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보다인, 인간 조직 기반 '바이오 AI 데이터센터' 구축...동물실험 대체 나선다
비보다인은 배양된 인간 조직으로 약물을 평가하는 대규모 로봇 데이터센터를 가동했다. HIVE 랩에서 폐·간 등의 인체 조직을 자동 배양하고 AI가 연간 310만 건의 실험을 순환 설계·분석한다. 임상 전 단계에서 동물실험 의존을 줄이고 인간 유래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AI 연산 능력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지만, 신약 개발 현장에서는 여전히 거대한 장벽에 막혀 있습니다. 문제는 GPU 부족이 아니라 실험용 쥐입니다. 동물실험에서 효과를 보인 신약 후보 물질의 90% 이상이 실제 인체 임상시험에서 탈락하기 때문입니다.
바이오 스타트업 비보다인(Vivodyne)은 동물실험을 통째로 건너뛰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비보다인은 8월 12일, 샌프란시스코 남부 제네시스 마리나에 세계 최대 규모를 표방하는 생체 데이터센터를 공식 가동했습니다. 4,0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A 투자금을 투입해 2만 3,000평방피트 규모의 전자동 로봇 연구 시설을 완성했습니다.
이곳에는 서버 랙 대신 배양기와 로봇 팔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습니다.
배양 장기를 조립 라인처럼 돌리는 HIVE 랩
시설의 핵심은 비보다인이 독자 구축한 HIVE 로봇 랩입니다. 평면 페트리 접시 대신 티슈디스크(TissueDisk)라는 플랫폼을 사용해 입체적인 생체 조직 샘플 수백 개를 한 번에 동시 배양합니다.
현재 간, 폐, 신장, 장 등 주요 장기를 포함해 20가지 인간 조직을 배양할 수 있습니다. 로봇 시스템이 투약, 초고해상도 스캐닝, 세포 활성 분석까지 모든 과정을 산업적 규모로 자동 처리합니다.
비보다인에 따르면 전체 시스템의 연간 실험 처리 용량은 310만 건에 달합니다. 과거 제약사들이 수년에 걸쳐 축적하던 전임상 데이터를 표준화된 대량 생산 체제로 전환한 셈입니다.
AI가 실험 설계하고 세포가 답하는 폐쇄 루프
단순히 실험을 자동화한 데 그치지 않고, AI가 습식 실험실을 직접 제어하는 순환 피드백 구조를 만들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AI가 투약 용량과 실험 조건을 설계하면 로봇이 이를 실행하고, 측정된 조직 반응 데이터를 다시 AI가 분석해 다음 실험 조건을 결정합니다. 비보다인은 이 인과 관계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체 생리학을 모사하는 '생체 세계 모델'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미 글로벌 대형 제약사 8곳이 초기 이용료를 지불하고 파트너십을 맺었습니다. 미국 FDA 역시 항체 치료제 등을 중심으로 동물실험 의무 규정을 완화하고 오가노이드와 AI 모델 도입을 장려하고 있어 규제 환경도 우호적입니다.
왜 중요한가
제약 업계는 수십 년간 동물실험의 불확실성 때문에 천문학적인 비용을 날려왔습니다. 쥐와 사람의 생물학적 차이로 인해 임상 1상 단계에서 후보 물질이 좌초하는 일이 반복됐기 때문입니다. 비보다인의 시스템이 약속대로 작동한다면, 신약 개발사들은 수억 달러가 드는 인체 임상에 진입하기 전에 무효한 후보 물질을 전임상 단계에서 확실하게 걸러낼 수 있습니다.
장기 칩 분야에는 이미 에뮬레이트(Emulate), 미메타스(MIMETAS), CN 바이오(CN Bio) 같은 선발 주자들이 포진해 있습니다. 하지만 비보다인의 차별점은 실험 장비를 파는 데 머물지 않고, 살아있는 인간 조직을 'AI 대량 학습 데이터 공급원'으로 전환했다는 데 있습니다. 생성형 바이오 모델이 가장 목말라하는 인체 인과 데이터를 대규모로 찍어내는 공장을 자처한 셈입니다.
다만 시험관 안에서 배양한 조직이 아무리 정교해도 전신의 면역 반응이나 복잡한 신경계, 만성적인 대사 질환 메커니즘을 완벽히 대변할 수는 없습니다. 연간 310만 회라는 처리량은 대단한 공학적 성과지만, 이 시험관 데이터가 실제 인체 임상 성공률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앞으로 제약사들이 내놓을 임상 결과로 증명해야 합니다.
출처 (1)
- vivodyne.com(새 탭에서 열림)원문vivodyn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