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바티칸, AI로 성 베드로 대성전 ‘디지털 트윈’ 구축
바티칸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성 베드로 대성전의 AI 기반 디지털 트윈을 공개했다. 드론과 스캐너로 수집한 50만 장에 가까운 고해상도 사진을 AI로 정밀 합성해 3D 모델로 복원했다. 전 세계 가상 탐방을 지원하는 동시에 육안으로 찾기 힘든 미세 균열을 찾아내는 보존 작업에도 쓰인다.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 중앙에 서면 압도적인 웅장함에 감탄하게 되지만, 바닥에서 수십 미터 위 천장을 바라보는 관람객의 눈에는 세월이 남긴 미세한 균열이나 수백 년 전 장인들이 밧줄을 타고 내려와 남긴 연필 자국까지는 보이지 않습니다.
바티칸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이 거대한 성당을 인공지능 기술로 통째로 복제했습니다. 양측은 2024년 11월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성 베드로 대성당을 초고정밀 3D 가상 공간으로 구현한 디지털 트윈 프로젝트를 발표했습니다.
드론 2대로 한 달간 50만 장 촬영
프로젝트는 2022년 브래드 스미스 마이크로소프트 사장과 대성당 수석사제 마우로 감베티 추기경이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조각상을 함께 감상하며 나눈 대화에서 출발했습니다. 2025년 희년을 맞아 로마를 직접 찾기 어려운 전 세계 사람들에게 대성당의 가치를 전달하자는 취지였습니다.
작업은 마이크로소프트의 'AI for Good' 랩과 프랑스의 문화재 3D 디지털화 스타트업 아이코넴이 맡았습니다. 전문가들은 2023년 한 달 동안 대성당 내부에서 드론 2대, 레이저 스캐너, 초고해상도 카메라를 동원해 약 50만 장의 사진을 촬영했습니다.
수집된 데이터만 22테라바이트에 달합니다. 스미스 사장에 따르면 DVD 약 5000장에 해당하는 분량으로, 디스크를 위로 쌓으면 5.6미터가 넘어 2층 건물 높이에 이릅니다. 수십만 장의 사진을 정밀하게 이어 붙이는 복잡한 AI 알고리즘은 2년 반 전 프로젝트를 처음 구상할 당시에는 존재하지도 않았던 기술입니다.
성 베드로 묘소 탐험부터 미세 균열 진단까지
이번 디지털 트윈은 12월 1일부터 공식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을 통해 대중에 공개됩니다. 관람객은 지붕 위부터 지하 성 베드로의 묘소까지 구석구석 확대해 볼 수 있으며, 현장 방문객을 위한 오디오 가이드와 성문의 실시간 대기열 정보도 제공됩니다. 2025년 1월에는 교육용 마인크래프트 플랫폼에도 탑재될 예정입니다.
현장에도 두 개의 몰입형 전시 공간이 마련됩니다. 옥상 돔에 고화질 영상을 투사하는 공간과, 1506년 착공해 1626년 축성된 대성당의 역사를 보여주는 복도 전시입니다. 과거 인부들이 모자이크 보수를 위해 밧줄을 타고 내려오며 벽에 남긴 연필 글씨도 함께 공개됩니다.
문화재 보존 측면에서도 실질적인 성과를 냈습니다. AI가 고해상도 이미지를 정밀 분석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육안으로 확인하지 못했던 구조적 균열과 떨어져 나간 타일 등 보수가 필요한 손상 부위를 사전에 찾아냈습니다.
왜 중요한가
우리는 이번 협업이 대형 기술 기업의 사회 공헌 프로젝트 중 매우 영리한 사례라고 봅니다. 기술 과시에 그치지 않고 관광, 교육, 시설 안전이라는 명확한 실사용 가치를 모두 충족했기 때문입니다.
일반 이용자에게는 문화재 접근의 문턱을 크게 낮췄습니다. 로마 현지를 방문하지 못하더라도 브라우저나 마인크래프트를 통해 현장 관람객보다 더 가깝게 미켈란젤로의 유산을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현장 방문자에게 실시간 대기 시간을 제공하는 등 편의 기능도 세심합니다.
문화재 관리 분야에서는 보존 작업의 표준을 바꿨습니다. 높이 수십 미터의 고위험 환경에 비계를 설치하지 않고도 드론과 AI 비전으로 구조 결함을 감지해 낼 수 있음을 입증했습니다. 축성 400주년을 앞둔 대성당의 선제적 보수 작업에 핵심 역할을 하게 됩니다.
다만 22테라바이트 규모의 초정밀 스캔과 전용 AI 인프라 구축에는 상당한 비용과 자원이 소모되는 만큼, 민간 대기업의 전폭적인 지원 없이 일반 역사 유적지에 보편화되기는 어렵다는 한계가 보입니다. 그럼에도 생성형 AI 경쟁이 과열된 시점에 기술이 인류의 역사적 자산을 지키는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음을 구체적인 결과물로 증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출처 (2)
- apnews.com(새 탭에서 열림)원문apnews.com
- usccb.org(새 탭에서 열림)보도usccb.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