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된 과학 혁신과 생산성, 생성형 AI가 다시 엔진 돌릴까
서브스택 블로그 'One Useful Thing'은 과학계의 지식 과부하와 장기적인 생산성 정체를 생성형 AI가 해결할 돌파구로 지목했다. 논문 요약에 쓰이는 ChatGPT와 코딩 시간을 절반으로 줄인 코파일럿(Copilot)의 사례처럼, AI가 지식 노동의 병목을 해소하며 침체된 글로벌 성장의 톱니바퀴를 다시 돌리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손안에 든 스마트폰으로 세상의 모든 정보에 접속할 수 있는 세상이지만, 현실은 기대와 정반대입니다. 수십 년 동안 인류 경제 성장을 이끌어온 두 개의 엔진, 즉 생산성과 과학 혁신은 기이할 정도로 멈춰 서 있었습니다.
하지만 생성형 AI가 등장하면서 오랫동안 녹슬어 있던 진보의 거대한 톱니바퀴가 다시 삐걱거리며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지식의 무게에 짓눌려 느려지는 과학 연구
최근 연구에 따르면 농업부터 암 연구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에서 새로운 발명이 일어나는 속도가 약 13년마다 50%씩 떨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이 1인당 GDP 성장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면, 아이디어를 찾아내기 어려워진 만큼 13년마다 연구 투입량을 두 배로 늘려야만 하는 처지입니다.
원인은 역설적이게도 과학 지식이 너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지식의 부담'이 커지면서 연구자가 최신 연구를 시작하기까지 습득해야 할 배경지식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늘어났습니다.
이 때문에 획기적인 과학적 기여의 절반 이상이 40세 이후에야 나오고 있으며, 젊은 과학자가 돌파구를 마련하던 시절은 옛말이 되었습니다. 또한 연구 구조가 지나치게 복잡해지면서 STEM 분야 박사들의 창업률은 지난 20년간 38%나 급감했고, 거대 팀과 행정 지원을 갖춘 대기업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습니다.
논문이 쏟아져 나오다 보니 연구자들은 새로운 연구를 검토하기보다 이미 많이 인용된 고전 논문만 계속 인용하는 악순환에 빠졌습니다. AI는 이 병목을 뚫어줄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과거 논문을 분석해 가장 유망한 연구 방향을 찾아내거나 논문 초록과 문헌 검토를 신속하게 정리해 주는 작업에서 이미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40년 동안 정체된 화이트칼라의 일하는 방식
생산성 둔화 역시 심각한 문제입니다. 1865년 영국 노동자는 평생 12만 4,000시간을 일했지만, 1980년에는 삶의 질이 훨씬 높아졌음에도 평생 노동 시간이 6만 9,000시간으로 줄었습니다. 인생에서 일에 쓰는 시간이 50%에서 20%로 줄어든 셈입니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PC와 인터넷이 보급되었음에도 생산성 성장률은 오히려 바닥을 기고 있습니다. 수많은 사무직과 관리직이 수십 년 전과 다름없이 엑셀, 파워포인트, 워드를 붙잡고 문서를 작성하고 정리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쏟고 있기 때문입니다.
생성형 AI는 이 지루한 화이트칼라 업무의 본질을 바꾸고 있습니다. 특히 프로그래밍 분야에서는 이미 뚜렷한 숫자가 나왔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GitHub Copilot을 대상으로 진행한 무작위 대조군 실험에서 AI 도구를 활용한 개발자는 작업 완료 시간을 절반으로 단축했습니다.
왜 중요한가
일반 직장인과 연구자에게 AI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인지적 과부하를 덜어주는 현실적인 도구입니다. 복잡한 보고서 작성, 코드 구현, 방대한 자료 검토 등 손이 많이 가던 작업의 첫 단계를 AI에 맡기는 것만으로도 작업 효율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어 지금 당장 써볼 가치가 충분합니다.
산업 전반으로 보면 수십 년간 디지털 소프트웨어가 해결하지 못했던 거시적 생산성 정체를 뚫어낼 중요한 계기가 마련되었습니다. 코딩과 사무 작업 속도가 두 배 빨라진다면 기업의 경쟁력은 문서 작성 실력이 아니라 AI를 활용한 의사결정과 검증 능력에 의해 좌우될 것입니다.
우리가 보기에 AI의 진짜 강점은 사람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감당하기 힘든 정보의 홍수를 걸러주는 데 있습니다. 다만 위험 요소도 분명합니다. AI로 인해 질 낮은 논문과 의미 없는 보고서가 대량 복제된다면, 인류는 지식의 무게를 덜기는커녕 더 깊은 정보 쓰레기 더미에 파묻힐 수 있습니다. AI를 소음 생성기가 아닌 필터로 활용하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 핵심 과제입니다.
출처 (1)
- oneusefulthing.substack.com(새 탭에서 열림)원문oneusefulthing.substac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