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푸드 'AI 드라이브스루', 알고 보니 70% 이상 필리핀 인력이 수동 처리
외신에 따르면 주요 패스트푸드점에 AI 드라이브스루 시스템을 공급하던 프레스토 오토메이션(Presto Automation)의 주문 중 70% 이상이 필리핀 등지의 원격 노동자에 의해 처리된 것으로 SEC 문건을 통해 드러났다. 현재 SEC가 조사에 착수했다. 혁신적인 AI 자동화로 홍보된 기술의 실체가 저임금 해외 인력 아웃소싱에 불과했음이 밝혀진 셈이다.

패스트푸드 드라이브스루에서 주문을 마쳤을 때, 매끄러운 응대를 듣고 최첨단 AI 음성 엔진이 내 말을 알아들었다고 믿기 쉽습니다.
하지만 스피커 너머에서 실제로 주문서를 입력하고 있던 사람은 지구 반대편 필리핀의 외주 직원이었습니다.
논란의 중심에 선 곳은 외식업계 자동화 기술을 제공하는 프레스토 오토메이션(Presto Automation)입니다. 이 회사는 업계 최대 규모의 노동 자동화 기술 기업을 자처하며 Carl's Jr., Hardee's, Del Taco, Checkers 같은 대형 패스트푸드 체인에 '프레스토 보이스(Presto Voice)' 솔루션을 공급해 왔습니다.
매장 인건비를 줄이고 주문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는 혁신 기술이라고 홍보했지만,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서류를 통해 민낯이 드러났습니다.
주문의 70% 이상을 사람이 대신 처리
SEC 제출 자료에 따르면, 프레스토 시스템으로 들어오는 주문 중 70% 이상에서 원격지 인간 작업자가 직접 개입해 주문을 완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프레스토가 필리핀 등 인건비가 저렴한 국가의 인력을 활용해 고객 음성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수동 입력해 왔다고 전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과거 Del Taco 경영진이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프레스토 도입 후 주방 팀의 주문 처리 업무가 약 70% 줄었다"고 호평했다는 사실입니다. 매장에서 사라진 70%의 노동이 알고 보니 바다 건너 외주 인력의 노동으로 치환되었을 뿐이었습니다.
결국 금융 당국도 칼을 빼들었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SEC는 올해 초 프레스토 오토메이션에 공문을 보내 회사의 AI 기술 특정 요소에 대한 조사 착수 사실을 통보했습니다. 프레스토 측은 취재 요청에 즉각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AI 가면을 쓴 저임금 외주 노동
혁신적인 AI 기술로 포장한 뒤 뒤에서 사람이 일일이 수작업을 하는 행태는 기술 업계에서 드문 일이 아닙니다.
인플루언서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쇼핑 앱 네이트(Nate) 역시 AI가 결제 정보를 자동으로 채워준다고 홍보했으나, 실상은 필리핀 노동자들이 수동으로 결제창을 대신 채워 넣고 있던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되었습니다.
기술 발전이 패스트푸드 현장 노동자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했지만, 이번 사례는 AI의 기술적 대체가 아니라 단순히 더 싼 인건비를 찾아 지구 반대편 노동자를 연결한 것에 불과했습니다.
왜 중요한가
우리는 이번 사태가 무분별하게 'AI 도입' 간판을 내걸려는 기업 고객들에게 뼈아픈 교훈을 준다고 봅니다.
매장 점주 입장에서는 당장 직원들의 주문 응대 부담이 줄어드니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였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실체가 알고리즘이 아닌 해외 콜센터 수준의 하청이었다면, SEC 조사와 같은 규제 리스크와 브랜드 이미지 실추를 고스란히 떠안게 됩니다.
AI 산업 전반에도 악영향을 미칩니다. 실제 음성 인식과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성실하게 고도화하고 있는 기업들까지 '결국 뒤에서 사람이 하는 것 아니냐'는 불필요한 의구심을 받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보기에 매장 직원의 헤드셋을 수천 킬로미터 밖 저임금 노동자에게 연결한 것은 기술 혁신이 아니라 포장술에 가깝습니다. 실질적인 자동화율이 뒷받침되지 않는 AI 마케팅의 유효기간은 이제 끝나가고 있습니다.
출처 (1)
- theverge.com(새 탭에서 열림)원문theverg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