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드 사이언스, 인류 최초의 전천 자외선 지도 완성
앤트로픽 연구원이자 천체물리학자인 브리스 메나르는 클로드 사이언스를 활용해 사상 최초의 완전한 전천 자외선 지도를 제작했다고 밝혔다. 클로드는 다중 에이전트를 조율해 관측 공백이었던 하늘의 3분의 1을 10% 오차 범위 내로 복원해 냈다.

천문학 개론 수업을 듣다 보면 파장대별로 완전히 달라지는 밤하늘 지도를 접하게 됩니다. 가시광선에서는 무수한 별이 보이고, 적외선에서는 은하수를 따라 늘어선 차가운 먼지가 드러나며, 전파로는 별의 원료인 수소 가스를, X선으로는 초신성 폭발과 블랙홀을 관측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외선(UV) 영역만큼은 늘 구멍 숭숭 뚫린 지도를 보여주며 양해를 구해야 했습니다. 자외선은 지구 오존층에 흡수되기 때문에 우주망원경으로만 볼 수 있는데, 가장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한 NASA의 GALEX 미션(2003~2013)조차 검출기 손상을 막기 위해 별이 가장 빽빽한 은하수 평면을 의도적으로 건너뛰었기 때문입니다.
이 해묵은 과제를 해결한 것은 존스홉킨스대 천체물리학자이자 앤트로픽의 연구원인 브리스 메나르(Brice Ménard)입니다. 그는 앤트로픽의 ‘클로드 사이언스(Claude Science)’를 활용해 다중 AI 에이전트를 지휘했고, 인류가 한 번도 자외선으로 관측하지 못했던 하늘의 3분의 1을 복원해 사상 최초의 완전한 전천(全天) 자외선 지도를 완성했습니다.
수만 장의 데이터를 홀로 보정해 나간 AI 에이전트 군단
모든 관측 데이터를 모아 하나의 지도로 엮는 작업은 말은 쉽지만 엄청난 노가다가 따릅니다. 관측 시점마다 다른 별빛 눈부심을 걷어내고, 서로 다른 기기의 좌표와 해상도를 맞추는 데만 수주일간의 픽셀 단위 캘리브레이션이 필요합니다. 당장 논문을 써야 하는 연구자들로서는 중요성을 알면서도 뒷전으로 미룰 수밖에 없던 작업이었습니다.
메나르는 클로드 사이언스에 고수준의 작업 지침을 내리고 여러 에이전트를 병렬 배치했습니다. 에이전트들은 NASA GALEX의 이미지 3만 8,000장을 비롯해 Swift, 한국의 FIMS/SPEAR, 유럽우주국(ESA)의 가이아(Gaia) 위성 관측 데이터를 자동으로 수집하고 교차 보정했습니다.
물론 시행착오도 있었습니다. 메나르가 검수하던 중 가장 어두운 영역에서 희미한 원형 테두리 자국들이 발견된 것입니다. GALEX 카메라의 둥근 시야에 남아 있던 지구 대기광 잔여물이었는데, 놀랍게도 AI 검토 에이전트의 2단계 검수 과정을 그대로 통과한 상태였습니다. 메나르가 문제를 지적하자 클로드는 원인을 추적해 3만 8,000장의 프레임 전체에서 대기광을 제거하는 작업을 단 몇 시간 만에 다시 마쳤습니다.
보지 못한 하늘 3분의 1을 오차 10% 이내로 채우다
가장 큰 난관은 데이터가 아예 없는 전천의 3분의 1 영역이었습니다. 클로드는 머신러닝의 인페인팅(Inpainting) 기법을 사용하되, 무작정 지어내는 대신 다른 파장의 데이터를 길잡이로 삼았습니다.
자외선 데이터는 없지만 해당 구역의 가시광선, 적외선, 전파 관측값은 이미 풍부했습니다. 클로드는 기존에 확보된 3분의 2 영역을 학습해 다른 파장의 밝기와 자외선 밝기 사이의 물리적 상관관계를 도출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미관측 영역의 자외선 수치를 예측해 채워 넣고, 각 픽셀에 ‘실측’과 ‘예측’ 태그 및 오차 범위를 매겼습니다.
정확도 검증을 위해 기존 관측 데이터를 일부러 가린 뒤 복원시키는 블라인드 테스트를 거쳤고, 그 결과 실제 관측값과 10% 안팎의 미세한 오차만을 기록하며 사람 눈으로는 구별할 수 없는 수준을 달성했습니다. 여기에 가이아 위성의 데이터를 활용해 1억 개가 넘는 개별 항성의 자외선 예측값까지 덧입혀 지도를 완성했습니다.
왜 중요한가
연구자나 데이터 실무자 입장에서 이번 성과는 이른바 ‘적체된 과제(Backlog Science)’를 해결하는 훌륭한 길잡이가 됩니다. 학계마다 공공재로서 가치가 높지만 지나치게 손이 많이 가 방치된 프로젝트가 수두룩합니다. 이번 실험은 고수준의 가이드라인만 주어지면 AI가 며칠 동안 알아서 연산을 수행해, 연구자의 주력 연구 시간을 빼앗지 않고도 대규모 결과물을 낼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산업적 관점에서는 AI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의 강력한 실증 사례입니다. 단순한 질의응답을 넘어 이종 데이터 수집, 멀티모달 상관관계 모델링, 인간 피드백을 반영한 대규모 배치 작업 재실행까지 하나의 에이전트 파이프라인 안에서 유기적으로 돌아갔습니다.
다만 우리는 AI 검증 시스템의 맹점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개별 관측 프레임의 대기광 흔적이 AI 자체 검수를 두 차례나 그냥 통과했던 것처럼, AI 에이전트들끼리만 크로스체크를 맡길 경우 시스템적 결함을 실제 데이터 특성으로 오인할 위험이 큽니다. 아무리 정교한 멀티모달 모델이라도 마지막 순간에 이상 징후를 짚어내는 인간 전문가의 안목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합니다.
출처 (1)
- anthropic.com(새 탭에서 열림)원문anthropi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