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전문가들, 美 정부에 앤트로픽 AI 수출 통제 철회 촉구
미국과 동맹국의 보안 리더들이 서한을 보내 앤트로픽의 Fable 및 Mythos 모델에 대한 수출 통제 해제를 요구했다. 이들은 취약점 발견 기능이 GPT-5.5나 중국 Kimi 2.7에도 존재한다며, 방어자의 AI 활용만 막는 조치가 주요 인프라 안보를 위협한다고 경고했다.

앤트로픽이 야심 차게 공개했던 차세대 플래그십 모델이 며칠 만에 돌연 전면 중단되자, 업계에서는 심각한 탈옥 사고가 터진 것 아니냐는 추측이 돌았다. 하지만 글로벌 보안 생태계를 뒤흔든 진짜 원인은 해커가 아니라 백악관의 기습적인 수출 통제 행정명령이었다.
전 페이스북 최고보안책임자 알렉스 스타모스와 전 백악관 부CTO 에드 펠텐을 포함한 미국 및 동맹국의 보안 경영진과 기술 리더 100여 명이 연명 공개 서한을 발표했다. 이들은 하워드 루트닉 상무장관과 케언크로스 국가 사이버 국장에게 앤트로픽의 Fable 5와 Mythos 5 대형 언어 모델에 내려진 수출 통제 지침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발단은 6월 12일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아마존은 특정 프롬프트를 통해 Fable 5에서 사이버 공격에 활용될 수 있는 정보를 도출했다는 자체 연구 결과를 냈고, 앤디 재시 아마존 CEO가 이를 백악관에 전달했다. 백악관은 곧바로 국가 안보를 이유로 외국인의 해당 모델 접근을 차단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 지침이 미국 내 외국 국적자는 물론 앤트로픽 내부의 외국인 연구원들에게까지 적용되자, 회사는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전 세계 모든 이용자를 대상으로 두 모델의 서비스를 전면 차단해야 했다.
방어자의 방패를 빼앗는 규제
공개 서한에 서명한 보안 전문가들은 백악관의 규제 논리가 기술적 현실과 전혀 맞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부는 Fable이 기존 AI보다 공격 역량을 독보적으로 끌어올렸다는 점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문제가 된 연구가 코드가 안전한지 판별하고 취약점을 입증하는 개념 증명을 생성한 것에 불과하며, 이는 보안 코드를 작성하는 AI에 반드시 필요한 핵심 역량이라고 반박했다.
알렉스 스타모스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AI가 인간 이상의 수준으로 버그를 찾고 익스플로잇 코드를 짜는 것은 이미 작년부터 일반화된 현상이라고 짚었다. 동일한 기능은 OpenAI의 GPT-5.5나 클로드 오퍼스, 소넷은 물론 중국의 오픈 웨이트 모델인 키미 2.7에서도 똑같이 구현된다. 루타 시큐리티의 케이티 무수리스 대표 역시 해당 연구 보고서를 직접 검토한 결과 탈옥이 아니라고 단언했다.
서한은 중국의 오픈 모델들이 미국 최정상 모델과 불과 몇 달 격차밖에 나지 않으며, 중국 정부는 이미 공개되지 않은 더 강력한 역량을 쥐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적대국이 빠르게 치고 나가는 상황에서 인프라를 지키는 방어자들의 손에서 최고의 분석 도구를 빼앗는 것은 국가 인프라 보안을 심각한 위험에 빠뜨리는 자충수라는 설명이다.
왜 중요한가
이번 사태는 AI 보안 영역에서 공격과 방어가 완벽히 같은 기술적 뿌리를 공유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취약점을 분석하고 수정하는 지능을 공격용 무기라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틀어막으면, 결국 규칙을 지키는 합법적인 방어자들만 무장해제되고 규제 밖의 공격자와 해외 세력만 이득을 보게 된다.
기업과 개발자 입장에서도 특정 프런티어 모델 하나에 보안 파이프라인을 전적으로 의존하는 전략이 얼마나 위험한지 드러났다. 투명한 검증 절차조차 거치지 않은 비공개 보고서 하나로 인해 핵심 서비스가 24시간 만에 증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폐쇄형 단일 모델에 보안 점검을 올인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우리가 보기에 이번 백악관의 조치는 전략적 판단이라기보다는 매우 성급하고 감정적인 대응에 가깝다. 군사적 살상 무기 활용을 거부해 온 앤트로픽과 트럼프 행정부 간의 이전 갈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도 나온다. 과학적 평가와 투명한 공론화 없이 휘두르는 규제의 칼날은 보안을 지키기는커녕 자국 AI 생태계의 방어 역량을 스스로 갉아먹는 결과로 이어질 뿐이다.
출처 (3)
- freefable.org(새 탭에서 열림)원문freefable.org
- politico.com(새 탭에서 열림)보도politico.com
- theverge.com(새 탭에서 열림)보도theverge.com