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제 없는 일반 CT로 췌장암 조기 발견하는 AI ‘PANDA’
네이처 메디신에 조영제를 쓰지 않는 일반 CT로 췌장암을 감별하는 딥러닝 모델 PANDA 연구가 공개되었습니다. 영상의학과 전문의보다 민감도가 34.1% 높고 실전 검증에서 99.9% 특이도를 기록해 조기 발견이 어려운 췌장암 선별의 새 가능성을 열었습니다.

췌장암은 전체 고형암 중에서도 가장 치명적인 질환으로 꼽히며, 전 세계에서 매년 약 46만 6000명의 목숨을 앗아갑니다. 대부분 수술이 불가능한 말기에 발견되기 때문입니다.
조기에 우연히 발견할 경우 생존 기간 중앙값이 1.5년에서 9.8년까지 비약적으로 늘어납니다. 하지만 조영제를 쓰지 않는 일반 평판 CT로는 숙련된 영상의학과 전문의조차 췌장암을 구별하기 어려워, 일반 인구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조기 선별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여겨져 왔습니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슨(Nature Medicine)에 발표된 연구에서 이 오랜 한계를 뛰어넘는 인공지능 프레임워크 'PANDA'가 공개되었습니다.
조영제 없는 평간 CT로 췌장암을 잡다
중국 상하이 췌장질환연구소 등이 참여한 연구팀은 조영제를 투여하지 않은 일반 복부 및 흉부 CT 영상만으로 췌장 병변을 찾아내고 분류하는 딥러닝 모델 PANDA를 개발했습니다.
흉부 평판 CT는 전체 병원 CT 검사의 약 40%를 차지할 정도로 흔하며, 촬영 범위에 췌장 상부가 자연스럽게 포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연구팀은 인간의 눈으로 병변을 식별하기 어려운 평판 CT를 학습시키기 위해 3208명의 환자 데이터를 활용했습니다. 종양이 선명하게 보이는 조영 증강 CT의 정답 라벨을 이미지 정합 기술로 평판 CT에 덧씌워 AI가 미세한 질감 변화를 학습하도록 만든 것입니다.
PANDA는 3단계 파이프라인으로 작동합니다. 췌장 위치를 먼저 특정하고, 위양성을 억제하도록 튜닝된 CNN으로 병변을 탐지한 뒤, 메모리 트랜스포머를 통해 췌관선암과 7가지 비암성 병변을 감별해 냅니다.
2만 명 대상 검증서 특이도 99.9% 입증
외부 10개 기관 623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다기관 검증에서 PANDA는 병변 검출 곡선하면적(AUC) 0.986에서 0.996을 기록했습니다. 췌관선암 식별 기준 영상의학과 전문의 평균 대비 민감도는 34.1%, 특이도는 6.3% 높았습니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건강검진, 응급, 외래, 입원 등 4개 임상 환경에서 연속으로 수집된 환자 2만 530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검증 결과입니다.
이 대규모 실제 환경에서 PANDA는 민감도 92.9%, 특이도 99.9%를 달성했습니다. 정상인을 암 환자로 오진하지 않으면서도 대다수 병변을 정확히 걸러낸 셈입니다. 병변 아형 감별에서도 조영 CT와 환자 이력을 함께 검토한 판독문 대비 열등하지 않은 성능을 증명했습니다.
왜 중요한가
이 연구가 지닌 가장 큰 의의는 추가 비용과 부담 없는 '기회적 선별검사'의 길을 열었다는 점입니다.
환자가 췌장암 검사를 위해 따로 조영제를 맞거나 방사선에 추가로 노출될 필요가 없습니다. 폐 검진이나 복통으로 응급실에서 찍은 평판 CT 데이터를 병원 백엔드에서 분석하기만 하면 잠재적 췌장 질환을 선제적으로 감지할 수 있습니다.
조영 증강 CT의 정밀 라벨을 일반 CT로 전이시켜 인공지능을 훈련한 접근법은 매우 영리해 보입니다. 데이터 라벨링이 극도로 까다로운 의료 도메인에서 실용적인 돌파구를 찾아냈기 때문입니다.
다만 한계도 분명합니다. 크기 2cm 미만의 아주 초기인 T1기 종양에서는 검출 민감도가 85.7%로 떨어져 약 14%의 누락 가능성이 남았습니다. 다양한 제조사의 CT 장비에서 발생하는 노이즈 편차를 극복하고 실제 병원 시스템에 안정적으로 연동하는 작업이 향후 상용화의 핵심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1)
- nature.com(새 탭에서 열림)원문na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