성인 9000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참가자들에게 세 곡을 들려주고 어느 것이 100% AI로 만든 곡인지 고르게 한 결과, 응답자의 무려 97%가 정답을 맞히지 못했습니다.
귀는 속았지만 마음은 찜찜한 청취자들
구별에 실패한 응답자 가운데 71%는 결과에 놀랐다고 답했고, 과반인 52%는 AI와 인간의 음악을 구분하지 못했다는 사실 자체에 거부감과 불안감을 느꼈다고 털어놨습니다.
청취자들의 시선은 복잡합니다. 약 3분의 2는 호기심에 한 번쯤 들어볼 의향이 있다고 답했지만, 80%는 플랫폼이 AI 생성 음악이라는 점을 명확히 표기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만약 스트리밍 앱에서 AI 음악을 걸러내는 필터 기능을 제공한다면 사용하겠다고 답한 비율도 45%에 달했습니다. 70%는 AI 음악이 실제 음악인의 생계를 위협한다고 보았으며, 51%는 플랫폼이 개성 없고 조악한 양산형 음악으로 도배될 것을 우려했습니다.
하루 5만 곡의 습격과 업계의 대응
디저가 이번 조사를 전면에 내세운 이유는 명확합니다. 디저 플랫폼에는 현재 매일 5만 곡에 달하는 AI 생성 트랙이 업로드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지난 1월 이미 자체 AI 탐지 도구를 도입했습니다.
실제 차트에서도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최근 AI 기반의 컨트리 그룹 브레이킹 러스트(Breaking Rust)의 음원이 미국 빌보드 컨트리 디지털 송 세일즈 차트 정상을 차지했습니다.
스트리밍 공룡 스포티파이 역시 지난달 소니, 유니버설, 워너 등 3대 대형 음반사와 손잡고 공식 AI 음악 제품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전자악기 명가 롤랜드의 폴 매케이브 수석 부사장은 인간의 창의성을 돕는 도구로서의 AI는 환영하지만, 인간과 경쟁하기 위해 만들어진 완전 자동 생성 음악에는 반대한다며 음악 출처와 저작권을 검증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왜 중요한가
음악 감상은 멜로디를 소비하는 행위이기도 하지만, 창작자의 삶과 감정에 공감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기술적으로 인간 수준의 노래를 뽑아내는 것이 식은 죽 먹기가 된 지금, 청취자가 느끼는 가장 큰 문제는 완성도가 아니라 기만당했다는 불쾌감입니다.
산업적 측면에서 하루 수만 곡씩 쏟아지는 합성 음원은 음원 시장의 스팸 메일과 다름없습니다. 이를 방치할 경우 스트리밍 정산 풀이 왜곡되어 실제 아티스트의 몫이 줄어들고, 추천 알고리즘의 질적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보기에 디저의 이번 발표는 대단히 영리한 포석입니다. 이용자들의 불안감을 수치로 증명해 자사의 AI 탐지 솔루션을 필수 인프라로 자리매김하는 동시에 경쟁사들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스포티파이의 음반사 연합 역시 통제 불능의 AI를 기존 저작권 틀 안에 묶어두려는 시도로 보입니다. 명확한 라벨링과 청취자의 선택권을 보장하지 않는다면, 쏟아지는 AI 음원은 플랫폼의 신뢰도를 갉아먹는 독이 될 것입니다.
출처 (1)
- cnet.com(새 탭에서 열림)원문cn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