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일대 연구 "ChatGPT 출시 33개월 지났지만 고용 타격 징후는 없어"
예일대 Budget Lab과 브루킹스 연구소는 ChatGPT 출시 이후 33개월간의 미국 노동시장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AI로 인한 대규모 일자리 감소나 급격한 직종 재편은 관측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AI 노출도가 높은 직군의 고용 비중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변화 추이는 과거 인터넷 초기와 유사하다. 기술이 일자리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데는 수십 년이 걸린다는 설명이다.

챗GPT가 등장한 이후 생성형 AI가 화이트칼라 일자리를 순식간에 집어삼킬 것이라는 공포는 끊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실제 거시 경제 지표를 들여다보면 언론의 자극적인 헤드라인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 나타납니다.
예일대 예산 연구소(The Budget Lab at Yale)와 브루킹스 연구소는 챗GPT 출시 이후 33개월 동안의 미국 고용 데이터를 면밀히 분석한 공동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재 전체 노동 시장에서 AI 자동화로 인해 인지 노동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거나 고용이 파괴되었다는 뚜렷한 증거는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인터넷 보급 초기와 비교해도 큰 차이 없는 고용 변화
마사 김벨(Martha Gimbel)과 몰리 킨더(Molly Kinder) 등이 참여한 연구진은 경제 전체의 '직업 구성비(occupational mix)' 변화 속도를 추적했습니다. 노동자들이 직업을 바꾸거나 새 일자리로 이동하는 비율을 측정해 시장의 구조적 충격을 본 것입니다.
데이터에 따르면 챗GPT 공개 이후 33개월간 직업 구성 변화율은 과거 기술 변화 시기보다 약간 빨랐지만, 그 격차는 매우 미미했습니다. 1996년 인터넷 보급 초기와 비교했을 때 변화율은 고작 1%포인트가량 높은 수준에 그쳤습니다. 1996년부터 2002년까지 직업을 바꾼 노동자는 전체의 7% 안팎에 불과했습니다.
더 중요한 점은 이러한 완만한 직종 이동 추세가 챗GPT가 세상에 나오기 전인 2021년부터 이미 시작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생성형 AI가 대중화된 이후에도 고용 시장의 변화 속도가 특별히 가팔라지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위험 직군에서도 거시적 충격은 관측되지 않아
연구팀은 AI 노출도가 가장 높은 정보 산업, 금융업, 전문 비즈니스 서비스 분야도 집중 분석했습니다.
정보 부문에서 직업 구성의 변동이 상대적으로 컸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해당 산업군이 지닌 고유한 변동성 때문이지 AI만의 영향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들 산업의 변화 흐름 역시 2022년 말 이전부터 이미 이어져 오던 궤적이었습니다.
대졸 신입 구직자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20대 초반과 20대 후반 이후 계층 간 직업 분포 차이는 2021년 이후 30~33% 선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연구진은 최근의 일부 변동 역시 AI 대체라기보다는 경기 둔화에 따른 청년 고용 위축으로 해석하는 편이 합리적이라고 짚었습니다.
왜 중요한가
이번 조사의 가장 큰 미덕은 실체 없는 'AI 해고 공포'에 객관적인 숫자로 제동을 걸었다는 점입니다. 일반 직장인이나 창작자 입장에서 당장 내 일자리가 통째로 증발할 것이라는 극단적인 불안에 떨 필요가 없다는 사실이 거시 지표로 확인되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완전한 안도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우리는 생각합니다. 과거 PC가 처음 도입되었을 때도 사무실의 업무 방식이 근본적으로 재편되기까지는 거의 10년이 걸렸습니다. 거대한 기술 혁신이 노동 시장 전체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몇 달이 아니라 수십 년에 걸쳐 서서히 누적되는 법입니다.
또한 기업 현장에서 AI를 핑계로 인력을 감축했다고 발표하는 사례들 중 상당수는, 실제로는 경기 침체에 따른 구조조정을 그럴듯하게 포장하기 위한 명분에 불과해 보입니다.
거시 지표가 모든 미세한 변화를 잡아내지는 못한다는 한계도 분명합니다. 비록 직함과 고용 상태는 유지되고 있을지라도, 노동자가 일상에서 처리하는 구체적인 업무의 성격은 이미 AI에 의해 조용히 재편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출처 (1)
- budgetlab.yale.edu(새 탭에서 열림)원문budgetlab.yale.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